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왕국’으로 불려오던 미국차 시장은 지난 1960년대 경쟁이 유난히도 치열했다. 이유는 전후(戰後) 베이비붐 세대에 기인하는데, 이들은 60년대가 끝나기 전 40% 인구 증가율을 보이며, 당시 신차 시장의 50% 이상의 소비 세대로 등장한 때문이다.
이런 인구 통계는 곧 엄청난 수의 젊은 소비자층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그들은 복고적이지 않으면서도 비싸지 않은 새롭고 특별한 것을 원했다.
시장에서의 소비자 트렌드가 급변했다는 얘기다. 1961년 포드의 사업본부장이던 리 아이아코카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4인승에, 버킷 시트를 적용하고, 차체 길이가 180 인치 이하에 무게는 2500 파운드보다 가볍고, 2500달러 이하의 차를 팔기를 원했다.
다양한 논의와 미팅, 시장 조사 등을 거쳐 차별화된 실내/외와 성능을 바탕으로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럽고, 경제적이면서도 빠르고, 소비자의 구매를 자극하는 머스탱(Mustang)이 탄생된 것이다. 머스탱은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팔콘 등 다른 모델에 사용되었던 여러 가지 부품들을 대거 채용한다.
1962년 10월 美 그랑프리 대회의 참석자들에게 처음 소개된 T-5(Mustang 1)는 경기 관계자와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게 되고, 이에 포드의 경영진은 이 모델에 걸맞는 제품명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개발 단계에서는 T-5, Cougar, Aventura, Allegro, Stilletto, Turino, Torino, XT-Bird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머스탱’이라는 모델명이 붙여진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유력하다. 첫번째는 머스탱의 스타일리스트이자 머스탱 원형 디자인을 맡았던 존 나자르(John Najjar)가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사용됐던 P-51 머스탱 비행기의 팬이었기 때문에 비행기 이름을 따서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설은 포드 마켓 리서치 매니저인 로버트 에거트(Robert J. Eggert)에게서 유래한다. 1960년대 당시 그는 경주마(Mustang. 야생마)들을 사육하고 있었는데, 1960년에 부인에게 생일 선물로 프랭크 도비(J.Frank Dobie)의 ‘The Mustangs’라는 소설책을 받았다. 이에 그는 소설의 제목을 따서 신차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다.
머스탱의 원래 뜻인 ‘야생마’의 의미를 담아, 신차의 빠르고 매서운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했다는 후문이다. 세로로 들어간 빨강, 하얀, 파랑색의 줄무니 위로 긴 털이 휘날리는 꼬리를 가지고 질주하는 야생마 모습의 머스탱 앰블럼은 자유와 야생의 얽매이지 않은 혼이 담긴 미국산 야생마를 상징하기도 한다.
처음 스케치 단계의 로고에서는 야생마가 오른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었으나, 스케치 위로 만든 스탬프로 인해 머스탱 로고의 야생마는 왼쪽을 향해 달리게 되었다.
머스탱은 62년과 63년 컨셉트카로 소개된 후 폭발적인 시장의 반향을 일으켰다. 포드는 64년 봄에 상품화하기로 계획했다. 첫 번째 머스탱은 빨간색의 실내 장식을 한 흰색 컨버터블로 1964년 3월 9일 미시간 주 디어본 시(Dearborn)에서 생산됐다.
포드는 같은 해 4월 17일 뉴욕 세계 박람회(New York World's Fair)에 이 차를 공개했는데, 아침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머스탱을 최초로 구입하기 위해 포드의 쇼룸에 모여들었고, 그날 하루 동안에만 무려 2만2000대의 머스탱이 팔렸다.
▲미국 머슬카의 대명사, 머스탱..
포드 머스탱은 1964년 4월 17일에 열린 뉴욕 세계 박람회에 처음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이다. 일명 ‘머슬 카’라고 불리는 머스탱은 출시 이후 오리지널 빈티지 스포츠카 중 하나로 인정받으며, 지난 46년간 단 한번도 생산이 중단된 적 없이 현재까지 900만대 이상 꾸준히 판매됐다.
소비자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머스탱 그 자체의 존재성’ 때문이라는 평가다. 머스탱 고유의 복고적이면서도 날렵한 디자인, 향상된 주행 성능 등은 전세계 스포츠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1964년 뉴욕 월드 페어에서 처음 선보인 1세대 머스탱은 실용성과 스포티한 주행성,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출시 첫해에 41만대 이상 팔리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인디 500의 페이스카로 선정되는 한편 영화 007 시리즈 <골드 핑거>에도 출연해 주가를 올렸다.
포드 머스탱은 1965년 패스트백 루프 디자인의 쉘비 GT350을 출시하며 고성능 모델로서의 이미지를 쌓기 시작했다. GT350은 나스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던 콜벳 스팅레이의 경쟁차로, 모든 개조는 전설의 레이서이자 AC 코브라로 유명했던 캐롤 쉘비가 맡았다.
쉘비는 고강성 타워 바와 코니 댐퍼 등 섀시와 하체를 대대적으로 교체했으며, V8엔진의 출력도 300마력 이상 높였다. 쉘비 GT350의 제로백은 6.3초, 최고 속도는 210km/h로 당시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는 최고 수준이었다.
참고로, 레이싱계에서 그야말로 전설로 통했던 캐롤 쉘비는 지난 2012년 8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머스탱을 베이스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개발한 코브라는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스포츠카에 속한다.
포드 머스탱은 1세대의 성공을 잇기 위해 데뷔 3년만에 신형 모델을 출시했는데, 엔진은 120마력의 4.1 리터를 시작으로 200/225/271마력의 V8엔진이 장착됐다. 홀리社의 4배럴 카뷰레터가 적용된 315마력의 6.4리터 ‘빅 블록’ 엔진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68년에는 스티브 매퀸 주연의 <블리트>에 출현했으며 428 코브라 제트 엔진도 출시됐다.
1972년 오일 파동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포드는 머스탱 각 엔진의 사이즈와 출력이 크게 줄였다. 1974년부터 1978년까지 출시된 2세대 머스탱은 핀토와 섀시를 공유하면서 차체 사이즈도 줄어들었다. 1975년까지는 V8엔진 없이 4기통 모델만 나오기도 했다.
1979년부터 1993년까지 생산된 포드 머스탱 3세대는 핀토를 벗어나 페어몬트와 섀시를 공유했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과 리지드 액슬로 바뀌었고, 이 방식은 오늘날에도 통용되고 있다. 3세대는 기존 스타일링을 완전히 버리고 유러피언 스타일의 팍스 플랫폼을 적용했으며, 1982년에는 12년만에 GT가, 1983년에는 컨버터블이 라인업에 다시 추가됐다.
1993년 포드 머스탱은 SVT(Special Vehicle Team) 코브라 버전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때부터 SVT 코브라는 머스탱의 고성능 버전으로 자리잡았으며, SVT 코브라의 5리터 엔진은 235마력을 발휘했고, 첫 해에만 4933대 판매됐다.
1994년에 출시된 포드 머스탱 4세대는 오리지널 스타일로 회귀한 동시에 현 머스탱의 디자인이 확립된 모델이기도 하다. 엔진은 145마력의 3.8리터 V6와 205마력의 5리터 V8이 주력이었으며, GT40의 실린더 헤드와 흡기 시스템을 적용한 코브라는 240마력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포드 머스탱 4세대는 1999년에 더욱 빛을 발했다. 한 세대를 풍미한 파이어버드, 카마로 등이 판매 부진을 겪고있던 것과는 달리 머스탱은 여전히 잘 팔리면서 포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2000년 5.4리터 엔진을 얹은 코브라 R과 머스탱 GT의 블리츠 에디션, 마하 1 에디션 등의 모델이 큰 인기를 얻었다. 2004년에는 미국 미시건의 AAI 공장으로 생산 시설을 옮겼고, 같은해 390마력의 수퍼차저 버전이 나왔다.
포드 머스탱은 2008년 4월에 누적 생산 900만대를 돌파했다. 900만대째 머스탱은 아이러니하게도 2007년 4월 17일에 생산된 GT 컨버터블로 정확히 데뷔 44년 만이다. 포드는 머스탱 데뷔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스페셜 에디션 두 가지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머스탱...
머스탱은 1996년 포드코리아 설립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포드코리아는 1996년 5월 29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신차 발표회와 함께 96년식 머스탱 쿠페와 컨버터블을 함께 선보였다.
당시 머스탱은 한국시장에서 스포츠카 대중화를 여는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배기량 3797cc의 쿠페 가격은 2584만원, 컨버터블은 3341만원이었다.
아메리칸 머슬카의 대표주자이자 대중적인 스포츠카 시장의 개척에 일조한 머스탱은 국내 첫 출시 이후 2013년 8월까지 총 1500대 가까이 판매됐다.
하영선 기자 ysha@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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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더이다~ 하늘을 날라 댕기던데...
차는 좋은데...먼가 좀 부족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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