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 24일 - 미얀마 일정 8일차
혼자서 덕질하는 두번째 날이 왔습니다.
이 날은 주요지역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 차들을
세심하게 잡아보려는 '보완' 목적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를 지나는 버스를
여기서 다시 만난 관계로
위시 리스트에 담아 두었던걸 늦게나마 이루어봅니다 ^^
(성남) 신도양마을버스 251번 8113호 출신
노란 떡칠한 글로벌도 있었군요
미얀마에서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지입 차량들이 대부분이라 사장님의
경제적 부담이나 차량 결함으로 인해
길거리에 방치된 차량들도 간혹 있습니다.
과거 한때 FB485와 함께
교행하던 늠름한 차였는데
이 꼴로 다시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고양) 명성운수 1000번 출신
비교적 상태 괜찮은 엘레강스를 보았네요
엔진을 내린 FB500의 모습
자주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이렇게
정비하는 차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순정의 중문 슬라이딩 FB500을 만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전날 65번을 시승하면서
미리 눈여겨봤던 차,
내일도 그 자리에 있을까 노심초사하던 그 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 동아운수 121번 출신
대우 중저상 버스입니다.
서울의 동아운수야말로
중저상 버스를 상당수 구매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상버스지만 한계단 있고
수동 변속이지만 에어서스팬션이고
대우버스만이 자랑하는 파워에
신차로 들여온 당시에는 중저상 버스가
신기했던 적이 있었네요
지금도 저희 동네에 소수가 다니고 있지만
이렇게 먼 나라에서 동네 친구를 우연히 만난듯한
반가움에 어서 기사님을 만나 사진 촬영을 허락받는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덤으로
이 차가 우리 동네 시내버스라고
자랑을 늘어지게 해놓았지요 ^^
121번이 무엇을 의미하냐고 물으시던...ㄲㄲ
자물쇠를 열어
엔진룸도 올려주셨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얀마에선
시내버스의 외부 엔진룸이나 출입문에
경첩을 달고 자물쇠를 채우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그건 아마도 부품 적출이나
차량 도난에 대비하는것 같아보였습니다.
한국에서 넘어온지는
얼마 안되보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실내 맨 뒷열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쓰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노선안내도는 물론
내부 측벽에 붙은 스티커들
모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심지어 실명판도 남아있네요
3894호면 현재 센서 달린 뉴 슈퍼 에어로시티군요
촬영은 이쯤에서 마치고
오래오래 차 많이 사랑해달라는 인사를 뒤로
여정을 계속했습니다.
"부산 도색 너무 좋아해"
양곤의 시내버스들은
부산의 입석 버스 기본 도장에
애착을 보이는 눈치들이었습니다.
서울에서온 차도, 대구에서온 차도
보시는 것처럼 부산 버스도색으로 재도색을 했는데요
스티킹 만큼은 원형을 유지하는 편이었습니다.
현지에서 나름 인기있는 버스 도색이라하네요 ^^
(대전) 협진운수 301번 출신
처음보고 서울찬줄 알았는데 대전,
그것도 저상버스였습니다 ㅎㅎ
미얀마로 수출된 저상버스를 보는건
이 차가 처음이네요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제가 눈으로 확인한 것만
서울, 창원, 부산 출신의 저상버스들이
미얀마의 시내버스로 활약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선 도입한적 없는
전중문형 에어로 스페이스 LS ㄷㄷ
서울이나 경기지역에서 쓰던 차가
미얀마로 넘어와서
'현지에서' 부산도색으로 재도색한 모습입니다.
이쯤 되니 그 인기를 실감하게되네요
(포천) 선진시내버스 3100번 5615호 출신
슈트락을 이상하게 개조했네요ㅜ.ㅜ;;
도색 비율도 소름끼치게 잘 맞췄습니다.
한참을 이 근방에서 얼쩡이다
마침내 벼르던 또 하나의 차가
저의 반대편을 스쳐지나갑니다.
(파주) 신성여객 9030번 1795호 출신
"너 오늘 잘 만났다"
이 곳은 2002년에 창립한
미얀마의 대학교, University of West Yangon입니다.
위성지도에 주황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21번 버스의 출발지점이라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이곳을 왔다갔다하는 시내버스 노선에
파주 신성여객 소속의 차량이 다니는 것을
확인하고 정말 벼르고 벼르다가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잘 나가는 차,
누가 하차벨을 눌렀는데
식당 호출벨 소리도 여전히 잘 들리네요
에어컨도 빵빵하게 잘 나왔습니다.
말년에 9030번에 다녔다가
2017년 02월에 2000번이 새주인에게 넘어갈때
같이 넘어가서 운행을 거의 안하다가
미얀마로 넘어온 차량입니다.
대화에서 서울역이나
문산에서 광화문을 가는
과거 신성교통 노선에서
자주 타고 다녔던 그런 차인데
올해 3월에 스페이스들이 모두
대차되었다고 하는군요
미얀마로 넘어온 차는 두대로
지금은 21번 노선에서 대구, 부산 출신의
시내버스들과 같은 노선을 뛰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실내모습입니다.
중간에 시트가 없는건
노선 특성상 중간에 큰 시장을 경유하기에
농산물을 구입후 탑승하시는
고객들의 짐을 둘 곳을 남기기 위해
일부 시트를 탈거하신거 같았습니다.
저는 이 버스로 기점지를 들어오고 나가는 것 까지
함께 동행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영업용
에어로 스페이스 LS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작년부로 시외버스에서는 모두 전멸했고,
시내버스로 아직 몇대가 소수로 남았네요.
조만간 또 이들을 기록하는 날을 잡아야할것같습니다.
21번 종점에서는 요 차량 말고
다른 차량들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는데요
기사님들께서 격하게 불러주셔서
찍어가라신 덕분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대의 버스들을 담아두고 갈 수 있었습니다.
(대구) 경신교통 출신
과거 한때 대구의 대우 버스들은
창문 전체를 모두 열고 닫을 수 있는
전면개폐창 차량들이라 창문을 열 때
시원함을 배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미얀마에서 차량구별할때
창문 모양으로 출신지를 구별할 수 있겠네요
전체광고만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광고를 붙이니 한국에서의 모습들이
성할리 없었습니다.
푹신푹신한 광폭시트를 뜯어버리고
어디서 쓰다 왔는지 모르는 2인 입석 시트들이
촘촘하게 박혀있네요
대구광역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뒤이어 불려간 곳은
부산 신한여객 66번 출신 차량이었습니다.
깔끔한 실내모습이나
신규로 적용한 노선 안내도까지 종합해보면
미얀마로 들어온지는 얼마안된 모습 같습니다.
소화기 보관함 아닙니다.
돈통입니다.
대구 현대교통 출신 차와함께,,
그리고 마지막
부산에서온 차량인데
어느 회사출신이지는 가늠이 안되고있습니다.
실내를 눈이 휘둥그레지게
개조를했는데요
입석 시트를 모두 뜯어버리고
일본산 직물 유로시트를 양쪽에
촘촘히 박아놓았습니다.
이런 간격이라면
리클은 힘들것 같습니다.
이 배열을 지하철식처럼
배치해놓았습니다.
이 버스에선 실명판은 물론
노선안내도도 없고
경고 문구만 간단하게 남아있어
어디서온 차인지는 구별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과연 어디서온 버스였을까요;;;;;;
촬영에 큰 도움 주신 21번 버스 기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다음에 미얀마로 또 갈 수 있는
영광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사진, 꼭 인화해서 드릴 수 있도록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기사님이 처녀운행을 시작해서 예비차량으로 격하되기 전 까지 근 7년 이상을 운행했던 차라 저에게도 친근한 차량이었는데, 비교적 빨리 대차되어 폐차장으로 끌려갔나 했는데 미얀마에서 제 2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네요. 버스운전대를 잡은 지금에서도 예전 생각이 나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좋은 사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나머지 남은 한대도 이제 곧있으면 대차 예정입니다.
부산도색 LS는 언제봐도 신기합니다. 창문위 라인까지 거의 완벽하게 적용하다니...
나도 은퇴하면 나갈 수 있을려나?
저거타고 통학도 하고 부산도 많이 다녔는데
세금이 썩어나던지 디자인업체에 뭐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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