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xzVe17
정부는 성별 정책에 대해 균형을 유지해주십시오
최근 여성 자살률 증가로 여성이 학살당하는 조용한 학살의 시대라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9898.html
해당 기사에 따르면, 2020년 11월, 젠더 미디어인 <슬랩> 에서는 2018년 통계와 2019년 통계를 토대로 20대 여성 자살자 수가 전년 대비 25.5% 증가하여, 여성 취직의 어려움으로 여성에 대한 "조용한 학살의 시대" 라고 지칭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사실일까요? 통계의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이를 찾기 위하여 단기 지표가 아니라 장기 지표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연령별 자살 통계>
- 남성(10만명 당 명)
20대 : 2009년 : 25.3 -> 2018년 21.5명 -> 2019년 21.6명
30대 : 2009년 : 35.6 -> 2018년 36.4명 -> 2019년 33.5명
- 여성(10만명 당 명)
20대 : 2009년 : 25.4 -> 2018년 13.2명 -> 2019년 16.6명
30대 : 2009년 : 27.0 -> 2018년 18.3명 -> 2019년 20.0명
슬랩이 제시한 대로 20대 여성의 자살자수는 정확히 25%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2018년 - > 2019년의 미시적인 증가폭만 보여주는 매우 편협한 통계입니다.
거시적으로, 10년동안 동일 연령층의 남성의 자살률은 25.3명에서 21.6명이 되었으나,
같은 기간동안 여성의 자살률은 25.4명에서 16.6명이 되었습니다.
30대는 더 극적인 격차를 보여주지요
10년동안 동일 연령층의 남성의 자살률은 35.6명에서 오히려 36.4명까지 치솟았다가 33.5명으로 하락하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동일 연령층의 여성 자살률은 27.0명에서 20.0명으로 감소하였지요.
이래도 과연 여성이 학살당하는 시대인가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남성들은 이 사회 내에서 학살당하고 있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통계의 일부만 보여주면서 눈을 가린 사람한테 코끼리의 코만 만지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지 못하였습니다. 위에 올라오는 "조용한 학살" 에 대한 통계를 알리는 한겨레의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에 올라왔고, 그 이후 2020년 11월 30일에 정세균 총리는 2030 여성들의 자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오히려 남성이 "학살" 당하는 사회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값지며, 절대 잊을 수도 없고 묻혀서도 안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남성은 매년마다 우리 사회 내에서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남성 사망률 문제에 대해서는 "방 안의 코끼리" 처럼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2019년 기준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남성이 여성의 2.39배를 기록합니다. 업무상 사망재해 비율은 더 심각합니다. 한국의 업무상 사망재해 비율은 근로자 10만명당 6명 수준으로, 세계 최상위권입니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18&tblId=DT_11806_N014
2018년 기준 사망재해 성별간 비율, 남성 94.77%, 여성의 18.13배. 이에 대해서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매년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매우 끔찍한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거제시의 조선소에 일하다가 크레인에 매달린 수 톤의 물체에 깔아뭉개져서 시체조차 잧을 수가 없고, 누군가는 광양시의 제철소에 일하다가 고로 내에 빠져서 녹아버리지요. 울산시의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손목이 잘리고, 누군가는 평택, 아산의 전자 공장에서 화학물질 마시고, 누군가는 한전 하청업체에서 송전선을 정비하다가 수십미터 높이에 안전장비 하나 없이 떨어져서 죽게 됩니다.
한국 사회는 근본적으로 위험하고 열약한 생산직에 여성 대신 남성들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편한 직업에 대한 할당제를 주장하는 페미니즘 단체들은 정작 생산직에 대한 성별쿼터제에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언론도 그렇고 정치권도 마찬가지지요.
제목에서 말한 것 처럼 정부는 성별 정책에 대해 균형을 유지해주십시오. 모든 사회적 약자는 여성이 아니며, 모든 여성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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