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기아산업은 1978년 3월, 일본 히노자동차 주식회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첫 대형트럭인 KB940 9톤 카고트럭과 KB900 8톤 카고트럭을 선행 출시, 이후 고장축 KB940L 9톤 카고와 KB900 8톤 덤프를 국내에 선보입니다. 가격은 당시 1천 4백 만원 정도로 책정되었던 모양입니다. 기아는 당시 일본 토요공업(마쯔다)의 계약에 따라 상표를 기아마스터로 표기하였습니다. 히노와는 별도의 계약을 채결하지 않아 KB 대형트럭도 기아마스터의 레터링을 전면에 박았습니다. 

기아마스타 大型貨物트럭 販매開始!!

•  236馬力의 강力한 디젤엔진, 堅固한 2重 후레임, 국내最高 安全率을 가진 강인한 車軸
• 安全제일의 브레이크 시스템
• 장거리 및 夜間운행에 便利한 ?臺席

다만 10톤 이상 카고트럭의 경우 히노가 직접 국내에 판매해 히노 마크를 장착했고 기아산업을 통해서든 히노가 자체적으로 진출했던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히노의 다른 차량도 많이 국내에 판매하였습니다. 중형트럭인 레인저와 버스 라인업을 제외한 나머지 차량은 전부 국내에도 전개한 모양입니다. 재미있는건 히노자동차는 도요타 산하의 상용차 메이커였습니다. 

원래는 전혀 관계가 없었으나 1966년 일본 도요타가 대형 화물차를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히노자동차의 지분을 보유, 대주주가 되어 상용차는 히노, 소형 중형차는 도요타라는 공식을 설립하게됩니다. 그런데 도요타는 국내에 이미 신진자동차와 기술제휴로 한반도에 전후 성공적인 진출을 하였고 코로나, 크라운은 당시 국내 판매율 1위라는 쾌거를 달성해 흑자를 보고 있던 상황이였습니다. 근데 도요타는 규묘가 작은 한국시장보다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싶었습니다. 

저우언라이 중국 수상 

 마침 중국에서는 저우언라이 수상이 발표한 4원칙으로 1. 한국, 타이완과 거래하는 메이커, 무역회사와는 거래하지 않는다. 2. 한국, 타이완에 투자하고 있는 회사와도 거래하지 않는다. 3. 베트남전쟁 때 미군에 무기를 지원한 회사와도 거래하지 않는다. 4. 미국 기업의 일본법인 혹은 일본 소재 자회사 역시 거래하지 않는다. 라는 원칙 때문에 1972년 도요타는 한국 시장을 철수하게 됩니다. 당시 도요타와 함께 신진자동차에 트럭과 버스를 공급하던 히노자동차도 판매 중단을하게 됩니다. 도요타가 중국에 진출함으로서 히노도 진출하게되고 북한에 사절단까지 보내는등 이런한 행보 때문에 국내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게됩니다. 

그런 히노가 불과 6년만에 국내에서 1977년 기아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판매를 재개하게 됩니다. 생산은 기아산업의 산하인 아시아자동차가 당담하게되었습니다. 기아 그랜버드가 현대 아래서 생산되는것과 비슷한 위치라고 보시면됩니다. 다만 이 당시에는 기아마스터의 브랜드 가치가 더 좋다고 판단되었는지 기아마스타로 판매되다가 이후 아시아로 로고가 변경됩니다. 기아 KB트럭은 생산개시부터 단종까지 광주에 위치한 아시아자동차 공장에서 생산되었습니다. 1984년부터 일본 히노가 투자의 폭을 늘리고 히노 슈퍼돌핀을 생산에 돌입해 아시아 AM트럭을 출시했지만 KB트럭은 저가 1축 대형트럭 병행생산하다가 1987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됩니다.

그럼 이 히노 KB트럭은 어떤차인가?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겁니다. 히노 KB는 1축 일반 화물차의 코드명이였습니다. K로 시작하는 차량은 일반 캡오버 화물 차량이였고 T로 시작하는 차량들은 보닛이 앞으로 나온 차량이나 앞사발이 차량을 칭하는 코드였습니다. 또한 덤프와 크레인차등 건설기계 운반용 차량은 Z로 시작했고 트랙터 헤드는 H로 시작하였습니다.  

히노 TC 중기형 (헤드라이트는 원형에서 개조됨)

사실 기아에서 판매하던 KB트럭은 2세대로 신형캡과 개선된 차체로 이루어졌고 236마력 직력 6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하였습니다. 일본에서 이 2세대 캡오버 트럭은 1969년에 등장했는데 1세대 차량이 비해 훨씬 개선되고 완성도 높은 캡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1971년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프런트 마스크가 기아 KB에 사용된 디자인과 동일하게 변경되고 표준 캡은 탑재 위치가 상승했으며 전륜 액슬이 뒤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프런트 펜더와 도어 사이에 스페이서 패널이 장착되었습니다. 

히노 HE 하이캡 트랙터 (총중량 40톤 모델)  

트랙터는 하이캡으로 변경되면서 디자인 또한 크게 바꿔 표준캡과 차별화를 도모하였습니다. 이 트랙터는 국내에서도 도입한 모양으로 70년대 80년대 컨테이너 운송을 당담했습니다. 트랙터는 프런트 액슬이 전면에 가까운 형식으로 유지되었는데 이는 길이가 긴 트레일러 견인을 상정하고 만든 레이아웃입니다, 이때부터 방향 지시등이 기존의 오렌지색에서 오렌지와 투명한 렌지의 조합으로 변경됩니다. 

EF100 엔진

일명 「아카이 엔진」 (빨간 엔진)으로 불리는 개발하여 V8은 EF100 (280, 350ps)와 EG100 (305ps)가 있었고 직력 6기통은 ED100 (260ps)으로 기아 KB940과 동급의 차량에 탑제합니다. 이 아카이 엔진은 히노에서 개발한 OHV 직분사 디젤 엔진으로 당시 상용차 시장 점유율 4위였던 히노자동차를 단숨에 1위로 만들고 지금까지 일본 상용차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게 해준 엔진입니다. 90도 뱅크에 2밸브, 드라이 섬프 윤할 방식에 시동성 향상을 위해 예열 플러그가 장착되었고 오일 필터는 엔진 상당에 위치했습니다. 또한 독립 흡기 방식에 일본 최초의 트윈터보 디젤엔진(EF100)이기도 합니다. 

EA100 엔진

 이 엔진 개발에는 사실 재밌는 일화가 있었는데 히노자동차는 중형트럭용 엔진 개발에 성공, 대형차량용 엔진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로서 V형 8기통 13.5리터 엔진인 EA100를 1967년에 개발하였습니다. 280ps/2,600rpm의 엔진으로 140파이에 직경과 내경이 110mm로 동일한 오버 스퀴어 엔진(숏 스트로크 엔진으로 볼수도 있습니다)으로 당시 유행하던 설계를 적용하였고 직분사를 최초로 도입합니다. 당시 직분사는 아주 획기적인 설계로 유럽에서 먼저 개발되 채용하고 있던 설계였습니다. 이를 히노자동차는 일본 최초로 상용차에 적용했는데 당시 실험용으로 만든 연구용 엔진 성격이 강했으나 본사에서 급히 양산에 돌입하게 만들었고 당시 분사압 507bar에서 608bar으로 변경되었는데 펌프는 그대로 사용하여 필요한 만큼의 연료 분사압을 조정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숏스토크 엔진에서는 액상의 총부피가 많아지고 (Dead Volume) 연소실에서 공기 이용률이 부족해 고압으로 분사하는게 중요한데 이것을 직분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안정 연소의 양이 급증했습니다. 이는 저온 시동성과 시동을 걸때 하얀 연기를 배출하고 평소 검은 연기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많은 클레임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EF100 엔진을 개발하고 아카이 엔진으로 망명합니다. 빨간 엔진으로 이름을 지은건 엔진 블럭이 빨간색으로 칠해저 제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히노자동차에서는 엔진을 생산할때 무조건 빨간색으로 칠하는 전통이 생깁니다. 

히노 KS300 (멀리 있는 차량은 히노 1세대 KB 트럭. 신진 8톤 카고로도 생산됨)

또한 히노자동차는 1974년 세계 최초로 4축 저상 트럭인 KS300을 라인업에 추가하여 상하차의 부담을 덜여주었습니다. 이 당시 저상트럭은 1축은 대형 22.5 인치 8핀 휠을 사용했으나 2축부터는 중형트럭용 19.5인치 6핀 휠을 사용합니다. 이에따라 KS형 트럭의 스페어 타이어는 1축용 1개와 후축용 1개로 탑재되게됩니다. 75년부터는 빅 마이너 체인지로 불리우는 큰 변경을 통해 프런트 그릴이 크게 변경되어 냉각 성능을 높였습니다. 이 마이너 체인지 모델을 히노는 「유토리노빅크원」(여유있는 Big One)이라는 케치프레이즈로 판매하게됩니다. 트랙터 차량도 일반 모델과 같게 전륜 액슬의 위치가 후퇴하게됩니다. 

히노 KS300 운전석

76년에는 캡 오버 차량의 계기판을 변경하고 「유유노캬빈」(안락한 실내)라는 케치프레이즈로 판매하게됩니다. 1979년에는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1979년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고 후미등도 원형에서 우리한테도 친숙한 사각형으로 변경됩니다. 트랙터도 하이캡 모델이 폐지되고 표준캡만 판매하게됩니다. 1980년에는 다시 마이너 체인지를 강행해 조수석 문에 안전 유리라는 투명유리를 적용하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신개발 슈퍼돌핀의 출시로 1981년 구내 전용차량과 제설차를 제외하면 단종되고 84년에는 모든 모델이 단종 수순을 맞이하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