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 25일 - 미얀마 일정 9일차
한국으로의 귀국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새벽녘에 만달레이에서 돌아온 유명하신 분과 저는
깊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RB520도 타보고, 585도 찍고 그랬는데
'FB500을 시승 못했어...'
어쩌겠습니까, 시내버스로 있던 차는
이젠 폐차되어 볼 수 없고
그렇다고 통근 버스를 잡아탈 수 없는 노릇이니
(히힛)
일정 초반에 만났던 FB500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나마 상태 좋았고
전중문형은 순정을 유지하려 애썼으니
잘하면 경찰버스를 시승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힐랑타야, 다곤아야르 터미널로
다시 방문하게 됩니다.
부산 은성고속관광 버스부터 먼조 만나구여
하이 스페이스만 상당수 보유한줄 알았더니
LS도 꽤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하네요
(부산) 남부여객 70번 출신
터미널에서의 덕질은 잠시 그만.
버스 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를 찾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FB500을 바로 타자,
소요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뿐더러
오늘 가면 내일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맨 앞자리로 ㅎㅎ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로 끊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힌타다로
경로 참조는 사진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일반 승용차로는 이렇게 걸린다지만
우리는 버스로 이동했기에
4시간 10분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탄 FB500
(아쉽게도 경찰버스는 아니었습니다)
예전 80년대
지금의 광화문 동화면세점 버스 주차장 뒷길,
종로 방향 P턴 구간 라인따라
여행사 및 관광버스 회사들이
줄지어 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합니다.
주말이면 영업소 앞에 관광버스들이
줄줄이 손님맞이를 하러 차를 대는 모습들이
진풍경이었다고 하는데요
관광버스들 이렇게 앞부분에
현수막치고 '자연농원' 간다고
출발전 홍보하던 모습들을 영상으로 본적 있었습니다.
시간을 뛰어넘어
2019년에 미얀마에서
그런 옛날 느낌이 듭니다.
이것이 ㄹㅇ 순정 형태의 창문배열입니다.
3년전 미얀마에서 못 본 모습을
겨우 만나보게됬네요
계기판의 바늘들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기사님의 현란한 손짓과
균형잡힌 발짓에 몸을 맡긴채
그렇게 달리기만 할 것입니다.
외부에서만 순정유지에 대해
기대가 클 뿐
역시 내부는 과거 한국에서의 모습이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출발하기전 잠시
몸에다가 용문신을 칠해놨네요 ㅎㅎ
안어울릴거 같지만
(출발할때 도색과 잘 어울리는 주행성능을 보였습니다)
기사님께서도 탑승하시고
슬슬 출발합니다.
이 버스에서는 주로
영상촬영을 위주로 시승하였습니다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진짜 끝내주게 잘나갔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것은
노인학대 수준이라할 정도로
차가 소리 소리 지르면서 내달리던데요
영상을 다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기사님 옆에 계신 분이
가운데 분이 차장님
문짝에 계신 분이 헬퍼입니다.
중간중간 승객을 태우느라
언젠룸은 공석일 때가 많았는데요
3번, 4번 자리가
두명의 한국 덩치들에게는 사이즈가 안맞아서
언젠룸에 앉아보라고 원유하시기도 하셨습니다.
15분 정도 앉았다가
무서워서 도로 돌아온건 안자랑입니다;;;ㅎ
강 건너기 전에 휴게소에 도착했는데요
마치 한국의 국도변에 있는 휴게소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영상을 미리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저렇게 달렸으니 차도 쉴때는
시원하게 쉬어야겠죠?
저도 처음에는
이게 프론트엔진 버스라고 엔진에다
물을 뿌려 열을 식혀주려는줄 알았습니다.
우리 보배드림 회원님이신 cia007님께서는
라디에이터와 브레이크에 열을 식혀준다고
이렇게 물을 뿌리는거다 말씀해주셨네요
링크참조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truck&No=86507&rtn=%2Fmycommunity%3Fcid%3Db3BocW9vcGhxdG9waHFqb3BocWtvcGhxa29waHFqb3BocWtvcGhxcm9waHFwb3BocWs%3D
물 떨어지는 모습...보이시는지요 ㅎㅎ
승객들이 20여분간 쉬고 있던 사이에
저와 유명하신 분은 맞은편 휴게소에서
저희를 앞질러간 경찰버스 FB500을 만나러 이동했습니다.
차 떠나면 어쩌려고 그랬는지..
지금와서 보면 용감하고 무모했네요 ㅎ
물론 이 차는
터미널에서 심도있게 촬영하면있지만
외관의 전체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을
여기서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다시 저희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먼저 나갈 채비하는 이 차를
멀리서 담아보았습니다.
이 차는 저희보다 먼저 출발했지만
타이어가 터지는 바람에 ㄷㄷ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하고
저희 차에 따라 잡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다
사라졌는데요
언젠가 운이 좋아서 미얀마에 근 시일내로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이 차를 꼭 시승해볼 생각입니다.
무냉방 버스였지만,
기온이 40도를 육박했어도
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니
시원한 바람을 쐬며
쾌적한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4시간 10여분의 여정이
힌타다로 안내해줬습니다.
역시나 이 버스는 오늘 여기서 숙박하고
내일 아침 일찍 양곤으로 돌아온다고 하는군요
아쉽게도 저희는 그럴 수 없기에
양곤으로 가는 버스표를 바로 끊어서
돌아오게 됩니다.
귀갓길을 제가 제일 서둘렀는데요
마침 상행으로 올라가는
버스회사의 호객행위와 저의 생각이
잘 맞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올라갈때는 일본산 후소 에어로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실내 선반모양이나
스피커의 생김새
빈약한 썬바이저
그리고
내장재의 전체적인 모습들은
시트빼고 거의 한국의 현대 각 에어로랑
판박이였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미얀마에선 한국산 각에어로를 볼 수 없으니
이 녀석들을 대신해서
그때의 흔적을 느껴볼 수 있었네요
핸드폰에 보니까
대칭변환기능이 있는거 같은데
한번 시도해봐야겟습니다 ㄲㄲ
한국의 에어로는 6피스 글라스지만
일본 에어로의 경우 5피스인 점 (비상문 제외)
닮긴했지만 다른 부분은 확실히 았습니다.
저 네모난 라이트를 뜯어내고
동그란 램프 두개를 박아주고 싶은 ㅎㅎ
우측통행하는 국가에서
좌측통행하는 나라 차를 가져와서
한 터미널에서 같이 공존하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선
초기형 에어로 하이데커의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지만
후기형으로는 병원검진차로
약 2대가량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후대에 나온 유선형 에어로도
많이 닮았네요
이탈리아 디자이너의 장인정신으로 탄생한..
힐랑타야 터미널에서의 덕질이
오늘로 끝인 관계로
해가 떨어질때까지 덕질을 계속했습니다.
운행마치고 돌아온 또 다른FB500도 만났구요
(서울) 서초그린교통 서초01번 출신
설마...경희대???
도시형 RB520을 이런식으로 개조하다니
안타까웠습니다..
(거창) 서흥여객 출신
동양고속 출신 HSX도 짧지만
다시 만나봤구요
(서울) 선일교통 104번 9432호 출신
이 차는 HD급 버스인데
도어가 폴딩도어로 개조되었습니다.
어느회사 출신인지 궁금했지만 단서를 찾기는
쉽지 않았네요
(서울) 경성여객 271번 1263호 출신
저희 동네를 다니던 차라 그런지
반갑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미얀마 일정에서
힐랑타야, 다곤다야르 터미널은
세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올드버스의 분포도가 여전히
높았던 장소였습니다.
다음 날 귀국 비행기를 탑승하기전
저의 지인은 이곳 터미널을 다시 방문해
'보완'촬영을 갈 계획을 세웠고,
저는 3년만에 다시보는
아웅밍글라 터미널을 촬영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즉, 미얀마도 개인명의 차량을 가지고 회사명의로 등록해서 하지 않을까요?
무섭네요.
꼭 80년대 시골버스 탄 기분이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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