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왼손잡이에 곱슬머리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먹는 음식에 까탈스럽죠.
향채 들어간 음식은 손대기 싫어하고
미끄덩거리는 음식도 싫어하며
당면이 들어간 음식도 싫어하며
단음식도 싫어합니다.
섞인 음식이나 퓨전음식도 별로 안좋아합니다.
육고기와 해물을 같이 넣는 음식도 안좋아합니다.
특히나 양념이 섞이는 걸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양념이 묻은 밥그릇에 물을 따라 마시는 걸
극혐합니다.
때문에 최근 유행하는 마라 어쩌구는 물론이고
생굴,냉면,잡채,쫄면,오삼불고기도 극혐합니다.
억지로 먹어볼라치면 속에서 안 받아줘서
체하거나 게워냅니다.
밴댕이 속알딱지 같은 위장이죠.
까탈스러운 조건이지만 충족되는 음식들이 많아
귀찮긴해도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안 먹던 음식을 자꾸 먹게 됩니다.
제 식성을 아는 어떤 분이 지나가는 말투로
툭 던지시더군요.
"니가 그렇게 가려서 먹으면 애들도 안 먹게 될텐데..
애들 식성은 부모 따라가는 거야."
이 말을 듣고는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 맞은 것 같아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음식을 먹으려고 했더니...
애들도 당면 잘 안먹어서 식성이 나 닮았다 생각했는데
자꾸 내가 기피하던 음식도 자주 먹는 모습 보여주니
애들 식성이 좋아졌네요...
당면이 들어간 냉면도 좋아하고 잡채도 좋아하고
향채들어간 음식도 잘 먹고요.
오늘도 억지로 냉면 먹고 명치 두들기며 글을 씁니다.
아빠라는 단어가 무섭네요.
주변인에 의해 대부분 오른손잡이로 바꿨는데 고집센 사람만 아직도 왼손잡이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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