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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카렌스의 정체를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힘들다. 부드럽게 나아가는 느낌은 꼭 세단 승용차를 타는 것 같다. 가속력을 즐길 때는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모는 기분이다. 많은 짐을 싣거나 여러명이 타도 부담없는 여유있는 실내공간 등 ‘미니 밴’의 특성도 여전하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본격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시대를 열었다는 기아차의 장담답게 뉴 카렌스는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뉴 카렌스는 1999년 카렌스가 첫 선을 보인 이후 2002년 카렌스II에 이어 풀모델체인지로는 7년 만에 다시 탄생한 새 모델이다. 이름은 물려받았지만 부품이나 성능은 완전히 새로운 차다.
뉴 카렌스를 타보면 무엇보다 LPG차라는 걸 잊어버리게 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윙’하는 엔진음과 함께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힘차게 튀어나간다. 시속 150~160㎞까지 속도계 바늘이 여유있게 올라간다. 힘이 달린다는 것도 옛말이다. 언덕길에서도 웬만한 승용차는 거뜬히 추월한다. 디젤차의 전매특허인 힘과 가속력을 LPG차에서 구현해 낸 것이다. 국내차에선 좀처럼 맛보기 힘든 감동을 느끼는 이유다.
뉴 카렌스의 변신은 고성능 LPI(Liquefied Petroleum Injection) 엔진이라는 새로운 심장의 위력 때문이다. 연료를 기체화시켜 실린더에 주입하던 과거 LPG 엔진에 비해 LPI 엔진은 기체화시키지 않은 고압의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한다. 그만큼 출력과 연비가 좋아졌다. 뉴 카렌스는 최고 출력 136마력에 최대 토크가 18.9㎏·m/4,250rpm으로 중형 세단 수준이다. LPG차의 최대 단점 중 하나인 겨울철 시동이 안 걸리는 현상도 사라졌다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연비도 뉴 카렌스의 강점이다. ℓ당 750원 하는 충전소에서 비어있는 탱크를 가득 채우면 4만5천원 정도. 이 돈으로 충전 경고등이 들어올 때까지 450㎞를 달렸다. 1㎞당 100원밖에 안드는 셈이다. 같은 배기량인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