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9년만에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작은할머니 수술비가 부족하다는 뜬금없는 전화 한통.
굉장히 많은 고민이 되더라구요.
아버지가 살아계실땐 자주 찾아도 뵙고 했었는데 정작 아버지가 돌아가시곤 제가 힘들때 외면하셨던 분들..
우연찮은 사건에 휘말려서 재판 받는 동안 빚쟁이들한테 쫒겨 찜질방을 6개월 전전하는동안 안부 한번 묻지 않았던 분들..
구속되어 재판 진행받을때도 한번도 면회도 오지 않았던 사람들.
재판에서 다행이 무협의로 나와 갈때 없더 찾아가니 도움 바라지 말고 알아서 혼자 살아가라고 모질게 했던 분들..
달세방이라도 얻게 20만원만 빌려 달라 했을때 그럴돈 없다며 외면했던 분들..
네.... 살기 힘들어서 그랬거니 하며 저도 이해하고 잊고 살았습니다.
어렸을때 좋은 기억만 하고 살자며 이 악물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때 그 좋았던 분들은 더이상 제 곁에 없다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9년만에 온 소식이 돈이 필요하다. 수술비가 부족하다.
참 웃기더라구요.
처음 와이프를 만났을때 평생 보지 않고 연락 할일도 없을꺼라 말했는 사람들인데.
핏줄이라는게먼지.. 또보기가 세상에 나오니 그래도 보고는 싶었습니다.
네.. 솔직히. 나 이렇게 잘살고 있고 남들한테 인정 받고 살고 있다. 자랑도 하고 싶었구요.
부모님 안계셔도 대학 못나와도 제 나이에 직장에서 가질수 없는 직함 월급 받으며 사랑하는 와이프에 딸까지 낳고
남부럽지 않게 산다는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와이프랑 또보기 데리고 찾아가서 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땐 담에 집에서 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자 연락할께 해서 와이프랑 몇날 몇일 기다렸습니다.
끝내 연락이 없더라구요..
그런가보다 하고 또 잊었습니다..
그런데 뜬금 없는 연락이 왔네요 저는 같이 식사라도 하자는지 알고 기쁘게 그 연락을 받았는데.......
돈200이 부족하다 수술비가 모자른다 그게 9년만에 연락한 조카에게 할말인지?? 얼마나 힘들면 나에게까지 이런말을 하지.....
햐~~~참 씁쓸하더라구요. 순간 많은 생각도 들구요.. 도와줘야 할지 아님 단칼에 거절해야 하는건지..
밤 늦은 시간까지 혼자 아무말 없이 참치캔 안주 삼아 소주 한잔 하니 와이프가 캔맥주 하나 들고오면서 묻길래.
어렵게 말을꺼냈습니다.
이번달말에 또보기 첫 돌이 있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인거 알면서 어디 말을 쉽게 할수가 있어야죠..
와이프가 화를 내더만요 고작 그런일때문에 궁상 떨었냐고.
이리저리 통장 정리하면 그정도는 충분히 있다고 그냥 주라 하네요.
나중에 제 마음에 응어리 지면 더 힘들꺼라고 그깟 200 받아도 그만 안받아도 그만이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숨자고 쿨하게 아침 출근길에 전화해서 계좌 보내라 했습니다.
오전에 은행가서 200 송금하고 전화 한통 했네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더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그냥 가족 이런거 따지지 말고 여태 살았던거 처럼 그렇게 살자 했습니다.
잘한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켠이 먹먹하네요. 어떻게 보면 또보기에게는 고모할머니고 증조할머니인데...
있다가 오후에는 할머니 계신다는 병원에 다녀올까 합니다.
글을 적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다가 오네요~~~
자게 횽님덜 아우님들 다덜 맛점하시고 오늘 하루 대박 나시길 바랍니다.
병원 다녀오면 또 들릴께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끝~!!!!
가족들이 무심했네유.
ㅡ근데 저라면 외면했을거예요 저보다 나은 행님ㅡ
복받으신겁니다^^
그때만 다욧 잠시 내려놓고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하며
술한잔 기울이고 싶어지는 글이네유......
와이프님 정말 잘 만나셨네유~~~~~
또복형 복받네유
앞으로 더 복받을거에유
춘천 엄지척
♥.♥
그렇게 안 하셨으면 평생 후회도 되고 마음에 짐이 되었을 겁니다.
저도 돈 떼어 먹은 6촌 동생 와이프 병원비 없다고 30만원 달라고 해서 또 돈 송금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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