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CF 소개 나라들 하나같이 불운 겪어
CF는 ‘자연’ ‘건축’ ‘온천’ ‘마을풍경’ ‘라멘’을 테마로 각각 ‘후지산’과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교토 료안지 정원’ ‘시부 온천’과 고양이역장 타마짱이 근무하는 와카야마 ‘기시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쿄 ‘유자라멘’을 소개했다.
소설가 무라카미 류,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전 총리 호소가와 모리히로 등 일본 거장들이 각 테마별 원고를 작성했다. 그러나 광고가 나간 뒤 2달 만인 지난 11일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대참사가 발생하자 대한항공 측은 즉각 시리즈 광고를 중단했다.
‘KAL 괴담’은 미국편부터 불거지기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2008년 11월부터 로드 트립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편을 선보였다. 배우 한효주, 하석진 등이 모델로 등장해 미국의 숨겨진 매력을 안방에 전달했다. 하지만 촬영 바로 직전인 9월 미국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신청이 이뤄졌고, 방영 시점과 맞물려 글로벌 금융 위기로 확산됐다.
중국편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2009년 7월부터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광고를 내보냈다. 공교롭게도 같은달 중국에 강력한 집중 호우가 퍼부어 대형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중국은 이 물난리로 수백만명의 이재민과 수십 명의 사망자를 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6월 ‘나는 지금 호주에 있다’ 편이 방송된 후 그해 12월 퀸즐랜드 대홍수가 일어났다.100년 만의 대홍수로 약 20만명이 직간접 피해를 봤다. 조양호 회장의 딸 조현민 상무보가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뉴질랜드 번지점프’ 편은 지난해 하반기 방영됐다. 이후 지난 2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강진이 일어나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도 황당한 '불운시리즈'에 대한항공 측도 적잖이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측은 최근 일련의 광고괴담 기사를 보도한 언론에 법적대응 운운하며 기사를 내려줄 것을 종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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