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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인식으로 '과다인출' 사고 발생‥대책마련 시급]

CD(현금자동인출기)기에서 5만원 권을 1만원 권으로 오류 인식해 현금이 과다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5만원 권 발행 한 달여 만의 일로 CD기 보율 비율이 높은 영세 금융회사의 경우 재발 가능성이 높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권과 농협에 따르면 지난 20일 00농협의 CD기에서 5만원 권을 1만원 권으로 잘못 인식해 현금이 과다 인출됐다. 5명의 고객이 113만 원을 인출하려 했지만, 5만 원 권 113매가 인출되는 등 총 565만 원이 빠져나갔다.

농협 관계자는 "5만 원 권 인출이 가능토록 부품을 교체한 CD기에 현금을 넣으면서 1만 원 권 통에 5만 원 권을 잘못 넣어 발생한 일로 반환 요청을 했다"며 "전 회원 농협에 CD기 돈 통을 권 종별로 색상을 구분하고 스티커를 부착토록 했다"고 말했다.

CD기는 입출금이 가능한 ATM(현금자동입출금기)과 달리 출금 기능만 갖췄다. ATM기는 출금할 때 권 종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센서가 있어 오류 인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반면 CD기는 당초 인식된 권 종별 돈 통 위치에 따라 매수만 확인할 뿐 권 종 자체를 검증할 수 있는 센서가 없다.

따라서 은행원들이 일일이 권 종별 통을 확인한 뒤 만 원 권, 5만 원 권, 수표 등을 각각 집어넣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졌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ATM기가 도입되면서 상당수 금융회사들은 CD기를 ATM기로 교체했지만 아직도 CD기를 사용하는 곳이 상당하다. 3월 말 기준으로 은행권에는 1만1344대의 CD기와 3만7381대의 ATM기가 사용되고 있다.

5만 원 권이 신규 통용되면서 각 금융회사들은 5만 원 권의 입출금이 가능토록 CD기와 ATM기에 대한 부품을 교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CD기를 ATM기로 교체하는 것이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단위 농협 등과 같은 영세한 금융회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5만 원 권 인출이 가능하도록 기존 CD기의 부품만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CD기의 부품 교체 비용은 77만 원인 반면 ATM기는 이 보다 8배가량 많은 600만여 원이 들어가는 탓이다. 신형 CD기 가격은 1000만 원, ATM기는 2400만 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대도시 점포만 해도 대부분 ATM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방 점포는 ATM보다 CD기가 많은 곳이 상당하다"며 "동일한 사고가 지방 점포들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지대책을 세우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익태기자 epp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