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손님중에 오지 탐험을 자주 가시는 분이 계세요.
목적은 사진을 찍으러 가시는 거죠.
오지에서 노숙하면서 꽃이 피길 기다리고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고 뭐 시간만 되면
그러고 사는 분이에요.
그 분이 대관령에 눈이 마이와사 눈을 찍으러
가신거에요.
머리높이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올라가서
1주일 동안 비박을 하면서 원하는 광경을 기다린 거죠.
그러다가 기온이 너무 낮아져서 포기하고 내려 오셨다고 해요.
그때도 올라가는 분들이 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이미 눈을 밟아서 길이 생긴 후였고 눈 높이는
어깨높이 정도라서 고개만 숙이면 바람도 피할수 있고
걷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주오는 분들이 '얼마나 남았어요?'라고 물으면
'30분 정도는 올라 가셔도 되는데 어차피 끝까지는 못 갈거에요.
바람 심하면 길이 눈으로 메워 질거라서요. 적당히 내려 가세요.
꼭대기 까지는 몇시간 걸려요'라고 솔직히 답을 하시면서
내려 오셨다고 해요.
그런데........'다 왔어 10분 정도면 되' 라든가
'30분이면 되요'라는 말이 우리의 일상이잖아요?
모두가 30분을 말하고 다왔다고 하는데
저 분 혼자서 저런다고 누가 새겨 듣겠냐는 거죠.
여튼무튼 마주 올라 오시는 노부부에게 똑같은 설명을 해드렸고
그 분들은 조금 더 올라 가셨다고 해요.
제게 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말입니다.
'어제 뉴스에 나온 노부부가 자기가 만난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구요.
예......하신 하시지 못하고 동사하신 노부부가 발견되었다고 뉴스가
있었거든요.
올라가신 날과 그 날이 일치하다보니 그 분들이 맞다면
억지로라도 같이 내려 왔어야 하지 않나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자기도 너무 지친 상황이라서 그러지 못했다구요.
'얼마 안 남았어요'
'다 왔어 10분정도 남았어'
이거 정말 잘하는 짓일까요?
내게 질문한 사람이 정상을 포기하고 내려 간다고 해서
그 사람 인생에 뭔가 큰 문제가 생기는건 아닐텐데 말입니다.
두번째로 산을 싫어 하는 이유는 막걸리요.....
술취해서 하산하는 분들 마주치는거 극혐 하거든요.
그리고 산에 있는 동식물들...
인간들이 얼마나 짜증나고 싫을까요?
가끔은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게 좋을 때가 있더라고요....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