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gho
하루 지났으니 올리는 짧은 생각이다. 지난 밤, 어제 말이 많았던 고대생 집회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캡처해서 올렸다. --> 고대생들 집회 "우린 조국 딸 입학 의혹 규명만 원한다"(https://news.v.daum.net/v/20190823223903219)
좀 어이가 없어서 ‘조국 딸 입학 의혹 규명만 원한다???? 지난 10년간 고대 수시입학생 전수조사가 아니고?’라고 코멘트 했다. 그랬는데 그 대학 교수인 것 같은 분이 발끈하는 댓글을 달아서 포스팅을 지워버렸다. 내 어이없음이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대학에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집회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내가 뭐라고 할 바 아니다.
하지만 고려대와 서울대에서 있었던 집회를 두고 사람들이 '선택적 정의'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생각하는지 궁금해진다.
기사 제목인 ‘우린 조국 딸 입학 의혹 규명만 원한다’는 그날 집회 주최측이 발표한 성명서(총 6개 항목)의 세 번째 주장이다.
집회 주최측의 요구 사항은 다음 4가지로 요약된다.
1) 조국 후보 딸의 입학 의혹만 진상규명, 2) 입학 관련 자료와 심사과정의 투명한 공개, 3) 의혹이 사실일 경우 입학 취소처분 요청, 4) 문제의 논문에 대해 입학사정관의 검토가 철저했는지 학교 측의 분명한 답변
학교 당국이 조국 후보의 딸의 입시에 대해서만 진상 조사를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학교 내부 문제로 프레임을 짜서 외부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 같은데 그런 의도라도 무방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집회를 보면서 왜 '선택적 정의'라고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늘 아침에 읽은 기사다. --> 경향, 세계선도인재전형 2명 중 1명이 '외고' 출신..조국 딸만 문제일까(https://news.v.daum.net/v/20190824103624898)
이 기사를 통해서 내가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1) 고려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세계선도인재전형을 입학사정관제로 운영하면서 모집정원 200명 중 105명(52.5%)을 외고생을 뽑음
2) 시민단체 ‘좋은교사운동’은 1)을 두고 “영어 사교육으로 무장된 부유층 자녀를 선발하는 것은 대학 서열을 올리려는 탐욕”이라고 비판
3) 고려대의 세계선도인재전형은 2010년도에 도입, 이를 위해 정부지원금도 수령
4) 하지만 고려대는 다양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뽑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TOEFL, TOEIC, TEPS 등)공인외국어시험 성적, 외부 수상경력을 주요 평가지표로 삼음
5)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은 응시자 대부분이 고득점이라 희망 전공에 적합한 '스펙'을 얼마나 쌓았느냐가 당락에 관건
6) 이런 분위기라 "2010년 무렵은 고등학생 논문 등재를 비롯한 '스펙 쌓기'가 거의 무제한으로 허용됐고 오히려 권장됐던 시기"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7) 고려대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특목고 학생 유치에 적극적 --> 수시 전형에서 내신 1~2등급의 일반고 학생은 탈락시키고 외고 출신 3~5등급 학생은 합격 시킴
8 ) 고려대는 7)로 인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운영한다는 비판 받음, 법원은 고려대가 2010년도 입시에 일반고와 외고 학생의 점수를 차등 적용했다며 탈락자 1인당 7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림
나는 한국에 학부만 마치고 외국으로 나갔기 때문에 한국 입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1)~8)의 내용을 읽어보니 학생 개인보다 우선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시 새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의 취지가 무색하게 대학이 앞장서서 고등학교를 서열화하고 돈과 사회적 지위가 있는 집안 출신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려고 했던 정황이 다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2010년도 입시에서 수시 모집정원 200명 중 50%를 외고생을 선발했다. 우리가 전가의 보도처럼 이야기하는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여기에 투입되었다. 그렇다면 당시 외고 입학생 중에서 조국 후보의 딸만 골라서 조사를 한다는 것, 실제로는 이 모든 것을 조장한 대학 당국에게 해당 조사를 의뢰한다는 것을 나 같은 제3자는 잘 이해할 수가 없다.
집회에 참가한 고대생들은 조국 후보 딸의 입학 비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노력을 통해 정당하게 얻어지는 결과가 정의라고 믿으며 힘써야 할 우리 학우들의 의욕이 꺾이고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공정한 입시로 인해 의욕이 꺾이고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서 전국을 들썩이게 할 정도의 시위를 해야만 했다면 문제의 근원을 정말로 파헤칠 각오를 해야한다. 10년 전 입시에서 한 개인의 비리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조사해야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한 수험생만 핀셋으로 콕 집어서 비리를 밝혀낼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위에서 보듯이 학교 당국, 그 당시 입학사정관을 맡았던 모든 교수들, 외고 출신 입학생 전체에 대한 조사가 있어야 그토록 갈망하는 '진실'이 규명될 것이다. 이날 집회에서 나온 구호 중 하나가 "개인에게 관심 없다, 진실에만 관심 있다!"였는데 지켜보는 우리도 한 개인의 입학 비리보다는 진실에만 관심이 있다.
이러니 지난 10년 간의 고려대 수시입학생 전체를 전수조사하자는 비판적 여론이 나오는 것이다.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을 뿌리채 뽑으려면 사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정말로 그러려고 할지 의문이다.
고려대 학생과 교수들은 집회의 정당성을 굳게 믿고 있을 수도 있지만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고려대와 서울대의 집회에 대한 반발로 보이는데 '입학사정관 전형, 학종전형 등등으로 대학에 입학한 사람들의 전수조사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와대 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I0dMKo)에 이미 2만 명 이상 동의한 상태다. 아직 공식 청원으로 등재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대학생들은 그럴 수 있다쳐도 이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 교수들은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선택적 정의'를 추구한다는 비판적 여론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뜻인가?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의 해소와 기회의 균등임에도 변죽만 울리고 있다면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하는 책임은 교수들에게 있지 않을까? 이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교수들이 말을 아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정말 선택적정의도 아니고~~봉사시간 부모직업 봉사기관 수상기록 수여기관 등 교차검증하고 실제로 무슨 봉사를 했는지 봐야됨.
사실 다 알잖아요 형식적봉사 시간때우기 봉사 많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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