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부터는 보배에서 사격장 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오더니 오늘 아침에는 뉴스에서 톱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많은 소식들을 접해보면서 제가 군생활 하는 동안의 경험을 포함해서 참고할 만한 사항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제작년 퇴역을 한 장교로 2011년 겨울부터~2013년 1월까지 0군단 예하 0사(여)단에서 훈련계획장교로 약 2년 가까이 보직을 받아서 일을 했었고, 사격장은 예하에 자동화 사격장을 포함해서 19개가 있었습니다.(간이사격장 및 공용사격장 포함) 그 당시 군단내 모 사단에서 MG50탄이 도비해서 수킬로 떨어진 곳에 민간인이 피탄되는 사고도 있어서 군단장지시로 전 사격장을 대상으로 사격장 안전성검사를 실시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니 도비탄, 오발탄, 심지어 북한군이 쏘고 갔다는 황당한 가설까지 나오는것 같아서 어느정도 참고는 하시라는 의미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내보겠습니다.
군조직에 오랜시간 몸을 담았지만 군에 유리하게 글을 써보자는 생각은 1도 없습니다.
1. 도비탄일 확률
확률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그럴수 있다." 입니다.
보배내에서도 도비탄이라는 말이 낯설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교육훈련 실무자 입장에서는 자주 쓰는 말입니다.
육군 표준훈련장이라는 교범이 있는데 이 교범에는 사격장 설치시 도비탄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시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예하부대에서도 도비방지를 위한 시설을 사진을 찍어가며 보여준 공문들도 많이 하달되고는 합니다.
보배내에서도 군인분들 많으신것 같으니 확인해 보셔도 좋을겁니다.
물론 이러한 시설물이 제대로 설치가 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지요. 어디까지나 예시 또는 권장사항 정도로 그치고, 어쩌다 시범식 교육을 통해서 하기도 하지만 관리도 되지 않고 결국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도비탄에 의한 사고는 전군에서 사고사례로 1년에 1번 내지 2번 꼴로 내려오고는 하는데 개인화기 사격장 보다는 공용화기(M60계열, MG50계열, 포병사격)로 인한 사고사례가 주로 있습니다. 개인화기 사격장에서의 도비사라고 하기에는 흔치 않은 것이죠.
2. 오발탄일 확률
오발에 의한 사고는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어제 올려진 글들을 보니 간부들에 의한 잔탄사격으로 인하여 사고가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솔직히 그럴 확률도 높습니다. 상급부대에서 본 예하부대의 사격훈련은 잔탄사격을 하도록 그냥두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전년도에 사격계획을 해당부대에서 작성하고, 그에 따라 교탄을 할당하는 것이 정석이기 때문이죠.
탄을 가져가서 남겨온다고 문책을 하는 상급부대는 없습니다. 단지 연중 균형된 교탄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교탄사용이 일부 특정기간에 몰려서 사격하는 것도 좋게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하 중대급 이하 부대에서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사격하지는 않죠. 그리고 반납하는 과정도 귀찮아하기 때문에 그냥 몇몇 간부들이 표적지역에 대고 통제없이 사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게다가 잔탄사격의 또 다른 문제는 연중 균형된 사격을 하지 않은 부대는 연말 우수부대 선정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교육훈련 분야) 제도적으로 손봐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실 간부들이 사격을 한다고 얼마나 더 잘하겠습니까? 병사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간부들 자격인증 평가를 해보면 불합격자들이 수두룩 합니다. 예전에 불합격한 간부들에게 제가 독한말 한마디 했다가 공공의 적으로 몰린적도 있습니다. ㅋ
"병사들은 끌려와서도 너희보다 잘쏘는데 월급받고 군생활 하는 놈들이 쪽팔리지 않냐며 니들월급 애들에게 나눠줘라."
사격을 통제하다 보면 극히 일부 병사들의 경우 표적지에 쏘지 못하는 병사들도 있긴 했는데 사격장을 벗어날 정도로 쏘지도 않고 도비가 될 정도의 포지션에서 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3. 북한군의 소행?
이건 그냥 개소립니다. 남방한계선으로 부터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격장에...하....그냥 종편 쓰레기들이 어그로 끌려고 만든 말입니다. 일부 할배들 한테는 통할지도....ㅡ.ㅡ
개인적인 생각으로 위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는...
아주, 매우, 극단적으로, 있지도 않지만 있을 수도 있는, 로또복권 2번 연속 1등 맞을 극히 적은 확률이기는 하지만 추측을 해보자면...
1. 사격을 하고 나서 탄약이 남음.
2. 잔탄사격을 한 간부가 서서 쏴로 점사 또는 연발 사격(이에따라 총열이 정면을 향하지 못함)
3. 그중 한발이 사격장 피탄지 대각선 쪽으로 튀어나가 바깥쪽 바위 또는 단단한 물체와 부딪쳐 도비
4. 진지공사하고 지나가던 병사에게 피탄
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다음은 책임문제....
1. 해당 지휘관(대대장, 중대장) 및 사격장 안전통제관(중앙통제관, 좌선 통제관)
대대장, 중대장 (반드시 책임을 묻고 중징계 해야 합니다.) 2012년부터 중 소대장에 의한 사격통제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안전확인에 있어서는 대대장에게 확인하도록 하고 있을겁니다. 아무리 중, 소대급 사격을 실시하더라도 대대장이 현장지도 하고 안전위해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교육하도록 되어있을 겁니다. 방송도 안한것 같던데....암튼 빼도박도 못할겁니다.
2. 진지공사 인솔 소대장
얘도 징계받아야 합니다. 분명히 경계병을 세운 상태에서 부하들과 사격장 통제구역에 들어간 것도 문제가 됩니다.
3. 사격장 관리부대(관)
도비방지시설을 사전에 준비하고 연간 공사계획에 포함되었는지 확인후 되어있지 않다면 문제를 삼아야 겠지요.
4. 사단 교훈참모
사격장 안전관리에 관한 간접책임이 있습니다. 예하부대 훈련장 이력카드를 가지고 있을텐데...바꾸어 말하면 관리를 한다는 얘기겠지요. 관리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식 잘 키워서 군에 보냈더니 군에서는 사랑하는 자녀를 죽여서 돌려주네요. 한 아들의 아버지이자 군 출신으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사고를 당한 이일병의 명복을 빌며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결국은 국민의 세금입니다.
만약 도비탄이라면 도비방지시설과 사격훈련시 인솔 메뉴얼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해당 부대의 문제가 매우 큰 것이고 무엇보다 이유를 떠나서 확실히 사격훈련하는데 그 뒤 도로로 그것도 도보로 이동시킨 소대장이 미친거죠 그냥
3번은 말이 안된다봅니다만 믿는사람이 있더군요. 머 이거야 30키로짜리 땅꿀을 파고 지하기지를 차렸다니 적지 최후방으로 1개 대대급의 특수부대를 위장침투 시켜서 무장폭동을 조장하고 남남갈등을 일으켰다느니 소리를 정설로 믿는 사람도 있어서 이젠 그러려니합니다.
1차로 바위같은 것에 맞아 튄것이라면 탄에 심한 손상이 있었겠지요.
직접 맞은듯 싶습니다.
그래서 직격탄일 수도 도비탄일 수도 있다고 그러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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