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 H동에 사는 공무원 A(39) 씨는 일요일인 지난 4일 오전 7시께 여동생과 함께 아이 둘을 데리고 동네 목욕탕에 갔다가 위험천만한 일을 당했다.
A씨는 처음엔 목욕탕 입구 오른쪽 한증막 근처에 자리를 잡으려다 조금 이른 시각에 사람들이 많이 없어 넓은 장소로 옮겼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욕탕에 들어가 반신욕을 한 뒤 자리로 돌아와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파박, 팍팍팍' 하는 소리가 나더니 한증막 근처 천장에 붙어 있던 25인치 모니터 크기만한 플라스틱 재질의 보드 10여 장이 우루루 바닥에 떨어졌다. 탕 안에 울려퍼진 굉음에 목욕 중이던 20여 명이 깜짝 놀랐고, 놀란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다행히 사고가 난 자리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 부상자가 없었지만, 황급히 목욕탕을 빠져나오는 손님들로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업주는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손님들의 항의는 잦아들지 않았다. 한 손님은 "어떻게 지난번 냉탕 쪽 천장에서도 그랬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느냐"며 항의했다.
이용객이 말한 바와 같이 이 목욕탕의 부분 붕괴 사고는 처음이 아니었다.
A 씨는 "처음에 앉으려던 자리에서 이런 사고가 난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보드 끝부분이 날카로워서 누군가 맞았다면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업주의 안전불감증에 혀를 내둘렀다.
업주 측은 "배선안전 점검을 하느라 보드 한 장을 뗐다 붙였는데 틈이 생기면서 수증기가 배어 무게에 짓눌려 떨어진 것 같다"며 "6일 휴무일이어서 수리 중"이라고 했다.
연제구청 관계자는 "준공 후에 목욕탕 시설을 따로 점검하는 업무는 없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