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기도 시흥시 '나물투데이' 공장의 냉장 창고 안에는 거문도 쑥부터 영덕 해방풍, 이천 근대 등 전국에서 올라온 다양한 봄나물 박스가 가득했다. 이 나물들은 이곳에서 하루 남짓 머물다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냉장고 근처의 거대한 기계 앞에는 나물 종류별로 데치는 시간과 온도, 용량 등이 빼곡히 적힌 매뉴얼이 있다. 주부 사원들이 위생모자와 가운을 착용하고 데쳐서 식힌 나물을 개별 포장하느라 바빴다. 요즘은 삼잎국화, 갯방풍 등이 제철이다. 하루 데치는 물량은 400~500㎏가량인데 꾸준히 늘고 있다.
'나물을 손질하고 당일 데쳐서 정기배송한다'는 아이디어로 1인 가구는 물론 바쁜 주부들의 호응이 뜨거운 인터넷 전문몰 '나물투데이'를 창업한 서재호 대표(30)는 1990년생이다. 대학 시절부터 각종 창업경진대회에 도전하고 수상하는 등 창업만 생각하다 대박을 터뜨렸다.
서 대표는 광명시장에서 30년간 채소 가게를 운영했던 부모님 사업을 3~4년 대신 맡아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나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데쳐서 배송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카페24 플랫폼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 대표는 "창업 초부터 사람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익숙한 소재다 보니 일이 쉽게 풀렸다"며 "구독형 정기배송 모델이나 월별로 여는 '제철나물전'도 고객들 요청에 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7년 창업 초기에만 해도 월 매출이 100만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매출 20억원 달성을 기대한다. 정직원만 30명을 고용하고 있다.
나물투데이의 강점은 채소 종류가 70~80종이 될 정도로 다양하고 적절한 레시피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시장에 가더라도 한 상점에서 다루는 야채 종류는 10~20가지에 불과하다. 일반 가정은 물론이고 일부 식품연구소나 일류 레스토랑 등도 이곳에서 주문하는 이유다.
서 대표는 "전체 회원이 1만명가량 되는데 재구매율이 약 60%"라며 "정기배송 회원만 주 100명가량 된다"고 밝혔다. 현재 설비로는 최고 주 500명까지 감당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구매 고객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정기배송 가격대는 시장보다 다소 비싸지만, 백화점·마트보다는 저렴해 한 번 맛본 고객들 중 고정 고객도 생겼다. 1인용(200g)으로 3~4끼를 먹을 수 있고, 가족용(3~4인용) 수요도 많다. 특히 갯방풍이나 삼잎국화 등 영양이 뛰어난 신품종이 농가 판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 대표는 "고객이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 데쳐 바로 배송한다"며 "나물만큼은 우리만큼 신선하게 배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식당이나 학교 급식소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만 연간 100억원 규모이니 나물 시장도 거대하다"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에서 도전해 3년 안에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계속 건승하길 ^~^
정직원이 30명이라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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