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연애가 단 2분 만에 정리가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항상 내 편이라고 생각했었던 오래된 친구가 원수가 되고, 평생을 사랑하겠다 약속한 사람과 언제 그랬냐는 듯 선을 긋는 사이가 되고, 오늘 처음 만난 사람과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한다. 그래,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쏟아져 버린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호흡, 눈빛, 향기, 온도, 목소리와 같은 것들은 내게 어떤 사람이었느냐에 따라서 기억 속에 오래 머무르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듯 쉽게 잊히기도 한다. 어쩌면 세상에는 영원한 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상하게도 영원하길 바랐던 사람, 사랑, 약속, 믿음과 같은 것들이 영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사랑과 사람에게 약속을 걸지 않고, 또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이 관계가 끝맺음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 할지라도 나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지 않도록 솔직하고 대범하게 또, 겁 없이 거침없이 뜨겁게 사랑하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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