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만 4천 대 전기트럭…당초 보급량 2배
시내 전기버스도 보급 계획보다 많이 나가
수소버스는 충전소 부족에 보급률 33% 그쳐
지난해 국내 친환경 트럭 및 버스는 구매보조금에 힘입어 당초 계획보다 많은 대수가 팔렸다. 사진은 전기버스 충전 모습.
지난해 국내 친환경 상용차 판매량 성적표가 나왔다. 경소형 전기트럭과 시내 전기버스가 당초 보급계획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은 반면, 수소전기버스(수소버스)는 미진한 성적을 거뒀다.
정부는 지난 2020년을 친환경 상용차 보급 원년의 해로 지정하고 구매보조금 규모를 크게 늘렸다. 경소형 전기트럭에는 전년도(2019년)보다 6배 증가한 1,092억 원이 투입됐으며, 시내 전기버스도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650억 원이 예산으로 배정됐다. 수소버스와 수소충전소에 대한 지원사업도 새롭게 시작됐다.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지난해 1톤급 전기트럭은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 할 정도로 화물차운전자들의 수요가 높았으며, 전기버스도 지자체 보조금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초 계획보다 많은 대수가 팔렸다. 다만 수소버스의 경우 높은 비용과 부족한 충전인프라 탓에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기트럭 1만4천 대…당초 계획의 ‘두 배’
경소형 전기트럭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 상용차다. 약 1만 4,000대가 팔렸는데, 원래 보조금 규모인 7,500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대수다.
상용차업계 및 국토교통부 차량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경소형 전기트럭 신규등록대수는 총 1만 4,274대다. 모델로는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가 각각 8,993대, 5,149대이며 특장업체가 판매하는 1톤급 미만 경형 전기트럭이 132대 판매됐다.
완성차 업체에서 제작한 1톤급 전기트럭의 높은 인기에 예산도 두 차례 추가 편성됐다. 지난해 6월 환경부는 그린뉴딜 사업을 위해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며 전기트럭 보급 사업에 990억 원을 증액 편성했다. 약 5,500대에 달하는 규모다. 보급 사업이 종료된 12월에도 여전히 수요가 높아 환경부는 1,000대를 추가 보급하기로 하고 예산 180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 한 해에만 1톤급 전기트럭 보급 사업에 환경부 예산 2,262억 원이 쓰인 것이다.
전기트럭이 이토록 잘 팔린 이유는 구매보조금과 저렴한 연료비 외에도 ‘영업용화물차 번호판 무상지급’이라는 혜택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가 지난 2004년부터 신규 발급이 엄격히 제한되던 영업용화물차 번호판을 전기트럭 구매자에 한해 조건 없이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도 전기트럭은 인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환경부는 전기트럭 보조금으로 총 4,000억 원을 배정하며 지난해 보급대수인 1만 4,000여 대보다 1만 대 증가한 2만 5,000대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내 전기버스 826대…수도권 수요 압도적
지난해 전기버스는 수도권 시내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활발히 보급됐다. 당초 보급계획인 650대보다 176대 더 팔렸다.
지난해 전장 9m 이상 대형 전기버스는 총 826대가 신규등록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체 버스 수요가 크게 줄었지만 전기버스는 오히려 전년도와 비교해 더 많이 보급됐다.
전기버스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총 보급대수의 약 70%가 서울에 등록됐다. 전기버스에 지급하는 지자체 보조금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억 원이기 때문이다. 국산 전기버스의 가격은 평균 3억 원 중후반대로, 환경부 보조금 1억 원과 저상버스 보조금 0.9억 원에 서울시 보조금 1억 원을 더하면 약 1억 원 초반 가격에 전기버스를 구입할 수 있다.
구매보조금 외에도 연간 기준 1천만 원 이상 저렴한 연료비와 정숙한 주행환경이 전기버스의 인기를 이끌었다.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 특성상 충전계획을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도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 출시된 전기버스 모델 대부분이 저상버스 형태인 탓에 도로환경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어촌 지역의 경우 도로가 잘 정비돼있는 곳이 드물어 전기버스를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전기버스는 1,000대가 보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보급계획보다 350대 증가한 대수로 예산도 23.1% 증가한 8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버스 60대…당초 계획의 33% 그쳐
수소버스는 전기상용차와 달리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원래 목표의 33%에 불과한 60대를 보급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수소버스 신규등록대수는 총 60대다. 대부분 4분기에 등록된 실적일 만큼 지난해 수소버스 보급은 순탄치 않았다. 주로 부산과 울산을 비롯한 경남권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됐다.
수소버스 보급을 가로막은 가장 큰 요인은 부족한 충전인프라다. 실제 서울의 경우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이 수차례 무산되면서 수소버스 도입에 차질을 빚은 반면, 전국에서 수소충전소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경남권(15개소)은 수소버스 도입에 속도를 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탓에 버스 수요가 급감하자 수소버스 예산이 40% 삭감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환경부는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소버스 및 수소충전소 보급예산을 816억 원에서 498억 원으로 줄이고 보급량도 수소버스 80대, 충전소는 9기로 축소했다.
올해 수소버스 보급 예산은 180대와 수소충전소 13기에 해당하는 800억 원 수준으로 편성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시가 수소버스를 보급하기 시작했고, 수소상용차 전용 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Kohygen)’이 올해 초 출범함에 따라 수소버스 보급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준영 기자 zzangtruck@cvinfo.com
출처 : 상용차신문(http://www.cvinfo.com)
http://www.cvinf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35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