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택시 얘기가 많이 나오는듯 한데 저역시 택시라면 아주 정떨어질 사건이 있기에 글 한번 올립니다.^^
2년전 겨울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가 다리를 많이 다쳐서 수술 후 동래봉생병원에 입원을 했었는데 매일 저녁 병원밥 먹기 싫다는거 데리고 나와서 집에서 밥해먹이고 티비도 보고 맛난거 사먹이고 그렇게 지냈네요.
물론 외출증 끊고 나갔고 깁스한 다리에 목발까지 짚고 다녔고 어쩔땐 링거를 들고 밖으로 나갈만큼 병원생활을 지겨워 했던지라...;;
말이 기네요..ㅎㅎ
각설하고 하루는 맛나게 돼지국밥 먹고 9시쯤 병원로비앞에 도착했는데 불법주차차량 때문에 다른차 지나가기가 좀 애매한 상황이었구요 (그 병원앞이 원래 좁아서 환자들 내리고 타면 다들 기다리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음) 비상깜빡이를 켜고 정차후 여친 내리는걸 도와줄려고 내릴려는데 택시한대가 쌍라이트를 쏘더군요 그래서 차를 좀더 붙이고 내리는데 이놈이 뒤에서 크락션을 울려대는겁니다.
정말 차를 바짝 댄 상태라 저는 조수석 쪽으로 내릴려고 하고 있는데 계속 크락션을 울리며 옆으로 와서는 (차지나갈 공간 100% 있었고 지나가면서도 크락션 울림) C8쏼라!#$^& 욕 껄쭉하게 치더군요.
앞뒤 가릴것 없이 분노 폭발해서 바로 문열고 멱살 잡고 개no모자이크삐리리~#@@^$^쌍욕 퍼붓는 찰나 여친이 힘들게 차에서 내리길래 멱살 풀어주고 내리는거 도와주니 이 택시놈이 제차 앞에 차 대고는 저에게 애비, 애미 들먹거리며 쌍욕을 퍼 부으며 쳐보라고 하더군요.
이미 주위 사람들 시선 200% 집중상태...
여친은 계속 그만해라고 목발 짚고 저 말리길래 그냥 가라고 했는데 이 놈이 끝까지 가는 저앞에 막으면서 쌍욕을 퍼붓길래 비키라며 툭 밀었는데 그야말로 영화에서 보는 장면처럼 나 자빠지더니 죽을것 같다면서 112에 전화하더군요.
겨우겨우 달래서 여친 병실에 올려보냈고 경찰 때마침 오더군요.
택시기사 다리를 조금 절던데 알고 보니 원래 장애가 좀 있는것 같더군요. 순간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해서 목소리좀 낮춰서 병원앞이고 환자 내리는거 도와주는데 그렇게 클락션 울리고 쌍라이트 켜고 그래서 힘들게 차 붙였는데 욕까지 하며 지나가는건 좀 그렇지 않냐고 했더니 어린놈이 @#$^%^%#@... 무조건 진단서 끊고 경찰서 가자고 하더군요.
다행히 주위에 있던 일반인.(환자가족들이겠지만...)들이 경찰 앞에서 택시기사가 욕 하고 환자 내릴려고 비상깜빡이 켜고 주차하는데 계속 크락션 울리고 욕하더라고 증언해주고 병원 앞에 안내데스크에 근무하는 직원도 택시기사가 심하게 하고 밀친것도 아니고 툭 밀었는데 정말 오버하면서 넘어지더라고 얘기하고 또 주변 두분이 증인 필요하면 연락하라며 저에게 연락처를 주더군요.
경찰도 사태파악이 좀 되는지 그 택시기사에게 잘한거 하나도 없고 일부러 넘어진거면 자해공갈 될수도 있고 저쪽엔 증인도 많은데 어떡하겠냔 말에 일당이 어떻고 저떻고 씨부리더군요.
경찰은 다시 저에게 와서 파출소 가봐야 피곤하고 벌금밖에 더 나오겠냐며 그냥 사과하고 보내라고 하길래 가서 아무리 돈벌이가 급해도 병원앞에서 그렇게 크락션 울리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정중하게 얘기하고 어쨋든 욕하고 버릇없이 군거 사과드립니다. 라고 말하니 그래도 일당이 어떻고 저떻고 싸가지가 어떻고 저떻고 하더군요.
파스 붙이고 소주한잔 드시고 기분푸시라며 5만원 쥐어주니 자기는 환자가 내리는줄 몰랐다며 그점은 사과한다고 말하며 바로 돈 받고 경찰한테 가지도 않고 출발하더군요. 쩝...쓸데없이 글이 길어졌지만 돈5만원 안줘도 될 상황이었지만...정상인도 아니고 장애가 조금 있으신 분이길래 제 맘이 불편해서 그렇게 돈 쥐어줘서 보냈습니다.
뻔히 병원 앞인줄 알고 늦은 시간에 그렇게 크락션 울리는것도 그렇고 급한 환자가 내릴수도 있는데 그걸 못참고 또 차를 바짝 붙여서 지나가게 만들어 줬는데도 욕 퍼붓는것도 참 정상적인 사람이라곤...만약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면 참 드러누울 분위기 그대로 보이더군요.;;
어쨋든 위 사건 이후로 택시기사들이랑은 왠만하면 상대안합니다. 해봐야 저만 손해인것 같더라구요...
ps
보름전 분명 가까운 거리간다고 하고 말했고 잔돈 없어서 만원짜리 라고 말했는데 타라고 해놓고는 내리며 2800원 나온거 7000원 받고 문닫자 말자 욕하며 출발한 기사야. 얼굴은 기억한다, 조심해라...^^;;
글을 읽은 저도 화날지경...
그런 xxx도 있군요...
정말이지.. 택시기사들 만큼 전직이 다양한 직업도 드물더군요.. 예비역 육군 중령, 충전소 사장출신ㅋㅋ, 자영업 사장들은 무지많고, 노숙자랑 사회인이랑 줄타기하는 양반들.. 등등..
특히 그 즈음 지역 조폭이 검사가 탑승해있었는데 차를 아작내서.. 해당 조직이 거의 와해가 된적이 있었는데.. 상당수가 택시로 흡수됐다는.. ㅋㅋ
새벽 두시 교대시간에 혼자 일할때 양아치 기사랑 멱살잡고 싸운적도 있습니다..
교환해줄려고 쌓아두었던 동전들은.. 충전소 바닥에 쫘악 깔리고.. 친하게 지내던 기사분들이 말려서 겨우 싸움을 끝냈네요.. 그넘은 충전소 불지른다고 악을 쓰다 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