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에서 퍼온 글 입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다시 논의 되고 있습니다
단말기판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해서 제조사와 통신사의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단말기가격과 통신요금의 인하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 입니다
완전자급제의 도입배경과 취지에는 동의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있으며,
부분적 개선이 아닌 통신유통산업 전체의 근간을 바꾸자는 제도인 만큼 무엇보다 엄중하게 바라보아야 할 사안임에도,정부 주무부처와 일부 국회의원들의 안일한 탁상공론을 비판하는 청원을 드립니다
1.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시행하면 과연 단말기의 가격이 인하 될까...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39억명(GSMA통계) 정도로 지구인의 절반 가량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단말기소비 비중은 불과 3%미만 입니다
우리가 완전자급제를 시행만하면 전세계 통신시장의 3%에 불과한 대한민국을 보고 애플이 아이폰의 출고가를 낮추어 줄까요
아이폰의 출고가가 높은것은 우리나라가 완전자급제를 시행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현재 완전자급제가 활성화 되어있는 국가는 미국,독일,러시아 정도 입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등에서는 아이폰의 출고가격이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만 환율과 배송료 등을 고려하면 금액적으로 큰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월등히 저렴하다면 지금이라도 아마존같은 해외 쇼핑몰에서 아이폰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되는것입니다
공단말기에 본인의 유심을 장착해서 사용하는 부분적인 자급제는 지금도 가능 하니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자급제를 하지 않아서 삼성과 엘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폰의 출고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일까요?
자급제를 시행하면 삼성과 엘지는 프리미엄폰의 출고가를 낮추어 주어야 하나요?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프리미엄폰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비싸게 팔립니다
상품에는 그것이 가지는 고유의 '가치'가 있습니다
가치가 높은 재화를 구입할때 높은가격을 지불해야 하는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이런 상품가치의 차등성은 인정하지 않고 에쿠스가 비싸게 팔리는 것은 제조사의 폭리 때문이며, 자급제의 시행으로 앞으로는 아반떼 가격으로 에쿠스를 만들어 내라는 것인가요?
완전자급제만 시행되면 에쿠스를 아반떼 가격으로 구입할수 있을까요?
에쿠스를 아반떼 가격으로 만들어 내라고 강요하는것이 산업발전의 측면에서 정당한 일일까요?
가만히 두어도 기술의 발전 때문에 어차피 우리는 아반떼 가격으로 에쿠스의 성능을 사용할수 있는 날이 항상 옵니다
지금도 그렇지 않나요?
불과 3~4년전만 해도 중저가폰의 내장메모리는 8GB였지만 현재는 동일한 가격으로 32GB의 제품을 사용할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단말기들이 유통 되고 있습니다
백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단말기가 있는가 하면 통신사의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잘 활용하면 할부금 없이
구입 가능한 단말기도 여전히 존재 합니다
삼성전자의 기준으로 본다면 노트시리즈, S시리즈 A시리즈 J시리즈등 다양한 성능과 가격대의 제품군이 형성 되어 있습니다
소비자의 사용패턴과 경제수준에 맞게 적당한 단말기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에쿠스를 탈지 아반떼를 탈지는 소비자의 선택인 것이지 국가에서 관여할 일은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의원님이 발의한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기존자급제와는 달리 단말기의 구입과 통신서비스가입의 장소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통신서비스와 단말기의 '결합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지 이런 물리적 분리만으로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의 인하효과를 기대할수 있을까요?
이는 마치 치킨집에서 맥주를 팔지 못하도록 법제화 하고, 치킨과 맥주의 구입처를 물리적으로 분리 하자는 것입니다
치맥을 먹고 싶은 소비자는 마트에서 맥주를 따로 구입해서 치킨집으로 가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치킨값도 싸지고 맥주값도 싸질것이라는 논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치킨에는 역시 맥주지요
치킨집에서는 이렇게 치킨과 맥주를 '결합판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치킨에도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존재하고 맥주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기호와 여건에 맞는 치킨과 맥주를 선택해서 소비하면 되는 것이고 정부가 해야 할일은
특정한 치킨을 주문할때는 반드시 특정한 맥주만 드셔야 한다는식의 '이용자차별'을 관리감독 하면 되는 것입니다
치맥을 먹기 위해 맥주를 사들고 치킨집으로 가야하는 비상식적인 불편을 감수할 국민은 없을 것입니다
'물리적 분리와 경쟁을 통한 단말기 가격의 인하가 기대 된다' 라는 명확치 않은 접근이 자칫 완전자급제의 실패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의 편의성만 침해하는 결과로 나타날수도 있음을 간과 해서는 안됩니다
통신서비스와 단말기구입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면 단말기가격의 인하를 유도 할수 있다고 했는데, 서두에도 말씀드린 것처럼,삼성 LG 애플 같은 글로벌 제조사 들은 자국의 국민들에게만 판매할 목적으로 단말기를 만들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나라만 염두에 두고 단말기를 제조하는것이 아니라는 말이고, 우리나라의 단말기 소비 비중은 높지 않다고 했습니다
단순한 분리만으로 이들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한국에서만 낮출수 있을것이라고 기대 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 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90%의 단말기가 통신사를 통해서 판매되고 있는데, 제조사의 입장에서 볼때는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매우 유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만들어서 통신사에 납품만하면 판매는 통신사가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죠
삼성전자의 경우 우리나라 단말기 시장의 약70%를 점유하고 있는데 자급제가 시행되면 삼성전자는 독립된 유통망을 다시 구성해야 되고 예전에는 필요치 않았던 유통망 유지 관리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당연히 유통비용은 단말기의 출고가에 반영 될것입니다
완전자급제로 기대 됐던 인하 금액 만큼이 유통망의 유지비용으로 지출되어 버린다면 그전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디지털플라자 같은 A/S센터를 기반으로 하는 판매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숫자는 턱없이 부족 하기 때문에 유통망을
확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의 모든 편의점들이 없어진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담배 한갑을 사기 위해 차를 타고 마트로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2.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과연 통신요금이 인하 될까…
우선,우리나라의 통신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정도일까요?
예상외로 우리나라의 통신요금은 OECD 국가의 평균 이하로 저렴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통신비 지출이 높다고 체감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데이터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지 통신요율 자체가 높아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때 반드시 따져 보아야 하는것이 '품질' 입니다
일부국가의 통신요금이 더 저렴하다고 하는것은, 그들이 말하는 LTE가 3Mbps 이상의 속도부터 인정하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서 3Mbps 라는것은 3G에도 못미치는 속도 입니다
우리나라의 LTE평균 속도는 133Mbps에 달합니다
불편하고 느린속도의 통신서비스를 저렴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해외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아실테지만 전세계 어디를 가봐도 대한민국 만큼 우수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가 있던가요?
우리나라의 '통신서비스품질'이 세계 최고수준 이라는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드물것입니다
이렇게 빠른속도와 안정되고 넓은 커버러지를 고려 할때 실제 요금은 어느정도 일까요?
SK텔레콤의 스몰요금제는 월33000원으로 전화와 문자를 무제한 사용하고 데이터를1.2GB 사용할수 있습니다
여기에 선택약정 25%를 적용하면 월24750원에 사용이 가능하고 결합을 할수있다면 더 낮출수도 있습니다
또한 알뜰폰사업자의 상품은 기간통신사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상품도 많이 있습니다
10년전 KT의 통화무제한 요금제가 처음 출시되었을때 기본료가 무려 10만원 이었던것을 감안하면 통신비는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오르기만 하고 있는 버스,지하철,택시요금을 고려 한다면 결코 과중하다고 할수 없는 것입니다
10년전 지하철 요금이 얼마였었나요?
가계의 교통비 지출을 '낭비'라고 하지 않는것 처럼, 통신비 또한 마찬 가지 입니다
우리가 불필요하게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통신사만 탓하는것은 아닐까요?
완전자급제를 발의한 김성태의원님은 자급제가 시행되면 통신사가 단말기를 판매할수 없으므로
판매점과 대리점에 지급되고 있는 리베이트와 마케팅비용이 줄어 들게되고, 그만큼이 통신요금 인하로 반영 될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문재인대통령님의 대선공약 이었던 기본료11000원 폐지를 시행할려고 할때 통신사들의 대응을 알고 계신다면,
그리고 기본료폐지의 대안으로 선택약정20% 할인을 단5% 올리자는 것에도 통신사들은 '협조적'이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단통법의 시행으로 이미 통신사의 마케팅비용은 현저히 절감 되었지만 그 총량이 요금인하에 반영되었다고 할수 없습니다
완전자급제 시행 직후에는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 눈치를 볼수도 있겠지만 곧이어 5G가 상용화되면
새로운 요금체계를 통신사들의 이익에 부합하게 재편하려고 할것입니다
단말기와 통신서비스의 분리가 선의의 경쟁을 촉발할것이고, 경쟁이 활성화 되면서 통신비가 인하 될것이라고 기대 하는것은 글자 그대로 '기대'일 뿐입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의원님께 묻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완전자급제의 성공을 '확신' 하시는지요?
그리고 실패의 책임 또한 염두에 두고 계신지요?
3. 7만명은 어디로 가야 할까…
문재인대통령님은 일자리 늘리기를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생각하시고 현황판까지 챙기시면서 하나의 일자리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이동통신 유통종사자는 대략 7만명 정도 입니다
완전자급제가 법안 그대로 시행될경우 이들은 전부 실직자가 되어야 합니다
통신사가 단말기 판매를 하지 못하는데, 현재와 같은 대리점과 판매점은 당연히 불필요 합니다
일부가 자급제의 시행으로 발생되는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될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7만명의 실직을 감수할 만큼의 제도적 성과를 완전자급제를 통해 이룰수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우리는 지나간 정권들의 수많은 '정책적실패'를 몸으로 느끼며 살아 왔습니다
그 대가는 그것을 기획하고 시행한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몫이 아니라 오로지 일반 국민들의 몫이였습니다
그러므로 국가 정책의 시행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정확한자료와 시뮬레이션에 기반해야 합니다
말씀드린 바와같이 단말기완전자급제는 우리나라 통신유통구조를 뿌리째 바꾸자는 것입니다
섣부른 정책의 시행이 자칫 7만개의 일자리를 날려버릴수도 있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 할수도 있음을
정부는 깊게 고민해야 합니다
일부 국회의원님은 우리나라 통신판매점의 숫자가 치킨집 보다도 많다고 한탄 하시더군요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자영업자 비율이 국민의 잘못 때문입니까?
통신판매점의 숫자는 문제가 되고 이미 포화상태인 골목 곳곳에 편의점 숫자는 그나마 괜찮은 것인가요?
국민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것은 국민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셔야 할분들이 오히려 이거라도해서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평범한 가장들을 욕하시는 건가요?
일부집단의 이익이 국민 대다수의 이익보다 우선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단말기완전자급제로는 국민 대다수의 이익을 보장 할수 없으며
정책시행의 실패가 가져올 피해는 되돌릴수 없습니다
그리고 특정한 이익집단(통신사,국내제조사,외산제조사,판매대리점)의 이익에만 도움이 될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질서와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지만, 시장의 충격과 소수의 의견도 반드시 고려 되어야 합니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자고 합니다
정부와 관련부처의 고민이 깊어져야할 이유 입니다
통신서비스는 따로 가입하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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