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았던 운전면허 차 현대 악센트입니다. 그 만큼 초년생과 주부들에게 사랑받던 차입니다. 30년 전에는 소나타를 타는 것도 꽤나 여유있는 사람이라 여겨졌고, 첫 직장을 얻고 타는 차가 바로 티코 내지는 악센트 정도였습니다. 국민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은 차입니다.
국내 단종설은 2016년부터 나왔는데, 운이 좋았던지 더 버티다가 2019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됐습니다. 2010년에 4세대가 나왔으니, 10년 가까이 깊게 우려낸 사골입니다.
그럼에도 북미를 포함한 해외에서는 계속 팔리고 있습니다. 혼다 피트, 기아 리오(프라이드), 쉐보레 소닉, 토요타 야리스, 닛산 베르사, 미츠비시 미라지 등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미에서는 고등학생부터 차를 운전하기 때문에 소형 세단 및 해치백이 잘 팔립니다.)
북미 기준으로 현대 악센트는 쉐보레 아베오와 더불어, 옛날에 학생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이 타고 다녔지만, 2000년대에 오면서, 기아 소울, 닛산 큐브, 혼다 엘리먼트, 사이언 XB 등의 박스카가 유행합니다. 현재는 기아 소울이 독보적이고, 그 뒤로 혼다 피트와 쉐보레 소닉, 쉐보레 스파크가 뒤따라 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개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잘 팔립니다. 워낙 사골이다 보니, 매년 차가 나와도 실내가 10년 전과 거의 흡사합니다. 새로운 변화를 싫어하고, 복잡한 조작에 적응하는데 오래 걸리는 노인들에게는 경제적이면서 운전도 손쉬워서 많이 찾는 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현대 코나가 새로 나온 이후로, 현대 엔트리 라인 중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2019년에 현대 악센트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자, 운전면허학원에서 한바탕 난리였습니다. 당시 쉐보레 아베오도 단종, 기아 프라이드도 단종이었으며, 르노 클리오는 수입차여서 공급과 가격 면에서 운전면허차로 부적합했습니다.
국외에서는 계속 생산 판매하고, 국내에서만 단종을 하니, 국내외 차별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미 학원에서는 갖고 있는 차들이 있었으므로 당장 급하지는 않았지만, 서둘러 재고 차량을 구매한 학원들이 많았습니다.
운전 연습용 차량은 가격이 저렴하고 수리에 용이한 게 최고로 칩니다. 어지간히 깨지고 부서져도 고쳐가면서 계속 유지합니다. 그러나 결국 신차가 필요하면 현대 베뉴나 현대 아반테로 가거나, 값싼 중고 준중형 세단을 고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록 플랫폼 자체는 10년이 되었지만, 외관은 시대에 맞게 멋을 부렸습니다.
(Scientist님, SIYU님 제보 감사합니다.)
플랫폼은 2017년에 현대-기아 PB 플랫폼에서 현대-기아 GB 플랫폼으로 바뀌었습니다. IIHS 스몰 오버랩 안전 테스트 때문에 구조를 보강하고 개선했습니다. (현대 악센트 코드명 HC)
뒤에 악센트라고 쓰여있는데, 이제는 한국에서 신차로는 볼 수 없는 차량입니다.
차가 작다보니 운전도 용이하고 U턴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골목길이나 시골길에도 참 유용합니다. 경차의 혜택은 누리지 못 하지만 경차의 상위호환으로 팔리기도 했습니다. 경차가 너무 작고 안전성에 대해 불안한 사람들은 소형 SUV가 대안이었는데, 세단을 고집해야 한다면, 현대 악센트가 유일한 대책이었습니다.
요새는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각종 편의시설을 봐도 소형차인 악센트보다 우위에 있게 되었습니다.
실내는 이렇게 깔끔한 모습입니다. 어떤 이가 타더라도 질문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간결하고 직관적입니다. 이 정도 등급에서 차량의 재질을 판단하는 것은 엄격한 잣대입니다.
필요한 것은 다 있고, 모든 것이 편리합니다. 본능적으로 손을 뻗으면, 있을 게 다 있습니다.
운전대는 딱딱한 플라스틱입니다. 과거 현대/기아 모두 유격이 조금 있고 너덜너덜한 핸들링입니다. 누구든지 바로 적응할 수 있고, 운전이 쉽습니다. 핸들링도 가볍습니다.
최근 추세는 쫀쫀하게 쫙 조여진 핸들링입니다만, 과거 그대로 덜렁거리는 핸들링입니다. 운전 자체는 쉽습니다만, 고속으로 가면 불안합니다. 고속에서 묵직해지기라도 하면 불안한 마음이 덜한데, 저속이든 고속이든 덜렁이 운전대입니다.
그치만 소형차를 갖고 고속으로 쏠 일은 없으며, 130km/h 이상 고속으로 달리면 차 자체가 덜덜 떨리기 때문에 그 정도 속도면 운전대가 문제가 아닙니다.
현시점으로 보면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핸들링입니다.
계기판은 말끔합니다. 더 보태면 산만해지고, 더 빼면 중요한 정보를 못 봅니다. 소형차 등급에서 가장 시인성이 좋습니다. 디지털보다는 바늘 계기판이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현시점에서 봐도 훌륭합니다.
인포테인먼트는 간단한 것 위주로 해놓았고, 공조장치는 수동입니다. 수동이라고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차를 구매한다면 가격이 담백한 것이 관건입니다.
공조장치는 수동으로 한다고 해서 기능적으로 모자랄 것도 없습니다. 손만 바로 바로 움직여주면, 자동보다 운전자에게 최적의 온도 설정을 맞춰줄 수 있습니다.
USB 단자, 시거잭, AUX 등 있을 건 다 있습니다. 4000만원 이상의 높은 등급의 차 중에서도 이런 포트를 끼우는 게 깊숙한 곳에 있거나 각도가 애매해서 연결하는데 오래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AUX는 구멍이 작아서 깊이 있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거잭의 경우 블랙박스나 다른 장치와 연결하여 쓰기도 하는데, 위치가 안 좋으면 거치적 거리고 잘 맞지도 않습니다.
이 차는 간결하면서 정직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는 값비싼 차들도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기아봉은 유행과 별 상관 없는 간단한 디자인입니다. 인체공학적으로 쥐기도 편하고 가벼워서 조작도 쉽습니다. 현대 악센트는 모든 것이 간결하고, 편리합니다. 고급차 중에서는 디자인과 소재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복잡해지고 조작성을 떨어뜨리며 조작의 피로도를 높이기도 하는데, 이런 차는 자잘하게 신경쓸 부분이 없어서 좋습니다.
전작에는 6단 자동 미션을 썼던 것을, 이번 작에는 CVT 미션으로 바꿨습니다. 덕분에 연비도 개선되고 가속과 제동 느낌도 더 부드러워졌습니다.
현대도 무단변속기에 대한 기술력을 쌓아오면서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최신식 CVT 미션은 아닌지 늘어지는 느낌은 있어도, 늘어지는 느낌 자체가 깔끔합니다.
엔진은 직렬 4기통에 120마력입니다. 힘 자체는 무난합니다. 가속성은 CVT 미션과 붙어서 격한 거동을 보이긴 어렵습니다. 시내든 고속도로든 일상적으로 잘 타고 다닐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초반 직발은 양호하나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가속이 많이 늦습니다.
풀악셀을 밟으면 엔진이 신내는 것이 아니라 그만 하라고 부탁합니다. 언덕에서는 더더욱 그럴 겁니다. 이 차는 스포티한 차가 전혀 아니므로 위급한 상황에만 풀악셀을 사용합시다.
경차의 상위호환 정도로 보면 타당합니다. 현대 아반테와 비교가 안 됩니다. 더구나 10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차이납니다.
도어 트림은 간단합니다. 값싼 재질로 에누리 없이 담백합니다.
후방 카메라는 고화질은 아니지만, 보일 것은 다 보입니다. 운전할 때 전혀 거슬리지 않고, 반응도 빠릅니다. 국내는 후방 감지 센서만 필수지만 북미는 법이 바뀌어서 후방 카메라가 필수로 장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좌석은 직물입니다. 개인적으로 질 나쁜 인조가죽보다는 세련된 직물이 훨씬 더 선호합니다. 직물의 취약점은 오염에 취약하다는 것인데, 내구성과 관리는 직물이 훨씬 유리합니다.
직물 시트도 촌스럽고 감촉도 거슬릴 때가 있는데, 이 정도면 직물 중에서도 중급 이상은 합니다. 인조가죽보다 더 낫습니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뷰익 정도 되면 직물 자체를 극세사 비슷하게 짜서 매우 부드럽습니다. 당연히 어지간한 인조가죽 보다 더 비쌉니다.
색상도 3가지 톤을 섞어서 놓았고, 만졌을 때도 부드럽습니다. 직물이 풀려서 일어날 것 같지도 않아 내구성도 좋아보입니다.
착좌감은 과거의 현대 아반테, 현대 소나타 등과 동일합니다. 다를 게 없습니다. 느긋한 느낌을 주진 않지만 편안하고 손발에 모두 편의성과 자유성이 보장됩니다.
승차감은 등급에 맞게 떨어지는 편입니다. 노면 소음이 있고 덜컹거립니다. 그러나 노면 충격은 크지 않습니다. 폭스바겐 제타, 폭스바겐 비틀의 경우 매우 딱딱하게 잡아서 빠각 소리가 날 정도인데, 현대 악센트는 노면 충격이 순진합니다.
뭔가 덜렁이긴 하는데 바닥에 붙어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현대 소나타나 아반테에서 느낄 수 없는 붙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붙어가는 느낌 자체는 독일차에 가깝습니다.
통상 현대 차가 일본 토요타 쪽과 승차감이 흡사한데, 악센트는 유럽을 겨냥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유럽 차의 느낌이 납니다. 고급스럽게 바닥에 쫙 가라앉는 느낌은 결코 아닙니다. 승차감 자체는 저렴한 느낌인데, 휘뚜루마뚜루 붙어가는 느낌인지라 인상에 남습니다.
신기하게도 고속에서도 붙어가는 느낌이 계속 됩니다. (대신 비틀림 강성과 차체 강성이 좋지 못하다 보니 진동이 심해집니다.) 붙어가는 느낌 자체는 좋은데, 고속에서는 차 자체가 떨리고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커지면서 불안합니다.
10년 전 악센트는 안 타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유럽 시장을 생각했던 것인지 설정값을 어떻게 조절을 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2열 공간입니다. 소형차이므로 쾌적하게 넓진 않습니다. 그러나 4명이 타도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 요새 세단도 쿠페 형식으로 뒤를 많이 깎아서 머리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데, 머리 공간은 오히려 더 넉넉한 편입니다. 무릎 공간도 크게 불편할 게 없습니다.
악센트를 구매하는 사람은 2열에 태울 경우를 많이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혀 무리되는 승차는 아닙니다. 어지간한 소형 해치백 보다는 약간 더 넓습니다.
트렁크 공간도 소형 치고 넉넉한 편입니다. 일본차와 더불어 현대/기아가 잘하는 부분이 바로 공간 확보입니다. 소형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뽑았는지 신기합니다. 깊이는 소형 SUV보다 훨씬 더 깊습니다. 의외로 많이 들어갑니다. 세단이라서 낮아서 그렇지 공간 자체는 넓은 편입니다. 다른 브랜드의 준중형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최근 현대가 팰리세이드를 만들고, 벨로스터 N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내면서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현대/기아의 특기는 따로 있습니다. 현대는 원가절감이 많이 필요한 저렴한 차를 무척 잘 만듭니다.
이런 등급에서는 원가절감이 많이 되었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고 도리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거품을 걷어내고 치장을 내려놓아서 부담이 없습니다.
경차에 대한 비판은 다름 아닌 가격입니다. "차라리 그걸 빼고 가격을 낮춰라."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경차를 사더라도 여러 편의 장치를 누리며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20~30만원이라도 더 저렴하게 사야 하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우선시 하여 겉치레를 줄이고 최대한 실속 있는 차를 만들어 내면 좋겠습니다.
바로 현대 악센트는 그런 차입니다. 실속을 챙겼고 실용적입니다. 주부들이 부담 없이 탈 수 있고, 초년생이 첫차로 탑니다. 세단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경차 상위호환으로 생각하면 이만한 차가 없습니다.
현대 베뉴와 비교한다고 한다면, 100% 베뉴를 선택합니다. 말 그대로 모든 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갓난 아기가 초등학생이 되어 가는 10년의 격차는 결코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타보면 급이 떨어집니다. 요새 차와 비교하면 부족한 게 1~2가지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다 열등합니다. 현실적인 경쟁력은 없습니다.
그치만 악센트 자체를 나쁘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10년 전에 출시한 차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고, 연비가 우수하며, 가격이 매우 저렴합니다.
자동차 자체의 만족감은 전체적으로 떨어집니다. 최대한 싸게 만들었으니, 딱 경차 상위호환입니다. 마실용으로 타거나, 아이들 통학용, 출퇴근용, 장볼 때 타고 가기 참 좋은 차입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중고차로 사서 부담없이 굴리기 좋은 차입니다.
기술격차눈
아반떼에 비해 5~6년 차이뿐 입니다~~~
https://youtu.be/7WxNQm3yYKQ
악센트 플랫폼은 4회 바뀌었는데, 2017년에 현대-기아 PB 플랫폼이었다가 현대-기아 GB 플랫폼으로 바뀌었습니다.
IIHS 스몰 오버랩 안전 테스트 때문에 구조를 보강하고 개선했습니다.
틀린 부분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드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출퇴근 마트 병원 약국 갈때나 기타 멀지 않은 거리 볼일 볼때 등으로 쓰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내는 단종
요새는 인기글에서 자동차 이야기를 보기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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