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5년을 책임질 '제네시스'와 'LF쏘나타' 등 신모델에서 '주행감성'을 높이기로 했다. 2008년 이후 5년간 'LF쏘나타'와 '제네시스'를 통해 일본 브랜드들을 따라잡고 글로벌 5위로 도약한 현대차의 다음 목표가 구체화된 것이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신형 쏘나타'의 최고출력은 현행 'YF쏘나타'(271마력, 2.0 GDi 터보 모델 기준)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비성능 역시 큰 차이가 없다. 연구개발부서의 한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의 연비는 기존보다 3~4%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최고출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신형 제네시스'에는 기존 모델보다 16마력 낮아진 최고출력 318마력의 '람다 3.8 GDI AWD 엔진'이 탑재된다. 연비도 기존 모델(9.3㎞/ℓ)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모델에는 3.3엔진과 3.8엔진이 적용되는데 3.3엔진도 비슷하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신형 주력모델의 성능에 큰 차별성을 두지 않은 것은 기존 모델이 최고 성능에 올라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출력과 연비성능을 더 올리면 중형급이 대형급이 되고, 대형급은 그 이상이 돼 개발 의미가 없다"며 "5년 전 일본차를 겨냥해 출력과 연비를 높였는데 이제는 그 이상의 품질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 출시된 'YF쏘나타'(2.4리터급 모델 기준)의 출력과 연비는 각각 201마력, 13㎞/ℓ로 같은 시기에 판매된 6세대 토요타 '캠리'(2.5리터급 엔진, 최고출력 175마력, 연비 12㎞/ℓ)를 제원상 따라잡았다. 이전에 판매된 'NF쏘나타'의 최고출력 및 연비(163~179마력, 연비 11.5㎞/ℓ)는 '캠리'보다 다소 뒤처졌다.

 '제네시스'도 마찬가지. 2008년 출시된 기존 '제네시스'(3.8리터급 모델 기준)의 최고출력과 연비는 291마력, 9.6㎞/ℓ로 같은 시기에 팔린 대형급의 3세대 토요타 '아발론'(최고출력 268마력, 연비 7.8㎞/ℓ)을 이미 넘어섰다.

 현대차가 앞으로 개선하기로 한 것은 단순성능보다 '주행감성'이다. 이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와 '신형 제네시스' 모두 중저속 영역에서 토크를 올려 '달리는 재미'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섀시 강성도 크게 높여 곡선주행감각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모델을 통해 '주행감성'이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고 전했다.

 '신형 쏘나타'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엔진 분당회전계수(RPM) 1500영역에서의 저속토크가 종전보다 2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 제네시스' 역시 실용영역에서 토크가 기존보다 2.6~6.1% 올라갔다. 이는 실제 주행에서 운전자의 가속감을 크게 높였다는 의미다. 엔진이 내는 순간적인 힘을 뜻하는 토크는 가속감을 좌우한다.

 현대차가 이처럼 '주행감성'에 방점을 찍은 것은 이른바 '감성품질'이 앞으로 5년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1년을 전후로 연구·개발 본부에 독일차 연구에 주력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그는 같은 해 미국 앨라배마공장을 방문,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은 "금융위기가 심화된 2008년 이후 5년간 실용적 가치가 중시된 모델이 인기를 얻었고 이 시기에 현대차는 큰 폭 성장했다"며 "다음 5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성장세가 예상되는데 이런 시기에는 실용적이면서도 감성품질을 높인 모델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준 김남이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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