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이 86년과 88년에 열리면서 서울에는 슬슬 프론트엔진 차들이 하나하나 퇴출되기 시작합니다. 이즈음에 대우는 BV101을, 현대는 후소금형을 활용해 RB520으로 맞서자 아시아도 이제 새로운 구조로 맞서야 한다며 기존907엔진을 뒤로 빼고 전고를 낮게 한 907L/917L을 잇따라 내놓지만 광주와 대전에서만 소수 운행할 뿐 서울에서는 그놈의 껍데기 혹평 때문에 오명 아닌 오명을 뒤집어쓰고 물러난 차로 유명하죠.
엔진의 구조 때문에 동력축이 뒤에 위치한 관계로 지상고가 높았던 버스와 달리 리어엔진이라는 장점이 있긴 했지만 왜 그리 외관을 갖고 태클을 걸었는지 영 모르겠는 버스..대전에서 뛰던 917L은 이 차의 구조에 리어라이트만 927의 것으로 교체해서 운행합니다. 엔진은 그전 웬만한 대우 시내버스와 알비520의 초기형에 얹히던 185PS의 D0846HM이었습니다. 저 번데기형의 라이트도 멀게는 BV113초기형에서 전달된 방식이구요. 좌석구조는 언뜻 보면 기존 시내버스와 비슷해 보이지만 뒷바퀴 휠하우징 바로 앞의 좌석은 오래전 비둘기호처럼 가로로 놓여 있었습니다. 아마 BV101 RB520과는 다른 차별을 두기 위해서인지.....
블로그이웃 카다로그로 보니 운전석 바로 뒤 의자가 그렇게 되어 있었다네요. 저렇게 당시에는 리어엔진부터 별난 구조의 좌석이며 안내양없이도 자동조작이 가능한 슬라이딩 도어 등을 갖추고 그저 닮았다 이유만으로 서울에서는 비록 나가리가 됐지만 소수 선택한 회사들은 넉넉한 힘에 반해 오래 보유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엔진의 리어화로 인해서 자연히 앞문승차가 가능했고 계단의 높이 역시 60cm이상 낮아져 나이든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승하차가 가능했죠. 이 버스는 전경용으로도 공급이 됐다 하네요.
이후 아시아는 더 이상 구형 금형으로 도전이 어렵다 생각해 히노 블루리본을 참고해 927 937을 승부수로 맞서지만 부산에서는 운전환경 탓인지 부산의 지형 탓인지 브레이크가 툭하면 파열되는 게 대다수여서인지 조기대차되고 맙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랜버드와 달리 그랜토와 더불어 정리된 시내버스 시장은 아쉽기만 합니다.
마지막 문단에... 아시아 시내버스는 아쉽다고 하셨는데... 다른 업체는 2/3 전면부인 반면 아시아버스는 초기에만 2/3 전면부로 가다 2피스 전면부로 바뀌어서 나오다 보니... 외면하기 쉬워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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