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L2q65qOl1tM
유명한 영상이죠. F-35의 EOTS가 약 90km 떨어진 건물을 촬영했다는 영상입니다. 광학줌이 아니라 디지털줌이긴 하지만 상당히 선명한 편이라 여러모로 충격적이죠.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광학줌과 디지털줌은 영역자체가 다릅니다. 광학줌은 말그대로 눈으로 보이는 현상을 여러 렌즈의 조합을 통해 넓게(광각, wide) 혹은 당겨서(망원, tele) 구현하는 물리적 영역입니다. 하지만 디지털줌은 광학줌을 통해 촬영된 이미지를 말그대로 '확대'하는 것으로, CCD나 CMOS같은 이미지센서(반도체) 기술과 촬영된 이미지를 거부감없이 확대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보정) 기술이 적용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광학줌으로 당긴 다음, 그 이상은 디지털줌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100배줌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삼성 갤럭시 S20 울트라를 예로 들면, 스펙상으로는 하이브리드 광학 10배줌이라는 요상한 용어를 쓰고 있는데, 실제로는 광학 5배줌이라고 해요. 100배줌은 5배 광학줌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20배 확대했다는 뜻이구요. 주변에 있는 JPG파일을 20배 확대하면 픽셀만 보일텐데, 갤럭시S20은 그 작은 센서에 1억 화소를 박아넣어 이를 가능케 한것이죠. 참고로 캐논에서 이번에 새로 출시한 1DX mk3가 2010만 화소입니다. 삼성이 더 작은 센서에 더 많은 화소를 박아넣었단 얘기죠.
물론 화소수가 높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니 이만하고,
아시다시피 EOTS는 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의 약자입니다. 전자-광학 타겟팅 장비란 이름답게 현대적인 EOTS는 당연히 디지털줌을 함께 사용합니다.
사진은 F-35의 EOTS인 AN/AAQ-40의 모습입니다. 흔히 알고있는 EOTS의 구조와는 사뭇 다르게 생겼는데, 하나는 수평을, 하나는 수직탐색을 한다고 해요. 어떤 자료에서는 하나는 탐색을 위한 광각, 나머지 하나는 추적을 위한 망원이라던데 동체 여기저기에 함께 탑재된 AN/AAQ-37 DAS를 생각하면 굳이 광각이 별도로 있어야 할까 싶기도 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런 물건으로 과연 90km 떨어진 빌딩의 창문을 식별하는게 가능한가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일단 AN/AAQ-40은 꽤 커다란 물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JDTdn-s4c4
성인남성의 상체만하죠. 광학계의 구경도 성인 얼굴만합니다. 90km밖을 포착못할 것도 없어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2q65qOl1tM
하지만 다시 문제의 영상. 바쁘신 분들은 30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실제 F-35의 EOTS 화면이 이렇게 시현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이 영상을 기초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사실 저도 '와 대단하구나' 하고 넘어갔던 영상인데, 계피맛시나몬님께서 영상돌아가는게 상당히 빠르다라고 하시길래 유심히 살펴보다 알아낸 겁니다. 이 자리를 빌어 시나몬님께 감사드려요. 말나온김에 짤의 원본 영상을 올려주신 6SAR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문제의 그 gif는 잊어버리세요. 그 이유는 이제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영상 속에서 표시되는 거리는 49.1노티컬마일이 아니라 43.1마일입니다. 영상 속에서 관계자도 45초쯤 똑똑히 말합니다. "about 43 miles" 라구요. 1노티컬마일(해리)은 1.852km이고 1마일은 1.609km입니다. 49.1nm은 90km가 맞지만 43.1마일은 69km로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백번 양보해 노티컬마일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마일이라고 말했더라도 49.1nm과 43.1nm은 10km나 차이가 납니다.
둘째, 화면 상단에 적혀있는 SLR은 SLant Range를 뜻하는 전파용어로, 송신위치에서 도달위치까지의 거리를 뜻합니다. 따라서 지상에서 말하는 직선거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항공기나 위성같은 경우 고도라는 변수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기억나시죠?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 두변의 길이가 a, b인 직각삼각형의 빗변 c의 길이의 제곱은 a제곱+b제곱..
그러니까 SLR이 43마일이란 소리는 실제 지상에서의 거리가 43마일보다는 조금 더 가깝다는 뜻입니다. 영상 촬영당시 항공기의 고도를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 실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는 추측하기 어렵지만 확실한건 일단 날고있으니 43마일보다는 가까울겁니다.(뭔가 대단한 발견처럼 써놨지만, 항공기의 고도를 고려하면 몇 km차이 안날겁니다...ㅠㅠ)
어쨌든 결론! 90km는 아니다.
저 gif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세계 사람들을 전부 그리 믿게 만들었으니 참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F-35가 뻥쟁이인 것은 아닙니다. 일단 AAQ-40은 스나이퍼 ATP(AAQ-33)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피는 훨씬 작아졌죠. 무게도 스나이퍼 포드가 200kg인 것에 반해 AAQ-40은 91kg에 그칩니다. 그에 반해 탐지성능은 동급이상이구요. 즉, 대단한 것은 맞으나, 아직 90km는 아니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틀린 내용 지적, 미리 감사합니다. 심도있는 토론 환영해요~
틀린 내용 지적, 미리 감사합니다. 심도있는 토론 환영해요~
무엇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을지는 모르지만 광학으로만 90km를 당긴다는건 저 크기에선 불가능하죠.
블랙버트 정찰기에 들어간 광학식 카메라 랜즈와 필름크기만 봐도 그건 자명한거고 무조건 디지털 합성기술이 들어갔다 봅니다. 그게 논란의 중심인가요? 디지털이냐 광학식이냐?
열띤 토론은 늘 환영인데 토론할 자세가 된 분들 찾기가 힘든곳이라 ^^ 글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첨부는 블랙버드에 들어간 카메라 크기 비교 사진입니다.
요 밑에 다른 글에서 Ferrari360님께서 자세히 언급해주셨는데, 광학장비는 그 물리적 특성상 크기를 줄이기가 힘들거든요. 지금의 광학기술과 디지털 이미지 기술로 OBC를 재현한다면 렌즈부는 비슷하지만, 카메라 바디와 필름롤 부분이 매우 줄어든 모양새가 될 것 같습니다.
항공기 특히 미국 군용기에서 사용하는 거리 와 속도 용어는 nmi(해리,노트)입니다.
설명하는 사람의 설명은 그렇다 쳐도, 실제로 조종사에게 전시,시현 해주는 FLIR화면에 과연 지상거리 와 속도를
표시하는 mile를 썼을까를 생각해 볼 문제 입니다.
해당 의문때문에 비슷한 FLIR 영상들, 이미지들 찾아보면 일반 mile을 쓰는게 없고, nmi를 씁니다.
참 재미있는게 미국,일본,중국,이태리등 해외포럼에도 꽤나 많이 49.1nmi로 나오더군요.
심지어 캡쳐한 영상에도 선명하게 43.1이라고 나오는데도 49.1로 표기 해서 좀 혼란이 많았죠.
영상을 보면 화면이 뭉개져서 49.1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고 해서 긴가민가 했고,
거기에다 어떤 포럼은 그 FLIR 영상이 스나이퍼 포드 영상이라고 한것도있어서 원본 FLIR 영상을 찾고 있었는데, 님이 발제글로 확인 시켜주셔서 정리가 되었습니다.
사이즈에 대해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또 그리 적어놨습니다. 광학으로만 125배를 당기는 니콘 P1000같은 물건도 있는데 AN/AAQ-40정도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봅니다.
AAQ-40의 독특한 생김새와 각부구조에 대해서는 저도 실물을 보거나 취재를 해본게 아니라 정확히 어떤식으로 작동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기초해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이 장비의 카다로그를 보면 두 렌즈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Main entry lens called the A-focal or azimuth assembly which provides the horizon-to horizon view.
(중략)
A second lens known as the elevation assembly is an innovatively designed mirror that sits opposite and at a 45˚angle to the main A-focal and rotates to provide vertical coverage."
사실 설명을 봐도 이 두렌즈가 어떻게 작동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건지 이해가 잘 안되긴 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광각과 망원의 조합은 본문에서 언급했듯 이미 전방위 시야를 제공하는 DAS가 통합되어 있고, AAQ-40자체도 줌인/아웃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광각 광학계를 갖췄을 것 같진 않습니다.
보통 flir을 뜯어보면 진동보정을 위해 짐벌위에 센서유닛이 올라간 구조인데 형태로 볼때 센서부분이 그런 작동형태가 보이지 않는듯 한것이..... 저 리플렉터가 렌즈시프트로 진동보정하는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장거리 줌인이 가능하면 역시 진동문제가 꽤 크거든요.
실제 flir뜯어보면 짐벌의 부피가 꽤 상당합니다.
렌즈나 센서형태는 왠지 유사한 모양인데 두개를 저렇게 배치한 이유는 광학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참 저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손바닥만한 미러리스에도 5축 손떨림방지장치가 들어가는 세상이니 생각보다 무게나 부피가 작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AAQ-40의 고배율은 디지털줌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즉, 물리적인 진동제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넵 기술이 발전하는만큼 작아지긴 하겠지만 소프트웨어보정방식이 가장자리를 잘라내서 보정하는만큼 화소손실과 주변부 왜곡이 생기기 쉬워 요즘 미러리스들도 센서시프트와 렌즈까지 같이하고 있죠. 주로 이런 대형기구가 들어가기 힘든 폰이나 액션캠들이 소프트웨어만으로 보정하는데 화각이 확 줄어들고 아니면 외곽부 왜곡으로인한 화질손실이 나곤합니다.
근데 하나는 반투명 미러같기도하고 참 오묘한 구조네요
그리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굳이 숨길 이유가 없습니다.
애초부터 F-35는 서방세계 각국이 함께 쓰기위해 개발된 전투기이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한 대라도 더 팔아야 이득이니 성능을 과장하면 과장했지 숨길 이유가 없죠. 어쩌면 저 관측거리는 최적의 환경에서 측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미안님이 말한 배율 상승을 위한 촛점 거리 늘리는기는 그닥 어려운 기술이 아닙니다.
상당히 오래전 일반화된 건데 제일 간단하게는 배로우 렌즈를 사용해서 늘릴 수도 있습니다.
접안부에 그러니까 상이 맺히는 지점 보다 앞에 오목렌즈를 넣은 배로우 렌즈를 삽입해서 촛점거리를 늘려 배율을
늘리는 겁니다.
아니면 미안님이 말한 카세그레인식 망원경같이 내부 볼록 거울과 오목 거울을 사용해 광학계 내부에서 촛점거리를
늘려버리는 경우인데 여기에 배로우까지 쓰면 진짜 극단적인 수준의 촛점거리 연장이 가능합니다.
이로 인한 배율 상승 또한 말할 필요도 없지요. 근데 광학계 전체길이는 반도 안되는...
실제 카세그레인식 망원경들 보면 비슷한 촛점거리의 다른 망원경들에 비해 길이가 정말 많이 짧습니다.
망원경에 따라 다르긴한데 유사 촛점거리의 다른 망원경보다 3분의 1정도 길이까지 작은거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촛점거리를 연장하면 몇가지 단점이 부각되는데 첫째는 촛점거리에 비해 광량이 부족해 상이 많이
어두워집니다. 여기에 자그마한 진동에도 상이 많이 흔들리고 온도등 외부 변수에도 취약합니다.
그리고 렌즈나 경면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차에도 굉장히 민감해 집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카세그레인 망원경은 CCD 카메라를 필수 옵션으로 달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이 어두워서이기도 하고 그리고 이러한 오차나 수차 보정을 위해서 말이죠.
이러한 카세그레인 망원경의 대표적인 예가 허블 우주망원경 같은 대형 천체 관측용 망원경들이죠.
특히 허블 같은 경우에는 상이 맺히는 지점에 카메라만 종류별로 5대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다른 파장영역대 영상을 담기 위한거도 있구요.
이런 카메라 영상을 합치고 보정해서 우리가 보는 사진들이 나옵니다.
뭐 이야기가 많이 딴데로 샛는데 아마 EOTS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최신형 전투기에는 어떨까요. 90키로미터 촬영 우습겠죠. 이게다 외계인 족쳐서 가능한게 아닐지 ㅋㅋㅋ
그리고 u-2의 작전고도는 20km 남짓입니다. 정찰위성의 렌즈구경은 2m가 훌쩍넘구요. AAQ-40과 바로 비교하긴 어려워보이네요.
그리고 EOTS는 결국 광학장비입니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한계를 극복하고는 있지만 결국은 광학장비입니다. 물리적인 한계는 분명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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