늘 시배목을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처음 시배목 게시판 주제와 어울리는 글을 작성해보네요^^
저도 이름 난 자동차 블로거 분들처럼 멋지게 사진도 찍고 글도 써 보고 싶지만
글 실력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시작해 보겠습니다. ^-^
한 때 통큰 시리즈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실을 알고보면 겉만 그럴 듯해 보이는 저가 상품을 대량 판매하기 위한 단발성 행사이거나 미끼상품인 경우가 많았었죠.
시승행사라는 것은 더욱 그렇죠. 국내 어떤 브랜드도 시승행사를 트랙을 빌려서 한적은 없었죠...
트랙도 그냥 트랙이 아니라 거늬형님의 럭셔리 프라이빗 용인스피드웨이 트랙을 통째로 빌려서 단 하루만 하는 것도 아닌 이틀 연속으로 총 160명의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통.큰. 시승행사 !!
차만 태워주는 게 아닌 기념품과 상품도 주고 밥도 두 끼나 다 먹여주는데 참가비는 하나도 받지 않는 진정한 통.큰.시.승.을 말이죠.
캐딜락 측으로부터 이런 멋진 이벤트에 참가할 좋은 기회를 얻어 2번째 날인 2015년 5월 16일에 생애 최초로 트랙 주행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의 공식 행사명은 '캐딜락 볼드 익스피리언스(Cadillac Bold Experience)'.
행사의 부제는 '오감(五感) 드라이빙 파티 (Experiencing Driving Party with 5 Senses)'였는데 그 오감에 한 가지를 더 더한 육감으로 느끼고 체험했던 것들을 하나씩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시각
행사 1일차인 금요일에는 미세먼지주의보에 황사까지 겹친 날이라 아침부터 뿌옇고 하루종일 흐린 날씨여서 걱정했더니 2일차인 토요일 아침은 거짓말처럼 맑아져 들뜬 제 마음 만큼이나 화창하고 밝은 햇살이 가득한 눈부신 파란하늘에 빛나고 있더군요.
삼성교통 박물관 옆쪽으로 나 있는 비밀의 공간 입구에는 행사를 알리는 세로 깃발들이 줄지어 나부끼고 있었고 입구로부터 안쪽으로 이어지는 도로 양쪽으로는 초록색 녹음이 가득했습니다.
닫혀있던 비밀의 공간의 입구를 지나면 작은 굴다리를 지나 드디어 트랙 가운데의 넓은 공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일하시는 분들(CREW)의 안내를 받아 주차를 하고 드디어 '볼드 라운지(BOLD LOUNGE)'라고 꾸며진 행사 공간으로 갑니다.
원래 트랙 주행을 위한 차량들을 수납하는 차고 공간을 가지고 꾸며 놓은 볼드 라운지는 그 이름처럼 간결하지만 선 굵은 느낌을 잘 살려 깔끔하고 심플하면서도 캐딜락의 '각'이 살아있는 인테리어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행사의 시작과 오전행사의 진행은 KBS 연예가중계를 진행하고 계신 윤지연 아나운서가 맡아서 해 주셨습니다.
뭐 보시는대로 아름다운 자태로 고운 목소리와 깔끔한 진행실력으로 많은 참가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셨습니다. (뭐 초상권 따위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제 사진은 싹둑 잘라버렸습니다 ㅋ)
미소 띈 예쁜 얼굴로 행사 중간중간 비는 시간에 같이 사진찍자는 요청에도, 점심 식사 때 혼자 앉아 드시려 하기에 함께 앉아서 식사하자는 뜬금 없는 요청에도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응해주셔서 같이 편하고 즐겁게 대화도 나누며 짧지만 길었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KBS 연예가 중계만 보는 걸로 ㅋㅋㅋ, 그 날로부터 윤지연 아나운서의 팬이 되었습니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트랙진입로에 줄지어 서 있는 캐딜락 차량들의 자태를 보는 것 또한 대한민국 땅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장관이었습니다. 갈수록 비슷비슷해지는 디자인들의 수입차 중에서도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 캐딜락들이 저렇게 동시에 한 공간에 모여있을 수가 있다니요...
캐딜락이 그 동안은 계속 라인업도 부족했고 홍보 마케팅도 엉망이라 판매율이 저조하다보니 캐딜락의 떼 주행장면이란 동호회에서도 보기 흔치 않은 장면이니 말이죠.
그렇게 줄지어 있는 차량을 조별로 탑승하며 트랙주행 이벤트는 시작됩니다. A조였던 저는 CTS를 제일 처음 타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2세대 CTS를 타고 있는데 3세대 CTS는 처음 타 보게 되었네요.
하고 싶은대로 내달리며 기록 경쟁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오감을 체험하는 행사이다보니 적절한 속도범위 이내에서 SAFETY CAR에 타 있는 강사(Instructor)의 무전 안내를 따라 비교적 안전하지만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생애 최초의 트랙 주행을 통한 새로운 경관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2.청각
볼드 라운지에서는 새로운 체험으로 두근거리는 참가자들의 심장소리를 증폭시킬 클럽음악이 계속 귀와 몸을 울려줍니다. 행사 스테이지 앞 쪽에 있는 DJ의 멋진 선곡은 라운지의 공간과 어울려 참가자들이 있는 그 곳을 더욱 설레이고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캐딜락에는 미국 스피커 브랜드인 BOSE가 들어갑니다. 1982년부터 Cadillac 과 BOSE 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군요.
BOSE 스피커만의 특별한 기술로 스피커 하나로 열린공간에서도 다양한 입체음향을 만들어낸다는 보스 라이프스타일 135 사운드바 스피커의 음향을 체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BOSE 스피커의 소리는 늘 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원하고 건조하지만 낮고 굵은 남자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뭔가 그러한 감성이 캐딜락 측에서도 서로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라운지에서 기다리는 동안 어디에선가 타이어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트랙주행 중간강의에서 오일기 이사님이 타이어의 비명은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어가니 나를 살려달라는 소리'라고 설명했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그 비명소리의 발원지는 라운지 오른쪽에 있는 슬라럼 & 짐카나 체험행사장이었습니다.
못 생긴 애들 중에 그래도 나는 좀 잘 생긴 편인 것 같다는 게 이런 기분인가...
이번 행사의 유일한 상품이 걸린 시승체험 행사였기에 참가자들의 열의와 경쟁심이 대단했습니다. 저도 오후가 되어 참가하게 되었는데 평소에 더욱 안전하고 빠른 칼질을 위해 더욱 칼을 갈고 닦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적은 완전 바닥권 ㅠ_ㅠ
오후로 흘러가면서 트랙주행 속도도 점점 빨라집니다. 첫 주행에서는 코스를 익히라는 개념으로 천천히 주행하는 편이었었는데 오후로 가면서 SAFETY CAR의 인도속도도 점점 빨라집니다.
첫 주행할 때 CTS에서 잘 듣지 못했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거친 배기음과 엔진음을 ATS세단과 ATS쿠페는 오롯이 들려주었습니다.
모든 체험행사가 종료되고 마지막 만찬장에서는 편안한 식사를 위한 재즈밴드의 라이브 공연도 있었습니다.
그냥 스피커를 통한 배경음악만 틀어 놓았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만큼 만족스러운 만찬장이었지만 풍성한 식사 뒤에 밀려올 참석자들의 피로감을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마지막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아련한 재즈밴드의 연주는 행사내내 황홀했던 두근거림을 짧은 시간 다시 추억하게 해 주었습니다.
3.촉각
아무래도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가장 큰 감동을 느끼게 했던 감각은 바로 온 몸으로 느껴던 촉각이 아닐까 합니다.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 놓고도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힘들어하지 않고 내달려주던 그 속도감,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않았는데도 급격한 코너에서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돌아나가며 느껴졌던 아찔한 횡가속도, 급격한 가속 이후의 급감속이 필요한 구간에서도 여러차례 과격한 트랙주행을 통해 한계를 드러낼만 한데도 불안감을 주지 않고 발휘해 주던 브렘보 브레이크의 제동능력까지...
2.0 터보 가솔린 엔진만으로도 이런 정도의 뛰어난 체감 출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한계라고 생각되는 지점까지 밀어붙여도 아직 더 할 수 있는 게 남아있다며 코스 이탈없이 계속 달려나가는 섀시의 강성과 퍼포먼스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퍼포먼스 측면에서 보면 ATS세단의 트랙 주행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CTS 세단은 ATS세단에 비해 차량의 크기와 패밀리카로서의 안락함을 두루 고려한 듯하여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약간은 다이내믹함이 약한 느낌이었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ATS쿠페였는데, 보통 쿠페의 경우 세단보다 운동성능이 더 뛰어난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스펙에서 조금 더 무게중심이 낮고 넓다는 ATS쿠페가 내리막 급가속과 급감속을 하는 코너에서 뒤가 가벼워서 그런 듯 오히려 세단보다 더 불안한 몸 놀림을 보여주었다는 이야기를 많은 참가자들이 토로했습니다.
시승차량 자체의 문제였을 수도 있고 행사 당일 타이어의 문제였을 수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느꼈다는 점에서 캐딜락 측은 문제 여부를 확인해 보고 차량 특성에 맞는 세부 조정작업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모든 시승차량을 타 보면서 트랙에서의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몸을 안정되고 편안하게 고정해주었던 시트의 느낌들과 차선이탈을 감지하고 소리 뿐 아니라 엉덩이 진동으로 직관적으로 알게 해 주었던 새로운 경험 하나하나가 아직도 온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듯 합니다.
마지막 인스트럭터들이 직접 최고의 기량으로 트랙을 도는 택시 체험행사에서는 진정 차량의 한계가 어느정도까지인가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놀이공원 어떤 롤러코스터도 저리가라 할 만큼 짜릿하고 오싹한 주행을 경험하면서 오랜시간 한계주행을 했음에도 퍼포먼스가 떨어지지 않는 캐딜락 차량들의 능력에 대해 인스트럭터들도 많은 분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가장 기본형 엔진 사양을 가지고도 이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얼마 후 국내에도 정식 출시된다는 ATS-V와 CTS-V의 능력은 과연 어느정도일까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4.후각
토요일 아침의 좋은 날씨와 어울리는 상쾌한 봄바람을 타고 우거진 녹음에서 풍겨오는 상쾌한 향기는 행사시작과 함께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타는 냄새로 점점 바뀌어 갔습니다.
하지만 라운지로 돌아오면 맛있는 다과들의 맛과 향으로 쓴 코끝을 다시 씻어낼 수 있었지요.
마지막 대미였던 만찬 시작전 인천 그랜드 하얏트에서 준비해 놓은, 행사장을 가득 채우던 그 향기는 행사 전체를 코스요리로 쳤을 때 배부른 메인 요리 후 어느 정도 배가 차고 식욕이 떨어져 갈 때쯤 다시금 입맛을 살려주는 맛깔스러운 디저트와도 같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5.미각
행사 시작 전 나왔던 다과부터 간단한 점심 식사와 중간중간 나오던 스낵과 음료들도 정해진 메뉴를 계속 리필해 주는 것이 아닌 때마다 새로운 메뉴들이 계속 바뀌어 나오며 지루할 틈 없이 미각을 자극해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찬시에는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육해공 출신들의 식재료들과 바베큐와 디저트까지 나름 주요행사를 체험하며 소모되었던 체력을 완벽히 회복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로 마무리를 지으며 마치 뉴욕의 몬티첼로 모터클럽에서 여유있는 상류층들이 즐기는 트랙행사가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하루 종일 볼드 럭셔리에 어울리는 고급스런 맛의 향연을 보여주었습니다.
6.육감
캐딜락에서는 오감을 만족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저는 그 보다 더한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량을 이용한 행사 이외에도 다트 게임이나 레이싱 게임 등을 이용한 이벤트들로 라운지에 앉아서도 여러 참가자들의 경쟁을 구경하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하면서 친목의 시간을 가지며 웃고 떠들 수 있었고 차량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들이나 운전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들도 오일기 이사님이나 DMA (Driving Master Academy) 인스트럭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GM코리아의 장재준 대표님과 우현 이사님 같은 분들도 계속 끝까지 자리를 지키시며 참가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시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번 캐딜락 볼드 익스피리언스 행사는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큰 탈출구가 되어주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저 처럼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에 들어가며 설레임반 두려움반으로 시작했던 트랙 체험들을 통해 나이와 상관없이 처음해 보는 것들도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타고 있는 차량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능력이 어느정도까지 가능한가를 직접 보고 느끼게 되면서 운전에도 조금 더 자신감이 붙게 되었습니다.
행사 종료 후 스피드웨이를 떠날 때는 가슴 안쪽이 가득찬 상태에서 나서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2009년 한 눈에 꽂혀서 이런저런 많은 정보를 수집한 후 결정하고 제 명의로 처음 구입했던 차가 바로 2세대 캐딜락 CTS 입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제가 캐딜락을 아끼고 좋아하고 있지만 그 동안 GM코리아(캐딜락 코리아)가 보여주었던 마케팅과 기존 고객관리라는 면에서 보여주던 모습들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본사도 새로운 CEO와 함께 디트로이트에서 뉴욕으로 옮겨가며 새로운 차종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로 다시 만들어 나가겠다며 절치부심하며 혁신해가는 모습들을 하나씩 보여주며 새로운 모토로 내세운 것이 'Dare Greatly(당당하게 맞서기)' 입니다.
그에 부응하는 캐딜락 코리아의 모토는 다들 익히 아시는 'BOLD LUXURY(대담한 럭셔리)'입니다.
그리고 그 'BOLD LUXURY'가 무엇인지 제대로 대중들에게 각인시켜 줄 이벤트가 바로 이번 'CADILLAC BOLD EXPERIENCE'였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없어서 안했던 것이 아닌 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능력과 역량을 '대담'하게 드러내며 고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 캐딜락에게 큰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앞으로 차량 퍼포먼스의 한계점을 상회할만한 고객만족과 밀접한 소통으로 아메리칸 럭셔리의 적통자이자 캐딜락이야말로 세계의 기준임을 재확인시켜 줄 대담한(BOLD) 행보를 더욱 기대해 봅니다.
감히 추천을 구걸드리고 싶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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