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술이 떡이 돼서 들어왔어요.
9시까지밖에 못 먹으니 밀도 있게 들이켰나봅니다.
비밀번호도 못 누르고 몸도 못 가눌만큼 취했네요.
밤 11시 넘어서 핸드폰이 울립니다.
낯선 여자 이름.
(원래 남편 핸드폰은 두 개예요. 업무용까지.)
하아. 왜 이 시간에 여자한테 전화가 오는가.
한번은 안 받고. 두 번째에 받았습니다.
핸드폰 주인이라네요.
술집에서 핸드폰 충전 맡겼다가 남의 전화기 갖고왔고 이지럴...하아..진상..
잠시 오해했던 마음까지 죄송하다고 연발하고
낼 아침 일찍 퀵으로 보내기로 하고 끊었습니다.
꼬맹이가 아직 안자서 나가기 힘들다고 양해 구하고요.
남편이 사고치고 술 취해 자고 있고 나는 뒷수습 -_-
근데 생각해보니 요즘 핸드폰 없으면 안되는 시대인데..
그쪽으로 갖다주기로 맘먹고 다시 전화걸어서 위치 물어보고
빠르게 운전해서 도착해보니 여자분 세 분이 살짝 취해있었어요.
핸드폰 돌려드리며 죄송하다고 굽신굽신.
남편이 사고치고 술 취해 자고 있고 나는 뒷수습 -_-22
근데 여기서부터 살짝 빡침.
폰 주인 말고. 전화건 사람 말고. 한명 더 있던 친구가.
궁시렁궁시렁. 짜증난다. 이게 뭐냐.
대리운전 불렀다가 취소했다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현금이 마침 5만원권 한 장밖에 없어서
죄송하다고 대리비에 보태시라고 드렸습니다.
폰 주인은 계속 거절하시고 안받겠다고.. 이거 아니라고..
근데 그 친구는 또 궁시렁궁시렁..
받아도 된다. 이정도는 해야지.. 하아.....
남편이 사고치고 술 취해 자고 있고 나는 뒷수습 -_-333
죄송한 마음에 20분 운전해가서 폰 드리고 대리비 드리고도
제 기분이 찝찝하고 언짢네요.
잠도 다 깨고. 맥주나 한캔 먹고 자야겠어요.
낼 남편 술깨면 10만원 달라해야지. 흥칫뿡입니다.
그러니 맨날 남편이 그러겠지요..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