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산 29만1천원? 누가 믿겠나"
기사입력 2004-12-05 12:00 최종수정 2004-12-05 12:00
29만1천원의 재산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을 정도라고? 누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데스크에서 계속 파보라고 해서 몰두했는데 성과가 잘 나왔을 뿐이다."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겨진 서초동 땅 51평을 찾아내 화제에 오른 천우진(31) <일요신문> 기자. 3일 <일요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천 기자는 "정말 별거 없는데... 저를 취재해서 기사가 나오겠느냐"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천 기자의 겸손과 달리 이번 '특종'은 매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검찰은 전씨의 '숨은 땅'을 찾기 위해 소유자가 '전두환'인 전국의 모든 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미납추징금 1672억원을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내지 않고 있는 전씨의 은닉 부동산을 찾기 위해 검찰이 일제 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결국 한 기자의 추적보도가 검찰을 움직인 셈이다. 천 기자를 포함한 <일요신문> 취재진은 2001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수백억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28일 천 기자는 최소 7억6천만원에 이르는 서초동 1628-67번지 일대 땅 51평이 전씨 본인 명의로 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4년간 전씨 일가의 재산동향을 추적하던 <일요신문> 취재진에게 지난 10월까지 올해만 전씨 일가가 100억대 부동산을 움직였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천 기자는 그중 장남 전재국 사장이 소유한 (주)시공사의 서초동 주변 땅을 눈여겨봤다. 한달 여간에 걸친 현지답사와 1000건 이상의 등기부 조회를 병행한 결과 전씨 본인 명의 땅을 찾는데 성공했다.
기자생활 6년차로 정치부 일선에서 뛰고 있는 그는 "이번 기사로 전씨 추징금 환수에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이 궁금한 점을 밝혀냈다는데 뿌듯함을 나타냈다. 앞으로도 전씨 재산 추적을 멈추지 않겠다는 천 기자.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서초동 등기부 1000여건 조회
- 전두환씨의 숨겨진 서초동 땅을 찾을 수 있었던 실마리는.
"특별한 실마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씨 장남인 전재국 사장이 운영하는 (주)시공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서초동 주변 땅이 시공사 소유인데, 혹시 근처에 전씨 일가에서 새로 취득한 땅이 없나 조사해봤다. 사실 전씨 본인 명의 땅이 있으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는데 나와서 놀랐다."
- 어떻게 '땅 찾기'에 성공할 수 있었는가.
"10월말부터 11월말까지 한달 정도 걸렸다. 서초동 주변 땅을 현지답사하고, 여기다 싶은 곳의 번지를 알아내 등기부 등본을 일일이 조회하는 수밖에 없었다. 현지답사와 등기부 조회를 반복했는데, 등본은 1000여건 이상 조회했다. 그러다 전씨 땅을 찾게 됐다."
- 이번에 찾은 전씨 땅은 국가에 환수되는 것인가.
"검찰에서 일단 압류한 상태이다. 그러나 건물과 건물 사이에 낀 땅이라 막상 경매에 부쳤을 때 실제로 누가 살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검찰 입장이다."
- 기자 한 사람이 찾을 수 있는 땅을 그동안 검찰에서는 왜 찾지 못했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 땅의 번지수 체계가 복잡해서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담당 검사에 따르면 업무를 이관받으면서 관련 자료를 못 받았고 전산상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검찰은 담당 검사가 바뀌면서 일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 이번 보도를 계기로 검찰에서 전씨 땅 찾기에 적극 나섰는데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현재 검찰에서 전국적으로 '전두환'이라는 이름으로 소유된 땅을 모두 찾고 있는데 검찰에서 맘먹고 하면 어떤 성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더 나올 게 있을 지는 아직 모르겠다."
- 취재 과정에서 외부 압력을 받거나 취재를 방해받은 적은 없었는가.
"전혀 없었다. 전에 취재하던 선배들한테도 그런 게 전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 그동안 <일요신문> 기사를 보면 전씨 직계 가족의 부동산 소유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전씨 일가 소유의 부동산 동향은 어떤가.
"전씨 장손녀 명의로 돼 있던 서울 논현동(토지 가격만 40억원) 땅과 며느리-손자의 공동명의였던 서울 서교동(대지 시세만 20억원) 땅은 각각 지난 1월, 9월에 팔렸다. 또 아들들의 명의로 서초동 일대에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
막내아들 전재만 명의로 한남동에 100억짜리 빌딩이 있고 올 5월에는 장손녀 명의로 경기도 연천에 3000평 가량의 땅을 샀다. 서울 논현동과 서교동의 금싸라기 땅을 팔아 경기 연천의 땅을 산 것으로 보인다. 연천 땅은 현재 땅값이 별로 되지 않지만 5월에서 10월 사이에 두 배 정도 가격이 올랐고, 앞으로 대기업 단지가 들어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 '전두환씨 서초동 땅' 기사가 실린 11월 28일자 <일요신문>
ⓒ2004 안홍기
“<일요신문>에 '전씨재산 전담 취재팀'은 없다”
- <일요신문>이 전두환씨 일가 재산 찾기에 몰두한 계기는?
"우리 신문이 지난 2001년 5월 전두환씨 손자가 10억대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자료를 확보해 보도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법정에 선 전두환씨가 재산이 29만1천원이라면서 직계가족들에 대해서도 ‘겨우 생활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누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우리 데스크에서 계속 파보라고 해서 몰두했는데 다른 주제에 비해 성과가 잘 나왔을 뿐이다."(<일요신문>은 지난해 5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수백억대에 달하는 전씨 일가의 재산보유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 다른 언론에서 이번 <일요신문> 특종을 인용하면서 '모 주간지'라고 쓰는 등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았는데.
"그 언론의 내부 사정이 어떤지 잘 모르니 뭐라 얘기할 수는 없다."
- 전씨 일가 재산을 추적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힘없는 서민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풀어줬다는 점. 검찰의 추징금 환수에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
- 앞으로도 전씨 일가 재산에 대한 추적을 계속 할 것인가.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또 해볼 만한 게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
- <일요신문>이 심층보도, 탐사보도에 남달리 강한 것 같은데 비결이 있는가.
"'<일요신문>에 전씨 일가 재산 추적만 담당하는 팀이 있다'고들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2001년 전씨 손자의 부동산 소유를 보도하면서 관련 보도가 잇따랐지만 전담 취재진이 따로 있지는 않다. 2001년 취재를 담당했던 선배들을 보조하다가 2003년 자연스럽게 나에게 넘어왔다. 그리고 '자율과 의리'가 강한 신문사 분위기도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무엇보다 특종을 많이 했던 선배들에게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죄송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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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도 있는데....김대중 일쯤이야..ㅋㅋㅋㅋㅋㅋ
아참....손녀딸은 30억~~~쿠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