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일 유럽으로 향했다.
6년 연속 규모가 줄어든 유럽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선제적 대응전략을 마련 하기 위한 차원이다.
‘답은 해외에 있다’며 상반기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둘러 본 데 이어 현장경영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러시아공장과 체코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을 들러 차량의 품질을 집중 점검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 판매법인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 유럽에서는 품질 대비 저평가돼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럽에서의 '제값 받기' 정책을 통해 경영 내실화를 강화하고 현지 공급 부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현지공장의 적기 생산도 강조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유럽방문은 지난해 3월에 이어 19개월만이다. 당시는 유럽의 재정 위기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시점이었다.
지금도 유럽 시장은 좋지 않다. 유럽의 1~9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3.95% 감소한 933만8897대에 머물렀다.
상반기 실물경기 침체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다만 하반기 접어 들면서 기저효과와 경기회복으로 9월에 전년대비 5.47% 증가하는 등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9월 58만6452대를 팔아 지난해보다 0.75% 감소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6.1%에서 올해는 6.3%로 확대됐다.
폭스바겐, 푸조시트로엥(PAS), GM, 포드, BMW에 이어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계 브랜드 중 점유율 1위다. 토요타의 점유율 4.4%와 격차도 크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유럽시장 판매 목표 달성도 무난하다. 현대차의 판매목표는 지난해 대비 6.5% 감소한 41만5000대인데 9월말 현재 32만79087대로 1.56% 감소했다.
기아차의 판매목표는 전년대비 1% 증가한 33만5000대였는데 9월말 기준 25만8545대로 0.30%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를 합쳐 전년 판매량(76만9706대)보다 2.6% 줄어든 수준이다.
현지공장의 가동률도 높았다. 현대차 체코공장 가동율은 101.3%, 러시아공장 가동률은 116.1%,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률은 105.6%다.
PSA의 1만4000명 감원과 프랑스 오네 공장 등 폐쇄, 오펠의 독일 보쿰공장 폐쇄와 5000명 감원, 포드의 공장 3개 폐쇄 등 다른 업체들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과 대조된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음에도 정 회장이 유럽을 찾은 까닭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기 위해 절대적인 우위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유럽차 시장이 올해까지는 부진하나 내년에 2.5% 늘어난 1387만대로 7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정 회장의 “시장이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될 때 더욱 가속도를 내 경쟁업체를 따돌리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강기택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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