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2020년 판매량 전년比 36.3%↓
총중량 기준 대형 36.6%↓, 중형 35.0%↓
2009년 세계금융위기 후 최악…악몽 재현
코로나19 앞에선 ‘트럭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유럽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유럽연합 중대형트럭 판매량이 전년도(2019년) 대비 36% 수준 감소한 것이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할퀴고 지나간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판매된 차량총중량 3.5톤 이상 중대형트럭은 총 24만 7,499대로 전년도(38만 8,342대) 대비 36.3% 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국내는 적재중량을 기준으로, 유럽은 차량총중량을 기준으로 차급을 정한다.
이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2009년 세계금융위기 사태 당시 유럽연합이 기록한 트럭 실적(22만 1,765대)에 근접할 만큼 저조한 실적이다.
국가별로 지난해 트럭 판매대수를 보면, 유럽 최대 트럭 시장인 독일이 전년 대비 24.0% 감소한 실적을 거뒀으며 이어 프랑스(-24.1%), 스페인(-21.7%), 이탈리아(-14.0%) 등 유럽연합 26개국과 영국(-33.6%)이 20~40%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트럭 실적 하락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과 국경폐쇄 및 이동명령제한조치, 상용차 생산공장 셧다운(Shut down) 등과 같은 메가톤급 악재가 겹친 탓으로 해석된다.
16톤 이상 대형트럭 시장 직격탄
차급별로 보면 대형트럭(HCV, 차량총중량 16톤 이상)의 실적 감소가 중형트럭(MCV, 차량총중량 3.5톤 초과~16톤 미만)보다 두드러진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류이동이 제한되면서 국경을 오가는 대형트럭의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에서 판매된 대형트럭은 총 19만 8,352대로 전년도(31만 2,692대)와 비교해 36.6% 주저앉았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과 프랑스의 실적 저하가 크다. 유럽 최대 트럭 시장인 독일은 지난해 대형트럭 5만 323대를 판매하며 전년(6만 8,010대) 대비 26.0%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시장 규모가 큰 프랑스도 지난해 대형트럭 3만 6,737대를 팔며 전년(4만 9,519대)보다 25.8% 하락했다.
지난해 초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은 이보다 큰 하락세를 겪었다. 영국은 유럽연합에 소속돼있던 지난 2019년 대형트럭 판매대수 4만 3,356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이보다 35.9% 떨어진 2만 7,79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도 유럽연합의 주요 트럭 시장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각각 전년도 대비 22.1%, 13.1% 감소한 성적을 거뒀다.
3.5톤~16톤급 중형트럭도 35.0%↓
차량총중량 3.5톤 초과~16톤 미만 중형트럭(MCV)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유럽연합 내 중형트럭 판매대수는 총 4만 9,147대로 전년도(7만 5,650대)보다 35.0% 줄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대형트럭보단 하락세가 약했는데, 20% 이상 감소세를 보인 영국을 제외하면 주요 국가 대부분 1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우선 영국은 지난해 중형트럭 1만 1,518대를 팔며 전년도(1만 5,889대) 대비 27.5%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고, 독일은 지난해 2만 4,456대를 판매하며 전년도(3만 389대)보다 19.5% 준 실적을 거뒀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지난해 각각 중형트럭을 5,962대, 3,803대, 3,313대 판매하며 전년도보다 11.6%, 17.7%, 19.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감소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상용차 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 유럽에 세계금융위기나 유럽재정위기가 닥쳤을 때 유럽 트럭 실적이 크게 준 적이 있는데 판매량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2, 3년이 걸렸다.”며 “유럽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집단면역이 이뤄지는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당장 큰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트럭 판매량은 경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트럭 수요를 결정하는 물동량이 경기지표에 직접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유럽연합의 중대형트럭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 12년간 세 번의 금융위기로 경제성장률이 오르내릴 때마다 트럭 판매 실적도 함께 요동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세계금융위기가 유럽을 덮치자 중대형트럭 판매량은 직전년도(2008년)보다 43.9% 하락한 22만 1,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3년 만에 다시 재정위기를 겪은 유럽은 직전년도보다 7.6% 하락한 중대형트럭 26만 7,000대를 판매하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금융위기 여파는 3년간 지속됐고 이후 중대형트럭 시장은 상승세로 전환하며 2019년에는 드디어 연간 실적 36만 대를 넘어섰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판매량이 36% 이상 주저앉으며 다시 침체기에 빠져든 모습이다.
2009 세계금융위기 후, 유럽 트럭시장은?
지난 12년간 유럽에는 몇 차례 큰 경제위기가 닥쳤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금융위기와 2012년 유럽 재정위기, 그리고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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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기자 zzangtruck@cv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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