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8월 2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4년 전 러시아를 혼자 탐방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갈무리하고자했던 목표와
과연 한국 출신의 오래된 버스들은
얼마나 많이 생존해있을까하는 기대와 걱정이
앞서 있었습니다.
2010년까지만해도
현대의 초대 에어로는 물론
쌍용의 SB 시리즈 같은,
한국에선 오래전에 사라진
그 전설적인 버스들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시외버스 노선에 투입되어 운행해왔던
기록들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8기통 그랜버드와
현대 유니버스, 그리고
중국제 이름 모를 SHD급의 버스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러시아의 시외버스와
그리고 몇 안 남은 올드한 도시형 버스들이
이번 여행에서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약 2시간 40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블라디보스톡 공항!!
평균기온 19도, 새벽 온도 17도라는 서늘한 공기에
여름 휴가는 잘 왔다 싶었습니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시외 지역으로 나가기 위해
가까운 버스 터미널을 찾았습니다.
공항은 '아르툠'이라는 지역에 속하며,
터미널까지 자동차로 약 10분~15분 정도 소요됩니다.
짧은 거리를 택시로 이용하는데
할증을 감안해도 심하게 바가지를 쓴 터라 (800루블 --)
앞으로 여행 경비를 어찌 써야할지
모두 고민이 깊었습니다.
아르툠 (Артем) : 아르툠은 프리모르스키 지방에 위치한 도시이다.
남서쪽으로 53km 지점에 블라디보스토크가 있으며
북서쪽으로 약 70km 거리에는 우수리스크가 있다.
인구는 6만 6,600명이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 공항이 위치해 있다.
Автовокзал
우리말로 '버스터미널'을 말합니다.
새벽 시간대의 터미널은 고요했습니다.
이곳은 버스들이 정박하지 않는,
그야말로 '중간 정차지'인 곳이라
대기중인 버스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여행객들이 던져준 빵 쪼가리를
나눠먹는 비둘기들의 자태를 구경하다
버스 한대가 들어옵니다.
출근하는(?) 승객들을 모시러온
카운티입니다.
언제나 시작은 빈약하지만
끝은 원대하게 담아내겠지하는 염원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이어서 오는 에어로 스페이스 LS는
전, 후면을 유니버스로 개조한 모습입니다.
운전석의 창문 형태를 보니
파워텍 이전의 유선형 에어로였네요
과도한 드레스 업은
괴물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가 더 예쁜데 말이죠.
제아무리 드레스 업을 했어도
실제 나이란게 있는지라
힘 없이 나가는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피곤해서......ㅎ)
아까 먼저간 카운티와
번호는 같은데
중간 경유지가 좀 많이 보이네요
블라디보스톡까지 가는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못지않게
러시아 현지 주민들도 부저런해보였습니다.
(새벽 시간에 일찍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상태가 무진장 좋아보이는 크루저2가 등장했습니다.
개조의 흔적 없이 순정 그대로입니다.
중간에 비상문이 있는 것을보니
수출사양이었습니다.
아쉽지만
이 차는 저희가 탈 차는 아니기에....ㅜ
저희는 나홋카로 이동하기 전에
러시아의 몇 안남은 비밀도시
포키노를 가기로 했습니다.
포키노에는 아직 현역으로 다니는
현대 에어로600을 볼 수 있으며,
시승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키노 (Фокино) : 포키노는 프리모르스키 지방에 있는 폐쇄도시이다.
표트르 대제 만과 맞닿아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홋카 사이에 위치한다.
인구: 23,500명.
포키노까지 우리와 동행해줄
그랜버드 HD급 차량입니다.
썬샤인이 될 수 있고
블루스카이가 될 수 있고
마일드브릿즈가 될 수 있는 차
실내 썬바이저를 보니
전세버스조합 광고가 있네요
일단 썬샤인은 아닐겁니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연식
아시아자동차 로고가 있는걸 보니
대략 94~97년식 사이일거 같은데...
일반고속형이면서
갤럭시 무드램프가 인상적입니다.
블루스카이는 적용하기 힘든 고가의 옵션이라카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마일드브릿즈였을까요?
그랜버드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회원님이 계신다면
댓글을 통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뒷자리에 앉아서 본 모습입니다.
시트간격이 상당히 여유로웠습니다.
연식이 연식인지라
선반과 시트에서 나오는
떨어져 나가는 듯한 잡소리들은
차가 오랜시간 고통받고 있음을
짐작합니다.
8기통 엔진의 경이로운 음을
들으면서...비포장 도로를 다녔습니다.
한국을 떠나 러시아에서도
고생 많이 하는 친굽니다.
지금은 많이 주춤해졌지만
2004년~2007년까지 에어로와 그랜버드의
외부를 신형으로 드레스업해서 보내던 시기가
절정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이 때가 퀄리티가 최강이었다 생각합니다)
이 때 개조한 차들은
상당량 러시아로 많이 보내졌구요
이 차는 대략 2006~7년즈음
슈퍼 프리미엄처럼 만들어서
보내진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버스는 그렇게 3시간 가량을 달려서
포키노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자마자 우리를 반겨준 차는 당연히...
에어로600이었습니다.
에어로600 : 1988년 ~ 1995년간 생산기간을 거친 모델
에어로 고속버스중 제일 최하위 모델로써
용도는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지금도 잘 찾아보면 국내에서도 에어로600을 볼 수 있긴하다.
저희가 포키노에 도착했을땐 이렇게
승객들을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포키노에서
볼쇼이카멘으로 가는 204번 노선으로 말이지요.
편도 약 30분 정도 되는 거리 같았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사진 많아서 감사합니다 ㅎㅎ
러시아에 중고 수출된 국산 차량 현황은 과거에도 계속 눈팅 했었는데 쌍용 에어로 시리즈는 후기형인 하이퍼 에어로만 2대 정도 운행하는듯 하고요 각 퀸도 거의 전멸 상태이더라고요.. 갈수록 사라지는게 많이 아쉬울 나름입니다.
버스에대한 지식이 상당하십니다~~
디자인 내부 스티커만으로도 모델명을 맞추시다니~
무서운 러샤를 혼자 가시는것도 대단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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