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어쩌다가 지금과 같은 저인망식 코로나-19 방역 방식을 선택할 걸까? 뭐 물론 방역 교과서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했겠지만 .. 내가 볼 땐 이건 또 우리나라의 방역 기관이 나름 저렴한 비용의 대규모 검사 능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기 의심자 수천 명이나 수만 명 정도를 하면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본다. 그리고 실제 전체적인 경향은 그렇게 흘러갔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신천지라는 돌발변수가 생겨난 것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정말 관련 전문가의 영혼을 갈아 넣으며 죽기살기로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외국은 왜 그렇게 검사자 수가 적을까? 내가 볼 땐 이건 그냥 손을 놓은 거다. 비용도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감염도도 높아 도저히 관련자의 영혼을 다 갈아 넣으면서까지 싹 다 조사하는 저인망식 방역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약간 열 나는 정도는 며칠을 지나 보고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병원을 찾게 만든 것이고 그 대신 이들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앞서 일단 발병 국가를 경유한 여행객의 입국을 막은 것이다. 거기서 못 막으면 정말 난리가 날 일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정말 다행인 건 이번 코로나19의 증상이 대부분 경미하다는 점이다. 이건 정말 다행 중의 다행이었다. 만약 이게 이렇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나라도 패닉이었겠지만 다른 나라는 완전 아비규환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극도의 공포에 빠져 온 나라가 마비됐을 수도 있다. 정말 속수무책으로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도만 일일이 유증상자를 찾아다니며 죽기살기로 검사하고 격리하고 했을 것이다.
그럼 방역 당국의 입장에선 어떤 게 맞는 걸까? 솔직히 이걸 운에 맞기지 않겠다는 우리 방역 당국의 책임감이 나는 맞다고 생각하고 그게 고맙다. 그런 책임감에 검사 방법도 미리 개발하고 검사 장비와 방법에 대한 신속승인 등 규정도 정비하고 준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정말 우리나라는 잘 하고 있는 거다. 딴 나라는 아예 생각할 수도 없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거다. 다 지나고 나서 방역의 역사에서 우리나라의 방식이 맞는지 아예 포기했어야 하는지는 평가가 엇갈릴 수도 있지만 방역 교과서에는 틀림없이 우리나라의 사전 준비와 그에 따른 방역 정책과 수행법은 소개될 거라고 생각한다.
정부 당국자가 무당 빤쓰를 입고 있는 게 아닌 이상 다음 번의 대유행 전염병을 운이나 감에 맡기는 건 정말 원하지 않는다. 또 그 전염병이 이번처럼 경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스나 메르스 같은 것들이 또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그때는 지금 방역 당국이 갖고 있는 책임감이 정말 고마울 것이다. 나는 우리의 방역 당국은 이 정책을 끝까지 고수했으면 좋겠다. 이번에 미비했던 부분과 준비는 이번이 지나면 가다듬고 조금씩 개선시켜 더 나은 정책으로 만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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