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초반기사인데 가해자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네요 - -
중앙일보 문병주 기자] 25분간의 목숨을 건 도심 음주 뺑소니 추격전.
25일 새벽 서울 삼선교차로~청와대 부근 7㎞ 구간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숨막히는 '카 체이스'가 벌어졌다.
이날 오전 4시5분쯤 삼선교차로에서 혜화동 쪽으로 직진하던 프린스 승용차(운전자 崔모씨.21.회사원)가 반대쪽에서 오던 1백25㏄ 오토바이를 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오토바이 운전자 金모(25.자영업)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마침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성북2파출소 112순찰차는 마이크로 "정지하라"고 소리치며 경광등을 켜고 추격을 시작했다. "멈추지 않으면 발포한다"는 네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승용차는 교통신호를 무시한 채 속도를 시속 1백㎞로 올려 내달렸다.
경찰은 혜화고가차도에서 연지동 서울대병원 쪽으로 쫓아가며 공포탄을 한 발 쐈다.
순간 도주차가 고의로 급브레이크를 밟아 뒤따르던 세피아 순찰차가 추돌, 앞부분이 찌그러졌다. 경찰은 실탄을 한 발 쐈으나 도주차는 그대로 달렸다.
원남네거리에서 도주차가 광화문 방향으로 갑자기 우회전하는 바람에 순찰차는 앞서가던 택시와 부딪쳐 범퍼가 크게 부서졌다. 순찰차와 도주차의 간격은 더 벌어졌다. 경찰은 실탄 세 발을 발사해 한 발이 뒷유리에 맞았지만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질주하던 도주차는 광화문 앞을 지나 경복궁을 끼고 옛 문화재관리국 앞 도로로 진입하면서 속도를 줄였다. 도주차의 앞에는 청와대 경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다.
따라붙은 순찰차는 경비대를 향해 "차를 세워라"고 소리치며 바리케이드 때문에 속력을 줄인 도주차를 도로 옆 배수로로 밀어붙여 강제로 정지시켰다.
이때가 오전 4시30분쯤. 새벽 추격전에 마침표가 찍혔다.
경찰 조사 결과 崔씨는 음주운전으로 최근 면허가 정지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쇼크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진 운전자 崔씨의 혈액을 채취,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차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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