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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내가 서울대학 병원장이라고 쳐 보자.
내 장모랑 마누라가
내 모르는 사이에 병원 돈을 가짜 서류 만들어서 빼돌렸다.
금액이 상상 초월이다.
감당이 안 된다.
기자들 귀에 소식이 들어갔다.
몇몇 기자들이 보도랑 기사를 자꾸 낸다.
"저거 병원장 자격이 있냐" 라는 소리가 내부에서까지 나온다.
고민하지만
내 라인으로 줄 서 있는 과장들이 아직 많이 건재하다....
걔네들을 버릴 수도 없고, 일단은 버텨 본다.
나때문이 아니라, 내 라인에 줄 선 애들때문에.
그런데 내가 차기 병원장 시켜준다고 약속해 논
내 수족같은 후배녀석이 그만, 사고를 쳤다.
병원 이사들 중에 자기 싫어하는 사람 쳐낸다고
그 인간 뒤 좀 캐달라고 양아치들이랑 어울린 모양인데
관련 녹취록이 나온 거다.
이런 옘븅 #@$#$^
가만 있으면 내가 이 자리 물려줄 껀데 왜..ㅠㅠ
그 의사 그거 파면 징계하라고 난리들이 났다.
머리가 빠개진다.
내가 진짜 밀어주겠다고 너 장래 걱정 말라고 호언장담하던 동생같은 놈이다.
징계위원회를 열면 곧바로 결정을 내리게 되니까,
일단 안 열리게 하는 게 장땡이다.
시간을 끈다.
사람들 이목이 딴 데로 나갈 때까지 버텨보는 거다.
그리고 병원내 감찰팀이 내 라인이 아니라서
내쪽 과장들로 채워진 인권위에 사건을 넘겼다.
그랬더니 몇몇 기자들이 그걸 또 알고 막 지롤들을 한다. (아놔)
징계 위원회나 감찰 말고
다른 무슨무슨 희한한 위원회 막 만들어서 그런데서 조사하라고 시켰다.
기자들한테는 "나는 거기 관여 안함"이렇게 말하고 입 싹 닫았다.
그래도 영 신통챦다.
장모랑 마누라는 법정에 갔다.
만약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병원장 자리 놓고 내려간다.
나뿐 아니고 대부분이 그럴 것같다.
왜냐하면,
마누라 장모 다 사실 내 후광에 꿀 빨았다 하더라도,
내가 현직에 있으면 갈수록 위험해 지기 때문이다.
어찌 잘 되면 넘어갈 수도 있지만,
만약 잘 안되면 더더욱 심각한 파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가족이 피를 적게 보는 쪽을 택한다.
동생같은 후배녀석을 살리려면
그 역시 여론의 눈길이 나한테 쏠리도록 하는 게 낫다.
내가 현직에서 내려가고, 야인이 되면
동생을 위협적으로 볼 사람도 없어진다.
징계위원회 열려도 근신이나 감봉 정도로 끝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이 자리 버티면
동생이나 나나, 내 식구들이나
점점 더 위험한 줄타기로 가는 것이다.
동네 조폭, 양아치들도 이 정도는 알 것이다.
양아치 보스 조차 보스 노릇이라는 건,
아랫 놈들 목숨을 내 목에 보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책임 지고 돌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려가면 애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 짜장면 시켜먹기 좋아하시는 분은
대체 어디서 보스 노릇을 그렇게 하라고 배우셨는지.
이분 따라서 짜장면 시켜먹는 줄에... 아직도 서 계신 분들.
이분 뭔가 이상하다는 거 깨달아야 맞다.
이분이 자기들을 챙겨주실 분이 아니라는 거.
자기 몸을 부하들을 위해 날려서 날아오는 총알을 대신 맞아줄,
그런 분이 아니라는 사실 알 때가 되었다.
헛된 충성은 후회만 남긴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법이 아닌,
"사람에 충성"해서 출세하던 그런 시절이 아니다.
가족이 저토록 심각한 범죄자인 사람이, 어떻게 계속 높이 올라갈 수 있겠는가?
잘못된 일을 하던 자가 거기서 손을 떼는 것 역시 용기 있는 결단이다.
많은 분들이 그런 결단을 내리시길 바랄 뿐이다.
추천 꽝 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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