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대 부모가 태어난지 사흘 된 신생아를 산후조리원에 맡기고 잠적했다가 몇달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2년 전 첫째 아이도 똑같이 산후조리원에 버렸던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두 아이는 아직 출생신고도 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시내 한 산후조리원입니다.
지난 3월 한 30대 엄마가 태어난지 사흘 된 신생아를 데리고 이 곳을 찾았습니다.
첫째 아이가 아파 잠시 돌봐줘야 한다며 이틀 뒤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젖먹이를 먼저 맡겼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아이 부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산후조리원 원장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큰 아이가 아파서 봐줄 사람이 없다 그러고.. 그래서 우리가 쉽게 엄마를 믿었던 것 같아요. 16~17년차 되는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산후조리원에선 정성껏 아이를 돌봤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나도록 부모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산후조리원 원장
"중간중간 연락을 했었는데 전화하면 제대로 받은 적이 없어요. 자기가 전화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문자로 달라 이렇게.. 이사를 하고 있다. 핑계는 여러가지"
경찰 추적 끝에 아이 부모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붙잡혔고, 아동 유기와 방임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사실혼 관계였던 30대 부모는 지난 2019년에 낳았던 첫째도 산후조리원에 맡기고 잠적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이 건으로 검찰에 기소까지 된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배달 일을 해왔고, 돈이 생기면 주거지를 옮겨다닐 뿐, 아이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재호 /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장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애들을 키우고 싶어도 그렇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양육하려 했다하지만 수사 단서상 그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두 아이 모두 출생신고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둘째를 낳은 뒤에야 전 남편과 이혼하면서, 법적으론 두 아이 모두 전 남편의 아이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소송을 하면 낳은 부모 쪽으로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있습니다.
제주시는 두 아이에게 사회복지 관리번호를 우선 부여해 돌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선희 / 제주시 복지위생국 아동보호팀장
"부모가 있는 경우는 같이 부모를 설득해서 아동이 주민등록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찾아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버려져 아직 출생신고조차 안된 두 아이 가운데 첫째는 할머니에게, 9개월 된 둘째는 사회복지시설에 맡겨졌습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이효형(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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