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국에서 근무하면서 니뽕사람보다 훨씬 유창한 니뽕국말을 구사했고
누구보다도 니뽕국에 충실하려고 했지만
조선 사람이라는 이유로 멸시와 차별만 받았고
견디다 못해 변심하여 상하이 임시정부로 가서 김구 선생을 만나서는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삼십 몇년 간 육체적인 쾌락은 대략 맛보았습니다
이제 영원한 쾌락을 위해 독립 사업에 헌신하고자 상하이에 왔습니다"
김구 선생은 이런 수상한 젊은이를 통 크게 받아들였고
왜왕을 죽이겠다는 결심을 털어놓자 선생은 그에게 폭탄과 거금까지 지원해 주었다
그리고 거사 당일 젊은이는 선생에게 털어놓기를
"이번에 저 같은 놈에게 큰 돈을 맡기심에 감격했습니다
선생님은 상하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몸인데
제가 그 돈을 떼어먹고 달아나도 어찌 할 도리가 없는데
저 같은 놈을 믿고 큰 돈을 주시다니 태어나서 가장 큰 신임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도량은 참으로 영웅적입니다
이 한몸 분골쇄신 하여 왜왕을 죽이고 말겠습니다"
그리고 김구 선생과 젊은이는 영원한 이별을 고하였고
도쿄에서 왜왕 행렬에 폭탄을 던졌지만 미수에 그치고 도주하다가
엉뚱한 니뽕국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헌병들이 뭇매를 가하자
초연히 나타나서 "내가 폭탄을 던졌으니 그 사람은 풀어달라" 고 자수했다
그리고 그 젊은이는 재판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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