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나라에서 판매 되고 있는 3.3이 아니고 수출형 쏘나타입니다. 이넘이 탁송 차량에 실려와 내려지고 직접 인수하여 100m쯤 끌고 와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는데 보자마자 느낀건 ‘실내가 너무 허접하구나 !’ 였습니다. 그 쏘나타는 현대의 장점인 고급스러운 실내가 아니었습니다. 대쉬보드 하단부는 매끈매끈한 플라스틱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고 도어 트림 역시 가죽이 들어갔을법도 한데 솜털 뽀송한 천이었습니다. 물론 시트는 말 할 것도 없구요. 그러나 저의 주 관심거리인 오디오 볼륨을 올리자 저음이 진동으로 느껴졌습니다. 우퍼가 있었습니다. 썬루프도 있었고 A필러엔 사이드 에어백까지 있었습니다. 스티어링 핸들 좌측을 보니 ESP OFF 스위치도 있었습니다. 대미 수출 차량엔 안전에 대한 것은 풀 옵션이었습니다. 내장재들은 국내 판매중인 1500cc 소형차 보다도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3.3이라서 고급 옵션들을 기대했던 설레임이 꺾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이드 미러도 접히지 않는, 아니 접을 필요가 없는 나라로 수출 되니까요.
다음날, 차를 끌고 주행 시험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예전에 그렌져 XG 수출형 3500cc가 대단했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 가볍긴 했지만 3300cc 인 이넘이 얼마나 힘을 쓸까 하는 생각에 약간은 의심이 들었지만 ...........기우였습니다.
시험장 끝으로 가서 직선로 1km 구간을 풀 악셀로 밟자 전륜이 스핀을 하며 출발되었습니다. 중간 조금 넘어서 160km/h 가 되었습니다. 최대 180까지 밟고 제동을 하여야 했지만 그 힘차고 부드러운 가속은 최고였습니다. 엔진 소음으로 rpm을 느낄 수 있었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소음이었고 방음재로 실내를 녹음실처럼 채우지 않았지만 상당히 조용했습니다. 해외 시험 경험이 있는 연구원분이 타보더니 내가 독일 갔을 때 이런 느낌을 준 차가 BMW하고 렉서스였다며 감탄사를 연발 했습니다. 정말 세계 최고수준의 기분 좋은 가속감이었습니다. 고회전 영역에서도 진동이 느껴지는 굉음이 아니고 딱 맞는 부품들이 빠르게 돌아가는구나 ! 하는 부드러운 고회전이었습니다. TG 330에 장착되는 엔진이지요.
차량을 들어올려 하부를 보니 EF 쏘나타와 비슷한 구조였지만 약간씩 달라진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클을 붙잡고 있는 링크와 너클이 가벼워졌습니다. 강도가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스프링 아래 질량이 줄어 딱 보기에도 로드 홀딩이 좋아질 것 같았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인 BMW 3시리즈나 아우디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놈도 상당한 몸짱이었습니다. 5년 정도면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겠구나 생각 했는데 2~3년이면 따라잡을 듯 보였습니다. 어쩌면 현대의 순발력이면 앞설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신차가 나올 때 마다 성능이 눈에 보일정도로 개선되어 있었습니다. 조금 오버한 느낌입니다만 나날이 발전하며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의 격차를 줄여가는 쏘나타를 보면 정말 감탄사가 나옵니다.
직선구간은 최고점을 줄 수 있겠지만 슬라럼 등의 고속 코너링에서는 사실 별로였습니다. 지금 제가 자가용으로 타고 있는 포텐샤가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량의 특성이겠고 하체를 누구를 타겟으로 튜닝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40~80km/h 구간에서의 승차감은 현대차의 특성이 상당히 좋습니다만 120km/h 이상의 고속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속에서의 편안함이 고속에서는 불안함으로 느껴집니다. 젊은 분들이나 매니아들에겐 역시 현대차다 라는 느낌을 줄 듯 합니다.(국내 판매용이 아닌 수출형 쏘나타입니다.)
한달 가까이 타본 지금 다시 놀란 것은 수동 모드였습니다. 70km/h 정도로 정속주행을 하며 수동 모드로 옮기니 4단 기어가 물려 있었습니다. 엔진 브레이크를 써 볼까 하는 생각에 (-)로 툭 툭 하고 두 번 내리니 2단기어가 물렸습니다. rpm 이 급상승하는 바늘을 보며 나도 모르게 느껴질 충격에 대비를 하는데 “응 ?”, “뭐야 ! 변속 된거야 ?” 타코미터 바늘이 올라가고 엔진음이 고음으로 ‘윙’ 소리를 냈을 뿐 기존 차량들이 나타내던 충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신기한 느낌으로 다시 시도를 해 보았더니 역시 같았습니다. 정말 최고의 엔진과 미션이었습니다. 국내용 그렌져 XG3.0 과도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엔진과 유럽 엔진의 장점만을 혼합한 듯 하였습니다. 아이들 상태에선 신경써서 들어도 엔진음을 듣기 어려울 정도였고 진동 또한 시동을 끈 것과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TG 그렌져 380을 타보지는 못했지만 NF 3.3은 정말 기분좋게 달립니다. 자금이 여유 있는 분들은 구입 할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단 ! 기름은 상당히 많이 먹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