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원(F1) 황제'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의 '태평성대'가 길어지면서 F1 팬들은 지루함을 느낀 모양이다.
3일(한국시간) F1의 글로벌 미디어 리포트(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F1의 전 세계 시청자 수는 전년보다 5천만명이 감소한 4억5천만명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시청자 감소의 주된 이유로 치열한 순위 경쟁의 실종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F1은 페텔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그는 2013년까지 4년 연속 F1 그랑프리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이는 1957년 후안 마누엘 판지오(아르헨티나), 2003년 미하엘 슈마허(독일)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다. 작년엔 시즌 마감을 한달 여 남겨두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으면서 다른 선수들을 자신의 '대관식 들러리'로 만들어버렸다.
버니 에클스턴 F1 매니지먼트 회장은 "시즌 막바지의 경쟁적이지 않은 순위 구도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페텔의 고국인 독일에서조차 시청자 수가 8.7% 줄었다고 전했다. 단일 국가로는 F1 시청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브라질에서도 시청자 수가 2012년 8천560만명에서 7천720만명으로 감소했다.
시청자 수 감소가 유료 시청자 수를 늘리기 위한 F1의 전략적 선택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F1은 지난해 중국과 프랑스의 국영방송과 중계권 계약을 해지하고 유료 채널 방송국들과 새 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시청자 수가 중국에서는 2천980만명, 프랑스에서는 1천600만명 줄었고 이는 전 세계 시청자 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다.
하지만 중국이나 프랑스에 앞서 유료 채널에 중계권을 줬던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는 계약 전환 첫해에 시청자 수가 줄었다가 이듬해 늘어난 전례가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에 따라 F1의 인기가 실제 시들해졌는지와 수익성 악화 여부는 내년 시즌 후에 드러날 전망이다.
김지헌 기자 jk@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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