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병때 무슨 훈련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교통통제 비스무리하게 면소재지에 후임이랑 둘이
단독 군장으로 떨궈진적 있었는데
점심때쯤 델러온다한 간부는 감감 무소식..
93년도라 핸드폰은 당연히 없고 후임이랑 난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지나가던 어르신들이 수고한다고 먹을것도
주시고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도 하고 괜찮았는데
저녁이 가까워져 가니 슬슬 *됐다 싶더군요.
다행히 마침 지나가던 타대대 부식차 잡아서
사정 설명하고 울대대 집결지로 왔는데
우리가 없어진거 아무도 모르고 있던..
단독군장이라 k1도 차고 있었는데 말이죠.
소대장이나 부소대장이, 문제가 많은건가...
훈련계획도 제가 짜고 지도도 제가 만들고 밑에 소대장 두놈에게 임무지시도 제가 하고 포반위치도 제가 찍어주고 마일즈 시가전 한다니까 마일즈가 뭔지도 모르는거 같은데 CQB는 알턱이 없을거 같아서 대충 통보하다시피 보고하고 CQB도 스스로 교본연구해서 중대원들 교육시키고 모든 훈련때마다 항상 제 단차 무전기에는 대대 여단 지휘망 코드 입력해놓고 무전감청하면서 알아서 움직여야하고 지형정찰때도 레토나로 가서 제가 스스로 담당지역 내려서 어차피 중대장은 데리러도 안올테니 알아서 걸어서 정찰하고 행보관님한테 데리러와달라고 전화하고 덕분에 우리소대 전 병력은 아주 강하게 컸어요ㅋㅋㅋ덕분에 반강제 임무형지휘 제대로 해봤네요. 무엇보다 중대장 도장, 컴퓨터랑 서류철 비밀번호 필요하면 가져다 쓰라며 저한테 던져줬기에 중대장 외출외박포상 다 제가 만들어서 주니 애들이 말은 잘들어서 다행이었죠.
그 옆에 마침 타 사단 병력이 있길래 수신호로 앞차가 어디로 갔는지 막 물어보고 겨우 방향잡고 갔던 기억이..^^
대항군 한다고 동기랑 저녁 일찍 먹고 해지기 전에 부대밖 야산에 나가 나무밑에 퍼질러 앉아
신나게 나뭇가지로 소총 두드리면서 노래 부르다 해 떨어지면 대항군 놀이좀 하다가 들어오면 기분도 좋았었네요
낮에 미리 대항군 지형정찰하러 나갔었는데 외딴 민가를 지나가야 되서 미리 찾아뵙고 말씀드리니
젊은 새댁(지금 생각해보면 30대 초반정도) 분께서 말씀하시길
"자기 혼자 애들하고 사니까 조용히 지나가달라고"
그래서 착한 마음에 그날 저녁 정말로 조용히 지났갔던 기억도 나네요
또한 짬 어느정도 먹고 2주짜리 진지공사 나가면 정말 소풍 온것 같더라구요
숙영지 주변은 온통 산과 물이요
해떨어지면 할것도 없어서 이텐트 저텐트 돌아다니며 놀다가 자고
불침번도 통합으로 하다보니 1주일에 1~2번밖에 안해서 잠도 많이자고
한번은 교통호 삽질 열심히 하고 옆산으로 이동중에 큰게 마려워서 볼일보고 슬슬 따라가는데
(병장때라서 간부가 기다려주지도 않고 저혼자 내버려두고 병력들 대리고 먼저 가버리더라구요)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는 산에 혼자 있다는게 참 무섭게 느껴지더라구요
힘든 기억도 많지만 좋은 기억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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