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장님 면담했는데
(주식 관련 . 그외 신변잡기)
그래 약속은 지켰니?
네
(오늘자로 전부 처분했습니다. 40만원 가량 나오더군요)
어찌 보면.. 모으고 모아 40 만든 너도 대단하다
근데 아닌건 아닌거야. 알지?
넵
자. 고생했고 하고 싶은 말 있음 해봐
어..
요즘 드는 생각은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더군요
아버지께서는 크고 작은 일이던. 직접 데리고 다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건..
공고를 가겠다고 부모님과 대판 싸웠던 적이 있는데
어머님은 결사 반대하셨고. 아버지는 네가 하고싶다면 해라
하시면서 집안 분위기가 냉랭했던 적이 있습니다.
타라 하시면서 태우고 어디론가 가시면서 이야기 하시더군요
살다 보면 협상을 해야 하는데
사람이랑은 협상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인정에 호소하던 달래던 어떻게 협상이 된다고..
그런데 현실과 숫자랑은 협상이 안된다고 그러시더군요
현실이랑은 타협이 안되고
숫자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숫자는 돈 말씀하시는것 같습니다)
자. 너가 공고를 가서 프로그래머나 해커가 된다고 치자.
우리나라는 독일이 아냐. 아직까지는 학벌사회다
IT쪽이 재능만 본다는거 알고 있다. 그런데 너는 아냐
미안하다. 재능이 없는건 아니다만 다른 애들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야
(대학 와서 느껴보니 더 그렇더군요)
깔끔하게 포기하고.. 대학 가서 공부해라
그날 펑펑 울며 공고 입학원서 취소했는데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어머님이 고졸이셨다는걸..
본인은 대학을 못 가신게 큰 한이였다는데 자식이 그길을 고집했으니 그 답답함이 오죽하셨을까요
고등학교 와서 적응 못하고 방황하고. 그 와중 문과 계열은 성적이 잘나오고 한국사/정보 과목은 만점
결국 그냥 빠른 취직을 위해 전문대를 가게 되었는데
와 보니 느끼겠더군요. 그 말씀. 그 보이지 않는 벽.
10대때 키워주셨으니. 20대는 저 스스로 살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알바해서 등록금 마련하고. 용돈 타쓰고
집에다도 돈 조금이나마 가져다드리고
운이 좋아 원하는 학과는 아니지만 편입도 하고
어쩌다 보니 연구실에서 연구도 하고.. 열심히 살았더군요
다 들으시고는 묻습니다
돈 중요한거 아는 놈이 왜 주식을 하지?
계속 쳇바퀴였으니까요
말해봐
뼈빠지게 일해봤자 다 등록금이고 밥먹고 다니면 남는게 없었으니까
돈 너무 허투루 쓰는것 같았고. 저도 그냥 저금한다 생각하고 자산 만들고 싶었다. 근데 그게 참 어렵더라..
다시는 안 하렵니다.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일어나라 하시고
안아주시더군요
군대 가기 전까지 걍 일해. 헛짓거리 하지 말고
주식이건 뭐건 하지 마. 조금이라도 돈 남으면 뭘 사먹던 뭘 사던 네 자유니까 너 마음 위로하는 걸 해
지금까지 살아온 네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 인생길 더 험할거야
인생의 끝에서. 네가 하고자 하는 것의 대다수를 이룰수 있기를 빈다.
감사합니다.
저 열심히 산게 맞나요?
우리 사는게 맨날 맑은 날들만 기다리는건 아니지만
앞으로 점점 더 멋진날 되시길요^^
열심히 사셨네요
앞으로 더 열씨미 한눈팔지말고 살아봉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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