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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진단검사 전문가들과 응급수술 등의 사전 검사용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FDA가 미국의 의료기기 업체인 '세페이드'(Cephheid)사 신속진단키트의 긴급 사용을 지난 21일 허가하면서다. 이 신속진단키트는 세페이드의 '진엑스퍼트'(GeneXpert) 시스템과 연계해 약 45분 안에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신속진단키트가 현재 6시간 후에 결과가 나오는 국내 RT-PCR(유전자 검사법) 검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미국·유럽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경우를 제외하고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국내의 경우 하루 동안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보다 많은 '골든크로스'가 14일째 이어졌다.
또 신속진단키트는 '대량 검사'에는 부적합하다는 문제점도 있다. 진엑스퍼트는 한 진단검사 기기에 2개에서 4개의 샘플(검체) 밖에 넣을 수 없다. 반면 국내 대량 검체 검사를 맡고 있는 RT-PCR 방식의 경우 신속진단키트에 비해 오래 걸리지만 한 진단검사 기기에 최대 96개 검체를 넣을 수 있어 한꺼번에 확인이 가능하다.
김충현 미래애셋대우 연구원은 "세페이드 장비는 한번에 4개 샘플을 진단하는 모델로 기준을 잡으면 한시간에 100개 샘플도 확인 못하는 것"이라며 "국내 회사 씨젠을 예로 들면 기계 하나로 400개 이상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 검사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라며 "RT-PCR을 대체하려고 진단장비를 대규모 구입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당국도 응급용으로 한정해 진엑스퍼트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 최소 6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하는 등 시급한 조치를 할 때 신속진단키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관련 장비가 결핵 진단 등의 목적으로 상당수 도입됐기 때문에 시약만 도입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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