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시계, 지금은 몇 시?
지난 4년간(2007~2011년)의 강력범죄를 분석한 법무부 자료에는 범죄 유형에 따라 시간대별로 발생 빈도를 분석한 내용이 있다. 어떤 범죄가 몇 시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가장 적게 일어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어찌 보면 갖가지 범죄의 등락 시각을 알려주는 ‘범죄 시계’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살인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간은 오후 9시부터 11시 59분 사이. 지난해의 경우 전체 살인사건(1204건)의 18.6%(224건)가 바로 이 3시간 사이에 일어났다. 그후 자정부터 아침으로 갈수록 살인사건 건수가 점점 줄다가 한낮(오전 12시~오후 2시 59분)에는 최저치를 보인다는 것. 이후 다시 자정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성폭력 범죄의 경우도 가장 ‘위험’한 때는 오후 9시부터 자정 직전까지의 시간이다. 전체 사건의 16.0%가 이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새벽 5시까지의 시간대도 성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위험’ 시간이다. 반대로 정오에서 3시 직전까지의 시간은 성폭력 범죄가 최저치(3.8%)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도 범죄는 앞서 언급한 살인 및 성폭력 범죄와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장 피크를 기록하는 때는 오전 3시부터 5시 59분 사이의 3시간. 지난해 전체 강도사건의 1/5가량이 이 시각에 벌어졌다. 한낮이 상대적으로 ‘안전’ 시간대라는 점은 두 범죄와 흡사하다.
절도의 경우엔 시간대별로 발생 건수가 아주 크게 차이나는 편은 아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초저녁(6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절도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15.7%)는 점이다. 반면 절도 건수가 가장 적은 시각은 새벽 6시부터 8시 59분 사이의 세 시간이었다.
폭력 범죄가 가장 많이 빚어지는 시간은 오후 9시부터 자정 직전까지. 이 세 시간 동안 전체 폭력 건의 1/5 이상(22.8%)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부분의 범죄와 마찬가지로 폭력 범죄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2시 59분까지의 세 시간.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통계상 이 시간대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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