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갈등 문제를 떠나서 여성징병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지도 모릅니다. 성별간의 갈등을 떠나서 이는 불가피한게, 근본적으로 십수년 뒤부터는 남성을 한계치까지 징병해도 인구 절벽 현상으로 인한 편제의 공백을 더 이상 메울 수 없을 테니깐 말이지요. "나만 갈수는 없으니 너도 가라!"는 식의 남녀갈등 프레임을 떠나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짚고 넘어갈 점이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하는 말을 보면 "군대는 남성들의 기득권 기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남성들이 군대 해체를 내심 가장 반대하고 있을 것이다"는 궤변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실제로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합니까? 가서 얻는것은 없고 잃을것만 가득하다는 것은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군이 유지 되는 이유는 남성들이 누구보다도 군대에 가기 싫지만 누군가는 가야 하기 때문에 가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동아시아 정세의 약한 고리고, 최소한의 전쟁억제력을 가지기 위해여 하단의 글에 나오는 수준의 병력 유지는 필수적입니다. 전쟁이 없으니 군인이 필요 없는게 아니라, 그동안 군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전쟁이 없었던 것이지요. 세력균형이 깨지면 Status Quo도 깨질 수 밖에 없는 점을 전제로 두고 글을 써 보겠습니다.
9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의 연간 출생아수는 60만명 수준으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부터 2017년까지는 한국의 출생아 수는 40만명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의 폭등, 그리고 메갈리안 사태로 인하여 격화된 성별갈등은 이를 또 한번 급락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명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지요. 한마디로 인구 구조 자체가 15년 정도의 텀을 두며 60만 -> 40만 -> 20만으로 계단식 하락을 거치는 모양새라고 보면 됩니다.
이게 군 인적자원을 수급하는데 어떠한 문제점을 야기하는가 살펴봅시다. 지금 현재 20대 세대까지는 1년당 남성 출생아수가 30만명대입니다. 그래서 60만명의 군을 유지하였으나 이 병력수는 2002년도 생이 군대에 입대할 2021년부터는 더이상 유지할 수 없는 수입니다. 그래서 군 측에서는 국방 개혁을 통하여 선제적인 조치로 군 규모를 50만명으로 감축하는 대신 군 자체를 현대화 시키는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약 7만 1천여명의 군 규모를 감축하기 위해 전방 FEBA 지역에 배치된 여러 보병사단들은 현재진행형으로 해체되는 중입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위에서 보다시피 예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적어도 2035년 부터는 현재 계획된 군 규모를 도저히 유지할 수 없게 되어버리지요. 더이상 남성 인력만으로는 현재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을 위한 군 병력수를 확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여성 징병 비율을 확대하여, 비게 될 TO를 채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전방 보병사단 내의 보병중대나 화기중대 내에 복무시키는 것은 비현실적인 망상입니다. 그러나 취사, 행정계원, 후방 동원전력 관리, 정비, 운전같은 비전투 인력에 대해 여성 복무를 늘리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할 사안입니다. 앞으로도 저 출생아 수가 고착화된다면 한국 남성은 땅파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윤전기마냥 사람을 복사할 수 있는게 아닌 이상 현역판정률 160%를 찍을 수는 없으니깐 말이지요
물론 이러한 사안은 그냥 밀어 붙인다고 밀어지는 것은 아니니깐 어느 정도 윤활유를 발라주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군 복무 인원에 대한 복지나 실질임금의 향상, 그리고 처우 개선과 전역 이후의 인센티브도 지금보다는 더 후하게 주어야 겠지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윗 세대 입장에서는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
여성징병제를 반박하기 위해 "꼭 군 병력을 어느정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미사일 전력을 발전시키면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 국가와 한국은 안보 상황 자체가 다릅니다. 타국에 비해 한국은 극도로 짧은 종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대한민국의 수도 바로 수십km 위의 국경선에는 전연군단 4개가 항시 남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시 그 뒤로 넘어가면 기계화된 4개의 기동군단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개성-서울 방면의 축선, 그리고 춘천부터 서울로 이어지는 축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또한 FEBA 지역에 군단단위 병력을 전개하여 미군 증원이 오거나 혹은 7군단이 평양에 태극기를 꼽아서 전쟁을 끝낼때 까지 피를 갈아서 지연전을 수행해야 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식으로 막대한 군 병력이 필요한 상황에 모병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지요.
정의당 공약집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군 규모를 40만명으로 줄이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군 규모를 40만명으로 줄이자는 주장은 FEBA-A 지역의 방위를 포기하고, FEBA-B 지역에서 지연전을 펼치자는 말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 경기도 북부에 사는 사람들은요? 그 사람들은 지킬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인가요? 그 사람들은 우리나라 국민 아닌건가요? 페바 알파 포기하고 장사정 무기로 막으면 된다던데 비현실적인 망상이 너무 웃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지요.
그리고 미사일 전력도 만능이 아닙니다. 미사일이 경계근무를 서주는 것도 아니고, 국지도발 사건 터져도 미사일 쏘고, 해상 고속정 간의 도발에도 현무 미사일 날릴건가요? 북한과 대화력전 터지면 수천개 수만개의 적 포병 유개호 하나하나에 미사일 날릴건가요? 그 논리 대로라면 GP GOP도 현무가 지켜주겠네요. 미군도 아프간에서 전후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썩혔는데 미사일이 민사작전도 대신 서줍니까? 무턱대고 미사일 쏘다가 긴장 수위 에스컬레이션 되서 전면전 터지면 참 볼만할거 같네요.
결국 미사일 전력만 키우면 된다는 말은 상당히 비현실적인 망상이지요. 전면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리 어느정도 수준의 병력수를 필요로 합니다. 이 병력수 없이 자주국방은 사상누각입니다.
지금까지 국방의 의무에 있어서 너무 남성쪽만 혹사시킨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도 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하여 현역판정률이 90% 대를 넘어선 상황인데 이는 세계 역사상 추축국까지 넘어선, 전례가 없는 매우 비현실적인 수치입니다. 진짜 몸 아픈 사람이나 군 인적자원으로 적합하지 않는 사람까지 모조리 군대로 끌려온다는 의미인데, 진짜 페미니스트들이 성 평등을 원한다면 이런 고통 부분에 있어서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담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미래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력 충원을 위해 여성 징병 대신 복무기간 늘려서 2.5년, 3년동안 군대에 뺑뺑이 시키면 인력부족이야 해결되겠지요. 그런데 전 이런 해결책에 의문이 듭니다. 어떻게 여성 징병은 죽어도 안된다는 사람들이 복무기간 다시 늘리자는 주장을 아주 쉽게 할 수 있을까요? 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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