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 늦깎이 드라이버입니다. ^^
지난 5월 11일, 911 카레라S를
받은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네요.
그리고 4개월만에 1만km를 넘어 달렸고... ^^;;
아직도 제대로 적응하려면 한참 멀었지만
1만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 때문에
또 나중에 돌아봤을 때 처음에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남겨야 할 것 같아 시승기를 적어봅니다.
911, 위대한 유산
전설의 스포츠카, 남자의 로망, 제임스 딘의 애마...
포르쉐를 지칭하는 말들이 참 많습니다.
저에게 포르쉐는 그저 '꿈'이었어요.
그런데 그 꿈이 이루어졌으니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
이미 은둥이 카이맨S를 타고 있었지만
카레라S를 받았을 때 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911'이라는 유산(Heritage)의 무게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가 포르쉐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10대, 20대 시절에는 람보르기니나 페라리에 넋을 잃었지요.
일단 멋있잖아요.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디자인...
그때는 포르쉐를 보면서
'뭐 저리 둥글둥글 멋대가리 없게 생겼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그런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변한다는 게 맞더군요.
30대 중반이 되면서 어느날 갑자기 포르쉐가 멋져보이더라구요.
맨날 똑같다고 욕했던 디자인도
포르쉐임을 한눈에 알게 해주는 아이덴티티가 되고,
3천cc가 무슨 슈퍼카냐고 생각했던 적은 배기량도
포르쉐만의 뛰어난 효율성으로 다시 보게 되더군요. ^^
제원은 숫자에 불과하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인 시승기로 들어가겠습니다.
3.8리터 직분사 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 PDK가 달린
997 MK2 카레라S는 385마력, 제로백 4.3초를 기록합니다.
숫자로 보기엔 최고출력 385마력이지만,
1,500k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와 기어비 때문에
일반 세단 4~500마력대와 비슷하거나 더 빨라요.
론치 컨트롤(정지 상태에서 악셀과 브레이크 동시에 밟았다가
브레이크 놓으면 튀어나가는 기능)로 달려나가면
정신이 살짝 얼얼할 지경입니다.
(물론 터보는 또 다른 넘사벽이지만요 ^^)
아직 제원상 최고속은 경험해보지 못했고
280까지만 밟아봤는데 충분히 여유롭습니다.
개구리는 더 달리고 싶어하는데 도로 여건이 안되더군요.
그런데 이런 초고속 주행보다도
시속 80에서 살짝 가속해줄 때가 더 짜릿해요.
우르릉~ 하는 포르쉐 특유의 저음과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맛.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주행거리를 3천쯤 넘기니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곤 바로 중독...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밟았다 놨다를 반복합니다. ^^
다르다 & 앞서다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려야 할 것,
포르쉐만의 놀라운 브레이킹.
이것은 단순히 제동거리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어떤 속도에서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차가 앞으로 기우는 노즈 다운 현상이 전혀 없이
차체 전체가 바닥으로 사~악 가라앉습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어요.
처음 포르쉐를 타보는 분들을 조수석에 태우면
제가 꼭 강조하고 느껴보시라는 게 브레이킹입니다.
초고속 주행은 일반 도로에선 불가능하지만
브레이킹은 시속 100km에서도 가능하니까요.
쑤~욱 가속하며 나아가다가 풀 브레이킹~
열이면 열 분 다 신기하다고 놀라워하시더군요.
저도 카이맨S 이후 3년째 포르쉐를 타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놀랍습니다. 정말 대단해요.
마지막으로 '효율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죠.
포르쉐가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다른 점이 이겁니다.
최대 3.8에 불과한 낮은(?) 배기량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지요.
게다가 연비는 또 어떻습니까?
제원상 카레라S의 연비는 8.2km인데요,
실제로 제가 4개월 동안 매일 출퇴근하면서
기록한 누적 연비가 7.7입니다.
고속도로 올리면 12, 심지어 15까지 나와요.
일상 생활에서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으면서
마음만 먹으면 야수로 돌변하는 이런 효율성이
포르쉐가 40년이 넘도록 정상에 있는 이유가 아닐까요?
그저 단순히 남들과 다르기만 한 것(獨)이 아니라
다르면서도 언제나 남들보다 한걸음 앞서가기(步)에
40년이 넘도록 독보(獨步)적인 존재가 된 것이 아닐까요?
카이맨 vs. 카레라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카이맨은 MR(미드십 엔진 & 후륜 구동),
911 시리즈는 RR(리어 엔진, 후륜 구동)입니다.
(터보와 4, 4S는 예외적으로 4륜)
그래서 911은 이처럼 빵빵한 궁뎅이와
엔진룸 후드 위의 공기 흡입 그릴을 갖게 된 거죠.
포르쉐만의 디자인은 RR이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아무리 MR이 달리기에 더 유리하다 해도
포르쉐는 결코 RR을 버리진 못할 거예요.
바로 그 순간, 그 차는 911이 아니니까요.
두 모델의 차이는 누구나 한 번만 몰아보면 바로 느낍니다.
저 역시 드리프트도 할 줄 모르는 평범한 운전자입니다만
카레라와 카이맨/박스터의 주행감각은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겠더라구요. MR이 확실히 더 쉽고 안정적입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시속 80으로 코너를 만나면
카이맨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안정적으로 돌지만
카레라는 뒤가 흔들흔들거려 불안한 마음이 덜컥! 듭니다.
물론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지
웬만해선 실제로 차가 돌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과감하게 돌아라고 이야기해주시는데
아직 새 차인데다 스킬도 부족해서 쉽지 않네요. ^^;;
조금씩 조금씩 감각을 익히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MR과 RR이라는 구조적인 차이 외에도,
팁트로닉 전기형에서 PDK 후기형으로 오면서
서스펜션의 세팅도 달라졌어요. 더 부드러워졌습니다.
말하자면 전기형 카이맨이 단단한 바위덩어리에
스티어링 휠을 꽂아놓고 달리는 기분이라면,
후기형 911은 고급스런 대리석에
스티어링 휠이 달려 있다고나 할까요.
제가 카이맨을 경험해보지 않고
일반 세단에서 바로 카레라로 왔다면
이런 두려움 없이 더 과감하게 몰았을 거예요.
그러다 차 부숴먹었을지도 모르지만... ㅎㅎ
인디언들은 옳았다
996 카레라 론칭 때였나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포르쉐 광고 중에 이런 카피가 있었습니다.
인디언들은 믿었다
사물에도 영혼이 있다고
그들이 옳았다
포르쉐를 타면 탈수록 공감이 갑니다.
저희의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포르쉐의 부품 중엔 분명히 '영혼'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영혼은 분명 '착한 영혼'일 겁니다.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든 청년이든, 고수든 초보든,
와인딩이든 롤링이든, 서킷이든 골목길이든, 300km든 30km든...
언제나 드라이버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게 해주니까요.
포르쉐를 타는 순간,
세상은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해집니다.
Forever! Porsche...
너무 글을 잘쓰셔서 추천 드립니다....10+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란 말처럼
gilsunza님의 개구리 머플러 내음이 느껴지듯...
회귀하게 됩니다..
기회되면 면식 수행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불혹을 넘었다 하니....
제가 좀 욱하는것이 있습니다..ㅋㅋ
쓰신 답글읽고 제가 너무 어린아이 맘처럼 보여짐에
부끄럽습니다...고맙습니다^^..꾸벅
한스 님은 부산에서 쏘시는 겁니까? ㅎㅎ
면식수행 함께하면 정말 굿입니다. 거기다 보너스로 따라오는 멋진 사진들 ㅋㅋ
기회가 되면 폴쉐 오너가 되고 싶습니다.
카이맨과 카레라 둘다 경험하고 싶네요...
추천 올립니다^^
어느 모델이든지 다 재밌고 즐겁습니다. 얼른 만나게 되시길... ^^
저도 언젠간 포르쉐라는 자동차를 타보고싶습니다.
부럽습니다. 항상안전운전하세요^^
저도 지금 997쪽 생각하나.
현 사실로선 너무 꿈에 가깝네요 ㅋ
부럽습니다.
반면 와인딩에선 카이맨이 더 편하고요. 사실 스킬 좋으신 분이 운전하시면
카레라가 훨씬 더 빠르다는데 저는 도저히 그렇게 못 몰겠더라구요.
언제 홱! 돌지 불안해서... ^^;; 카이맨 때는 그런 불안감이 거의 없었거든요.
비 내리면 당연히 슬립나지요. 크지 않은 각도에서 돌 때도 흐릅니다. ^^
전 아직 20대 중반이니 10년내에 개구리 한마리 키워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ㅎ
꿈 이뤄 폴쉐 를 탄다는게 멋지네요
폴쉐는 뻬라리나 람보 같이 유지비도 한가요
그리고 궁금한게 있는데..
등록비 와 출고 기간은 얼마걸렸나요 사지는 못하지만;;;
출고기간은 보통 2~6개월입니다. 옵션따라 다르고, 특정기간따라 달라요.
저는 2달만에 나왔는데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평균 3~4개월 정도?
카레라 다음은 없어요. 오래오래 타야죠. ^^;;
이래서 제가 보배를 즐겁게 하는것 같습니다^_^
안운하시면서 아끼는 애마도 무탈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님 차체 발란스가 맞지 않다는건지.. 아님 두차의 방식의 차이가 있다는건지..
상세히 알려주세요
그래서 실룩실룩 거립니다. ㅎㅎ 물론 911도 일반 세단에 비하면 훨씬 코너링이 좋죠. ^^
나중에 저랑 같이 신형 박스터S 로 가여..
형님은 PDK
저는 수동이여..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 폴쉐 모델중에 박스터S가 최고인거 같습니다.
속도계가 십단위로 되어있으니 과속하기
딱 좋겠네요 +10
말씀처럼 속도계는 사실 잘 안 보이죠. ^^;;
굳입니다... 파일론은 언제봐도 신기하군요..
이런글 보니 기분이 살포시 흥분되네요...
* 전시장 가시면 바로 시승해보실 수도 있습니다.
얼른 포르쉐와 만나시길... ^^
사업이 기울어져 지금은 넘눈치땜에 다이너스티를 타고있습니다.ㅠㅠ
근데 요즘은 범접할수없는 폴쉐가 자꾸 아롱거리네요.세계 최고 내구성이라고
추대해도 전혀 손색없는 명차.딱5년뒤 터보 중고라도 함타볼 생각입니다.
명차 소중히 관리하며 타시길 바랍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게 인생이잖아요. ^^
소나타 좀 타다 갈아타려구요.. 초보자가 타기에는 어떤차가 좀더 좋을까요?
카이맨이나 박스터로 입문하시는 게 무난하다고 봅니다. ^^
퍼갈께요...
안전하게 오래오래 즐기시길... ^^
잘보고갑니다ㅎ안전운전하세요 ㅎ
맛있는 음식이 곁들어진 주행기 평소에 잘 보고 있습니다.
전문시승기자의 시승기보다 더 현실적이고 뽐뿌를 자극하는 글솜씨 정말 멋집니다^^
둘이 디자인비슷한데.. 컨버터블 차이인가.. 흠... 잘 모르겠어요 ㅠ
연비도 카레라와 비슷하고요. 공인연비가 8km 정도 될 겁니다.
시내 주행시 6km 내외, 고속도로에선 12km 내외... ^^
저도 성공하면 꼭 포르쉐를 가져보고 싶네요^^ 굿굿~~!!
저도 어느물건이든 영혼이있다고 느껴지던데..
하찮은것이든 값진것이든 나에게 얼마나 이롭고 잘쓰고 정이 많이갔느냐..
그게 중요한것같아요. 그래서 집안의 물건 하나하나 쉽게버리지못하는 습관이있네요. 차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놈의 정이뭔지..ㅠㅠ
글하나하나마다 내가 포르쉐오너가 된것같군요..
그나저나 연비는 정말..
젠쿱 2.0수동 18인치경량휠서스배기만 하고다니는데..100키로놓고 기어다녀도 14키로인데..난.....
포르쉐 엔지니어들은 정말 외계인들... ^^;;
죄송..그러나 10점은 쐈으니 이해하시길....
담에 다시 올리죠...
근데 그놈의 카이맨 때문에... ^^;; 포르쉐 이 모델 저 모델을 타게 되고,
다른 고성능 차들도 타다보니 다른 세상이 열리더군요. ^^
일일히 좋은 댓글 달아주시는 걸 보고 궁금증 유발..
다른글 보기를 클릭... 캬 역시 좋은 글..
단지 차만을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차도 좋고 사람도 좋으신 것 같습니다 ^^
제 나이 곧 서른.. 저의 드림카는 포르쉐 911 터보입니다.
지금은 국산중형과 업무용 1000cc경차를 끌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도.. ㅎㅎ
포르쉐를 직접 타본 적은 전무하지만 운전하다가 포르쉐만 보면 급흥분을 하는 1人
타본 차중 젤 고가의 차가 그란투리스모 조수석에 잠시 타봤지만.. 내내 포르쉐 생각이
포르쉐.. 정말 한번 타보고 싶은 차입니다ㅎㅎ
한번은 고속도로 1차로를 나름 스피디하게 달리고 있었는데
적절한 굉음과 함께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주황색 개구리 한마리..
스피디하게 1차로를 내주고 2차로로 차로변경을 해주니 고맙다고 비상등 켜주며
슁~ 하고 바람을 가르며 지나가는데 가슴이 벅차더라구요..
한번 따라가다가 GG ! 그 차는 바로 보기 힘든 911 GT 3 RS !
아직은 그져 꿈의 차죠..
제 컴터 배경화면은 언제나 포르쉐 시리즈입니다.. 매일 간접적으로 만나는 거죠 ㅎ
그럼 멋진차 안전하게 타시길 ^^
그렇게 좋아하신다면서 아직도 시승을 안 해보셨다니...
얼른 전시장 가셔서 시승부터 해주십시오.
바이러스 감염되시면 너무 즐거워하실 것 같습니다. ㅎㅎ
카이맨 . 무조건 카이맨이다! 하고 마음먹었건만...이글을 보니 또 흔들리네요...
포르쉐만의 바닥으로 들러붙는듯한 브레이킹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는...
말씀하신 여러가지의 매력이 바로 포르쉐바이러스의 실체인듯하네요..부럽습니다.
요즘은 노란색 박스터S가 제일 땡겨요. 얼른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